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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lus Knowledge] 차세대 핵심역량은 IP(Intellectual Property)경영…특허분쟁, 당신 기업도 예외 아니다
입력 : 2012.02.29 1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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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원회의 향후 판결은 소모전 양상을 보이던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전쟁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2011년 8월 이후 현재까지 14번의 재판을 진행했으며, 삼성전자가 6번, 애플이 8번 승소했다.
#2 2011년 8월 글로벌 IT업체인 구글이 모토로라에서 분사된 휴대폰 제조사 모토로라모빌리티를 63%의 프리미엄을 반영한 125억 달러(약 13조5000억원)에 인수하며 글로벌 통신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모토로라모빌리티는 세계 최초로 휴대폰을 개발한 업체로서 1만7000여개의 관련 특허와 7000여개의 등록에 임박한 특허를 보유했다. 구글은 모토로라모빌리티의 인수가격 산정시 이에 대해 높이 평가했으며, 확보한 특허를 통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보호하고 신규 셋톱박스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업의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가 과거 R&D의 부산물이 아닌,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활용과 관리의 대상으로 변모하고 있다. T-Plus는 IP경영의 주요 기능을 다음 세 가지 관점에서 정의했다.
IP경영의 주요 기능 IP경영의 첫 번째 기능은 핵심기술의 보호다. 기업간 R&D 역량이 상향평준화되고 인력·기술의 이동이 자유로워지며 선도업체가 자체적으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졌다. 이런 경우 IP 권리 행사를 통해 일정기간 후발업체의 관련기술 사용을 금지하거나 높은 라이선싱 비용을 청구하여 핵심기술을 보호할 수 있다. 실제 미국 온라인 쇼핑업체 아마존은 경쟁업체 반즈앤노블스가 자사의 ‘원클릭 쇼핑’ 기술을 모방했다며 소송을 제기, 반즈앤노블스가 해당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바 있다.
두 번째 기능은 IP경영을 통한 특허 분쟁의 해결이다. IP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기조가 확산되며 자의든 타의든 특허 소송과 같은 분쟁의 빈도가 많아지고 있다. 한국 특허관련 소송 발생건수는 2003년 이후 크게 증가했으며 경기침체로 인한 일시적 감소 후, 2011년에는 7000건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추정된다.
IP 관련 분쟁은 기업에 직접적인 비용으로 귀결된다. 패소시 해당기술 사용을 위한 로열티 비용이 필요하게 될 뿐만 아니라, 분쟁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애플과의 특허소송에 소요될 총 비용이 2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자사 IP에 대한 체계적 관리를 통해 분쟁 발생시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분쟁 기간을 단축시켜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부가가치 창출 기능이다. 제조 기술, 브랜드, 디자인 등 IP를 활용한 부가가치 창출이 확대됨에 따라 WTO는 IP를 제품, 서비스와 더불어 3대 교역 요소로 선정해 관리하고 있다.
IP를 활용한 사업은 기존 사업에서 구축된 자산을 활용해 부가적인 매출과 높은 수익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실제로 T-Plus의 한 고객 기업의 브랜드 라이선싱 사업은 전체 매출에서 0.6%를 차지하는 작은 사업이지만, 전체 영업이익의 20%를 창출하는 전략적 중요도가 높은 사업이었다.
기업의 IP를 활용한 부가가치 창출의 니즈가 높아지면서, 관련된 비즈니스모델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기업이 자사 IP를 적극적으로 라이선싱할 수 있도록 이를 중개 혹은 컨설팅하거나, 방어 펀드 등 관련 금융 상품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업체도 존재한다. 나아가 제조활동은 하지 않고 외부로부터 수급한 IP를 활용하여 특허 라이선싱 및 소송만을 전문적으로 진행해 수익을 얻는 NPE(Non Practicing Entity)업체까지 생겨났다. 이런 비즈모델의 다양화는 지속적으로 활성화될 것이다.
반즈앤노블의 한 점포
이런 사업간 경계가 허물어진 융·복합 제품이 증가하며, 1개의 신제품 개발시 필요한 특허수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하이브리드 자동차 1개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5만 8000여 개의 특허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업 환경의 변화는 기업의 IP경영에 대해 지금과는 다른 접근을 요구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는 IP경영 기업이 자사 IP를 포함한 비즈니스모델 생태계의 표준화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이다. 상품·서비스 별로 유관업체간 진영이 형성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구성 요소별로 기술 혹은 방식에 대한 IP 체계가 구축된다.
각 기업이 보유한 IP의 가치가 극대화되기 위해서는 자사가 속한 진영이 표준화되어야 하며, 같은 진영의 어느 기업 권리가 소송 등으로 제약될 경우 생태계 구축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통상적 산업 경계를 벗어난 융·복합 제품이 증가하는 최근의 산업 환경에서 상품·서비스 생태계 구축을 위한 통합적 관점의 IP 확보는 단일 기업의 역량으로 달성하기 쉽지 않다.
이를 위해 여러 기업은 과거와 같이 폐쇄된 연구소에서 비밀스러운 R&D를 통해 IP를 확보하기보다는 오픈 이노베이션 등을 통해 외부 자원을 적극 활용한 R&D를 수행하거나, 기술 제휴, 크로스 라이선싱을 통해 외부로부터 IP를 확보하고 있다.
그 결과 전세계 특허 판매시장은 2011년 24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이는 2002년 이후 10년 만에 12배로 늘어난 수치다.
아울러 확보와 관리의 대상이 되는 IP 영역 또한 기술, 브랜드 등 정형화된 IP에서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 고객에게 전달되는 상품·서비스 고유의 이미지를 의미)와 같은 무형의 IP로 확장되고 있다.
현재 국내법상에서는 이와 같은 무형의 IP를 신지적재산권(New Intellectual Property Right)으로 정의하고 있으나 별도 보호 방안은 아직 미비하다. 다만 상표법, 디자인보호법, 부정경쟁방지법, 저작권법 등 다양한 유사 법안을 통해 부분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실정이며, 보호 강도는 점차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의 IP 경영 현황 점차 IP가 기업 핵심 역량의 한 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 대부분의 대응은 4단계의 IP 경영 고도화 단계 중 초기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IP 경영 관점에서 한국 기업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잠재된 IP 부가가치의 규모는 상당하나 이에 대한 전략적 활용 수준이 낮다는 점이다. 특히 외부 위협에 대한 대응이 미비하다는 점에서, 보유한 IP의 가치를 존속하기 위해서라도 R&D 전략통합 단계로의 진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대표적인 비즈니스 전략통합 기업인 퀄컴은 이미 자사 매출의 약 40%를 라이선싱을 통해 얻고 있으며, 영업이익 또한 30%를 상회하여 10% 전후인 삼성전자에 비해 높은 수익 창출력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기업의 IP 경영 고도화는 경영 전략과의 합치라는 목적 하에 추진되어야 한다. T-Plus 는 관련 프로젝트 수행시 경영 전략에 입각한 IP 경영의 방향성 수립과 실행력 확보를 위한 지원 및 관리체계 구축에 주안점을 둔다.
애플이 삼성전자에 제기한 특허소송 문건
IP 경영 방향성 수립의 첫 단추는 자사 IP 현황 및 관리체계에 대한 이해이다. 자사가 보유한 IP의 보호 내용, 기간, 지역, 권리충돌 이슈 등의 정확한 파악을 통해 주요 사업분야별로 IP 자산의 추가 확보, R&D 전략과의 통합, 비즈니스 전략과의 통합 등 전략적 지향점을 결정해야 한다. 전략적 지향점이 결정된 후에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목표 정립과 로드맵 개발이 뒤따라야 한다. 예를 들어 R&D 전략과의 통합을 위한 세부 달성 목표로는 핵심사업 선도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IP 개발 혹은 외부 수급, 핵심기술 보호를 위한 권리 침해 대응 IP 개발 혹은 외부 수급 등을 들 수 있다.
이후 IP 리스크의 최소화 혹은 베니핏의 극대화가 우선인지, 점진적인 변화 혹은 급진적인 변화가 적합한지, 목표 달성을 위해 경쟁하거나 협업해야 하는 대상이 누구인지 등 자사 현황을 고려한 로드맵을 작성해야 한다.
아울러 T-Plus는 다음과 같이 최근 IP 경영 환경 하에서 경영 방향성 수립시 간과하지 말아야 할 3대 포인트를 제시한다.
1. 포트폴리오 관점 견지 향후 비즈니스모델의 혁신과 기술 개발이 가속화될수록, 기업이 가진 IP 경쟁력은 하나의 강력하고 선진적인 IP보다 현재와 미래 비즈니스를 고려한 IP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좌우될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기존 핵심사업 영역에서 벗어나 신사업 영역, 인접사업 영역까지 포괄한 IP 포트폴리오 구축을 목표로 IP 경영 고도화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
2. Value Chain 내 핵심요소 파악 비즈니스모델이 단일 상품·서비스로 구성되기보다는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 제공가치를 중심으로 Value Chain 내 다양한 상품·서비스의 결합으로 구성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예를 들어 아이폰의 구매자는 아이폰이라는 하드웨어만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iTunes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이다. 따라서 비즈니스모델의 미래 모습과 경쟁을 고려하여 Value Chain 내 핵심 IP 를 확보하는 것이 자사의 비즈니스를 보호, 강화하는 핵심 역량이 될 것이다.
3. 독창적 가치 확보 마지막으로 독점적 기술이 아닌 독창적 가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트레이드 드레스와 같은 무형의 IP를 창출하는 것은 기술 수준이 아니라 고객이 상품·서비스를 받아들이는 차별화된 가치이며, 이는 독창성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 향후 무형의 IP에 대한 보호 기조가 강화될수록 독창적 가치가 가지는 전략적, 경제적 이득은 증가할 것이다.
IP 경영의 실행력 강화를 위해 한국 기업은 지원관리 체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다시 IP 경영 프로세스, 조직·HR, 제도 및 규정, IT 인프라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IP 경영 프로세스는 IP의 발굴, 보호, 관리, 활용 단계로 구성된다. 각 단계에 맞춰 특허맵 작성(발굴), 특허출원 및 등록(보호), IP Priority 평가(관리), 기술이전 라이선싱(활용) 등 세부 업무의 정의가 필요하다. 동시에 필요로 하는 인력의 규모와 수준, 현 상황에서의 제약사항 등이 규명돼야 한다.
아울러 원활한 IP 경영을 위해 효과적이고 명확한 제도 및 규정의 정립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세부 목표 달성 여부에 따른 명확한 보상과 불이익, IP 경영 고도화를 위한 내부 구성원의 변화관리, 교육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IT 인프라 구축을 들 수 있다. IP 조직의 규모와 업무에 적합한 수준의 특허 혹은 각종 학술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내·외부 DB 등 IT 인프라의 구축이 필요하다.
특허정보학이나 문헌정보학의 발달로 특허 Mining 등 내·외부 IP 검색을 위한 다양한 툴들이 존재한다. 또한 필요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가공 전달할 수 있는 IT 인프라 전문 구축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IP 경영 고도화를 추진하는 기업이라면 이에 대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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