• [4G Phone Service] PC자리 꿰찬 LTE 소비자 맘을 홀리다

    입력 : 2012.02.29 11: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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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신임철(가명) 씨는 최근 4세대(G) LTE(롱텀에볼루션) 스마트폰을 장만한 후 PC 사용시간이 급격히 줄었다. 아예 집에서 PC를 켜지 않는 날도 있을 정도다. LTE로 갈아탄 뒤 검색이나 TV 시청, 결제를 모두 할 수 있게 되면서 PC가 필요 없게 된 것이다. 신 씨는 “얼마 뒤면 LTE 속도가 100Mbps까지 나온다고 하니 기대된다”면서 “앞으로는 모바일인터넷도 유선인터넷처럼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통신시장이 3G에서 4G LTE로 세대교체가 되면서 소비자들의 생활 패턴과 산업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4G LTE는 기존 3G 서비스에 비해 다운로드 속도가 5배, 업로드 속도가 7배까지 빠른 차세대 네트워크다. MP3 100곡을 인터넷에 올릴 때 40초가 걸리고 1.4GB 영화 한 편을 올리는 데 2분이면 된다.

    최근 국내 LTE 가입자가 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를 연 3G 스마트폰은 단순히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뒀다. 하지만 4G LTE에서는 모바일 환경에서 유선급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가가 평가 척도로 떠오르고 있다.

    순천향대학교 심미선 교수와 서울대학교 김은미 교수 연구팀이 설문 조사한 결과 3G와 LTE를 포함한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경우 노트북과 데스크톱PC 이용시간이 줄었다는 대답이 65.2%, 48.4%에 달했다. 또 TV를 본방송으로 안 보고 스마트폰을 통해 다시보기나 다운로드해서 본다는 응답도 15%나 됐다.

    PC와 TV 사용 시간이 줄어든 반면 LTE 스마트폰을 통한 데이터 이용은 확연히 늘어났다.

    SK텔레콤이 LTE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3G 가입자에 비해 45% 높은 1.6GB로 나타났다.

    현재는 LTE 속도가 유선 인터넷과 차이가 있으나 기술 고도화 경쟁이 불붙으면서 유선 인터넷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모두 모바일 환경으로 옮겨올 것으로 보인다.

    LTE 요금 ‘쓸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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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TE 서비스가 시장에 통하면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더 빠르게 LTE를 보급하기 위해 요금제를 재정비 중이다. LTE는 무제한 요금제가 없어서 요금 부담이 크다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LTE 이용자들이 즐겨 이용하는 콘텐츠들이 고용량 멀티미디어 콘텐츠에 집중되면서 이에 적합한 요금제를 내놓고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3세대(3G) 서비스 이용자의 평균 무선인터넷 사용량은 월평균 1.1GB인 반면 LTE 이용자들의 경우 1.6GB인 것으로 나타났다.

    LTE 이용자들이 3G 이용자들에 비해 50% 가까이 더 많은 용량의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이다.

    LTE의 경우 3G에 비해 속도가 5~7배 빠르기 때문에 고화질(HD)·고용량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많다.

    그러나 LTE는 3G 요금제와 달리 무제한 무선인터넷 요금제가 없어 고용량 서비스 이용에 부담을 느끼는 이용자가 적지 않다.

    SK텔레콤은 대용량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고객들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도록 전용 상품을 선보였다.

    음원 서비스인 ‘멜론’의 실시간 음악감상 서비스를 LTE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 대표적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10시간 이상 주문형비디오(VOD)를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나 무제한 네트워크 게임 상품도 선보인다.

    LG U+는 LTE 요금제의 무선인터넷 용량을 2배로 늘렸다. 기존에 무선인터넷 용량 500MB를 제공했던 3만4000원 요금제는 이번 달부터 750MB의 용량을 제공한다.

    KT는 가입자간 무료 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KT 가입자끼리는 3000분 무료 통화 서비스가 가능하다. 또 월 기본료 6만2000원인 LTE620 요금제는 음성 350분, 데이터 3GB, 문자 350건을 준다. 월 10만원인 LTE1000 요금제는 KT 가입자끼리 사실상 무제한인 1만분 무료통화가 가능하다.

    10월에는 LTE 2.0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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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0월에는 LTE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LTE 2.0 서비스도 나온다. 예를 들어 영상통화를 하면서 저녁 약속 장소 정보를 손으로 밀면 친구 스마트폰에 같은 화면이 뜨는 방식이다. 맛집 정보나 지도를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으로 보낼 필요가 없다. 통화하면서 동시에 정보를 주고받고 데이터를 화면에서 볼 수 있다.

    LTE 2.0은 기술 용어로 ‘음성 LTE(VoLTE)’란 서비스다. 기존 LTE는 음성 통화는 3G를 사용하고 모바일 인터넷만 4G LTE를 사용한 한계를 극복했다. LTE 2.0은 프리미엄급의 음성 품질을 확보할 수 있고 원활한 통화도 가능하게 된다. LTE 2.0 서비스가 등장하면 음성과 데이터가 통합된 완전히 새로운 요금제가 등장한다.

    초당 1.8원 등 음성 이용 시간에 따른 과금이 아닌 이용자의 사용 패턴에 따른 과금이 가능하게 되고, 음성통화를 저장해놨다가 나중에 보내는 비실시간 음성 서비스도 나온다.

    계속된 요금인하로 매출 저하에 시달리는 사업자들은 LTE 2.0을 프리미엄급 통신 서비스로 격상시켜 출시할 예정이다.

    실제로 KT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VoLTE는 높은 통화 품질을 자랑하기 때문에 가격 파괴적인 저가 모델이 아닌 프리미엄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LTE 2.0을 시장을 바꿀 진정한 승부처로 보고 있다.

    LG 유플러스는 3세대 서비스가 없기 때문에 LTE 2.0 개시가 쉽다. 오는 2016년까지 2G 서비스를 완전 종료하고 전체 가입자를 LTE 2.0으로 유도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부터 VoLTE 서비스를 위해 관련 기술 개발 및 연구가 한창이다. 현재 SD본부에서 VoLTE 서비스 플랫폼, 단말 개발을 추진 중이며, 네트워크 본부에서는 VoLTE 네트워크 품질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4분기 LTE 2.0 서비스를 시작하기에 앞서 3분기께 요금제 관련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계획이다.

    기존 LTE 요금제는 문자, 데이터, 음성 등 3개의 카테고리로 구성돼 있는데, LTE 2.0 시대에는 데이터를 기준으로 요금제가 일원화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52요금제가 데이터 10기가를 제공한다고 하면 소비자들은 데이터 허용 범위 내에서 자기 취향에 맞게 음성·영상 통화, 데이터 이용 비율을 정할 수 있다. 과거 LTE요금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지게 된다. 글로벌 통신사업자들도 LTE 2.0 서비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Xi(크록시)’라는 브랜드로 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일본 도코모도 내년 LTE를 이용한 새로운 음성통화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며 미국의 버라이즌도 2013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LTE폰도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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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TE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된 배경에는 ‘스마트폰’ 영향도 크다. 최신폰은 모두 LTE폰으로 출시되고 있기 때문. 여기에 애플도 차기 아이폰에 LTE 기능을 탑재할 예정어서 LTE폰은 대세가 될 전망이다. 국내 시장에 출시된 LTE 스마트폰은 총 8종이다. 삼성전자와 팬택이 각각 세 모델을 선보였고 LG전자와 대만 스마트폰 제조사인 HTC가 각 1종을 내놓았다. 국내 LTE 스마트폰 시장의 포문을 연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에 모바일 CPU의 성능을 높이고 LTE 통신모듈을 집어넣은 ‘갤럭시S2 LTE’를 내놓았다. 같은 해 10월 고해상도로 무장한 갤럭시S2 HD LTE도 공개했다. 빨라진 무선통신 속도를 자랑하는 갤럭시S2 HD LTE는 4.65인치 HD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해상도를 더욱 높여 PC급의 인터넷 서핑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65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인기몰이 중이다.

    11월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장점을 결합한 갤럭시노트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5.3인치 대화면과 1280×800 해상도인 고화질(HD)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180도 광시야각과 명암비 10만 대 1을 지원하며 초고화질 동영상 녹화·재생, 5.1채널 입체음향 등이 강점이다. 특히 ‘S펜’이라는 전용 필기구를 장착해 마치 노트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듯이 필기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팬택도 지난해 10월부터 LTE 단말기를 내놓으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2위(15.5%)를 차지한 팬택은 업계 처음으로 동작인식이 가능한 스마트폰인 ‘베가 LTE’를 출시했다. 베가 LTE의 가장 큰 특징은 카메라 모션인식 기능. 기존 폰들이 중력센서를 내장해 폰을 흔들면 인식하는 방식이었다면 이 제품은 손가락 동작까지 인식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제품은 높은 디스플레이 해상도(1280×800)와 휴대성을 자랑한다. 두께가 9.35㎜ 수준으로 삼성의 갤럭시S2 LTE(9.5mm), HTC 레이더 4G(11.27mm)보다 얇다. 팬택이 지난해 12월 출시한 ‘베가 LTE M’은 LTE 스마트폰 중 가장 밝은 550니트(nit·밝기 단위)의 ‘소니 IPS HD LCD’를 채택했고 퀄컴 1.5㎓ 듀얼 코어 프로세서와 안드로이드 2.3버전(진저브레드)을 갖췄다.

    지난 1월에는 LED 라이팅 디자인을 입힌 ‘베가 LTE EX’를 출시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진했던 LG전자는 ‘옵티머스 LTE’로 재미를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이 제품은 출시 두 달 만에 30만대 이상 팔렸다. 옵티머스 LTE는 4.5인치 IPS 트루 HD 디스플레이(해상도 1280x720)를 채택해 해상도와 선명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1.5㎓ 듀얼코어 프로세서, 안드로이드 2.3버전(진저브레드) 등이 탑재됐다.

    [손재권·황지혜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jack@mk.co.kr·jhhwang@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8호(2012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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