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mpany] 글로벌 리더 삼성전자 2012년 키워드

    입력 : 2011.12.29 15:13:56

  • 사진설명
    삼성전자가 지난 12월7일 사장단 인사, 13일 임원 승진인사에 이어 14일 시장과 고객의 특성이 다른 DMC(Digital Media & Communications) 부문과 DS(Device Solutions) 부문을 분리, 독립운영 체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2012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지난 7월 DS사업총괄 신설 이후 그 연장선이라는 게 업계의 분위기. 완제품 부문과 부품 부문의 독립 경영시스템을 공식화해 부품거래선과의 신뢰 구축을 공고히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사진설명
    이번 조직개편에서 최지성 부회장이 지휘하는 DMC 부문은 소비가전(CE·Consumer Electronics)과 정보기술 및 모바일 커뮤니케이션(IM·Information Technology & Mobile Communications)으로 나뉜다. 윤부근 사장이 CE 조직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와 생활가전사업부를 모두 관장하며 신종균 사장은 IM 조직의 무선사업부와 IT솔루션·네트워크사업부, 디지털이미징, 미디어솔루션사업부 등 총 6개의 사업부를 담당할 예정이다. 이처럼 DMC 부문을 투톱 체제로 가동하는 것은 주력제품인 TV와 휴대폰의 경쟁력을 생활가전과 노트북PC·프린터·카메라·네트워크사업부에 접목해 사업조직 간 경쟁력 편차를 줄이고 앞으로 육성하는 사업도 글로벌 최고로 키우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지성 부회장은 조직개편 이후 처음으로 국내외 임직원 400여 명이 참석한 ‘2012년 DMC 부문 글로벌 전략협의회’(12월15일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2012년에는 산업 간 영역 파괴, 스마트 기기 보급 가속화 등으로 전자산업의 재편이 예상되지만 차별적인 신가치를 창출하고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 불확실한 리스크를 극복해야 한다”며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 등을 통해 확고한 마켓 리더십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최 부회장은 2012년 주요 추진 과제로 차별적 신가치 창출, 미래 경쟁력 집중 강화, 상시 리스크 경영 체제를 꼽았다.

    스마트 시대의 핵심 경쟁력은 소프트웨어
    사진설명
    소프트웨어 역량을 대거 확충한 것도 이번 조직개편의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Soft Driven Company’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언하고 세계 최고 수준인 하드웨어 제품력에 필적하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소프트웨어센터’를 신설했다. 지난 7월 말 이건희 회장이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라”고 주문한 지 4개월여 만이다. 소프트웨어센터 운영은 지난 2001년 설립된 디자인경영센터와 동일한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모바일 기기와 스마트 가전 분야에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스마트혁명의 진원지인 미국 실리콘밸리에 콘텐츠, 서비스 발굴, 소싱 및 개발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제2의 미디어 솔루션 센터인 MSCA(MSC America)를 설립했다. 특히 미디어부문 보강을 위해 데이빗 은(David Eun) 전 AOL 미디어&스튜디오부문 사장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데이빗 부사장은 타임워너 재직 후 구글로 자리를 옮겨 유튜브 인수를 주도한 글로벌 미디어 전문가로 앞으로 삼성전자와 미디어업계의 전략적 협업 강화와 디지털가전, 휴대 단말기의 소프트역량 제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DS 부문도 플래시 메모리 솔루션제품 비중 증가에 따라 소프트웨어, 컨트롤러, 솔루션개발 조직을 팀 단위로 격상했다. 삼성전자의 관계자는 “일련의 소프트웨어 조직 강화는 세계 최고의 하드웨어 경쟁력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결합하고 감성적 UX와 서비스를 더해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힘 싣는 바이오·의료기기 사업 삼성전자는 미래 신성장 동력이자 사업의 포트폴리오 개선을 이끌고 있는 바이오·의료 기기 사업 조직도 보강했다. 종합기술원의 바이오 랩(Bio Lab)을 바이오연구소로 격상시키고 바이오 소재 분야에 연구역량을 충원했다. HME사업팀(Health & Medical Equipment)은 ‘의료 기기 사업팀’이라는 공식 사업조직으로 확대·재편됐다. 삼성메디슨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높이는 내부 조직재편도 실시했다. 의료사업 일류화를 앞당기기 위해 바이오·의료 기기 사업 간에도 공동 채용, 전략 공유 등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삼성은 그룹 내에서 ‘혁신 전도사’로 불리는 윤순봉 삼성석유화학 사장을 삼성서울병원지원총괄 겸 일류화추진단장에 선임했다. 윤 사장은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삼성서울병원의 경영 체질을 개선하고 삼성그룹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인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을 조기에 안착시키기 위한 이른바 ‘수시 인사 카드’. 삼성서울병원의 지원총괄 업무와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메디슨의 업무 조정이 주 업무다.

    B2B 시장 확충 삼성전자는 기업 대 기업(B2B) 시장의 공략을 가속화하기 위해 B2B지원센터를 신설했다. 주력 제품의 B2B시장 확대에 대응하고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는 B2B 부문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본사뿐 아니라 사업부와 현지법인에 전담조직을 강화해 임원급 협의체를 운영할 예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종합 IT업체로서의 강점을 극대화시키는 조치”라고 풀이했다.

    브랜드관리 강화를 위해 대표이사가 주관하는 ‘브랜드일류화위원회’도 발족했다. 브랜드 부문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전략 및 방침을 신속히 전파하고 모 브랜드를 필두로 제품별 브랜드 위상을 상향평준화해 차별화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이번 조직개편에 대해 삼성 계열사 임원은 “삼성전자 내에 세트와 부품 간 사업 경쟁뿐 아니라 TV·가전과 휴대전화·PC·카메라 부문 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해 경영 성과를 끌어올리는 삼성 특유의 절묘한 조직개편”이라고 평가했다.

    [안재형 기자 ssalo@mk.co.kr│사진 =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6호(2012년 01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