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r] 날렵함 속에 여유로움을 느낀다! 한국GM 말리부

    입력 : 2011.12.29 14:5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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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된 승부수! 한국GM(대표 마이크 아카몬)이 국내 자동차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 홀대받던 중형차시장에 세계 최초로 ‘쉐보레 말리부’를 등장시키며 진검승부에 나선 것이다.

    사실 한국GM은 지난 3월부터 ‘쉐보레’ 브랜드를 론칭하며 공격적으로 신차를 투입해 왔다. 2011년 첫 선을 보인 신차만도 3종이다. 2월 해치백스타일의 쉐보레 아베오를 시작으로, 3월에는 가족을 위한 MPV란 개념으로 쉐보레 올란도를, 4월에는 영화 '트랜스포머'로 먼저 얼굴을 알린 카마로를 잇달아 출시했다.

    기존에 출시됐던 캡티바 역시 쉐보레의 보타이를 단 새로운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됐고, 2010년 말에는 플래그십세단 알페온을 공개했다.

    전 라인업에 걸쳐 쉐보레 스타일의 신차를 출시한 한국GM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이르러 진지하고도, 묵직한 직구를 승부수로 던졌다. 바로 ‘말리부’다.

    8세대 말리부, 웅장한 외관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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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GM의 승부수란 평가를 받고 있는 말리부는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GM그룹 쉐보레 브랜드 중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지난 1964년 첫 출시된 후 현재까지 7세대에 걸쳐 850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10월 말 국내에 첫 선을 보인 말리부는 전 세계 최초로 등장하는 8세대 모델이다. 사실 말리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세계적인 여름 휴양 명소를 지칭한다. 럭셔리한 휴양지 같은 느낌을 주는 세단이란 의미로 말리부란 이름을 사용하게된 것. 이런 이유로 마이크 아카몬 사장은 말리부의 첫 공개 장소를 바다와 럭셔리한 휴양시설이 자리한 부산으로 정했다.

    국내 첫 선을 보인 말리부의 모습은 광활한 미국 대륙의 기운을 받은 것처럼 웅장해 보였다. 육중한 외관과 쉐보레만의 아이덴티티인 스포티한 DNA가 잘 융합됐다는 평가다. 외관만 놓고 보면 중형이 아닌 준대형 세단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다.

    전체적인 외관은 세단의 프레임에 스포츠카 DNA를 녹여 놓은 스포츠세단 같은 느낌이다. 날렵해 보이면서도 우직해 보이는 인상이다. 한국GM 측은 말리부의 독특한 디자인 컨셉트와 관련 “스포츠카인 쉐보레 카마로의 디자인 컨셉트였던 큐(Que)의 아이덴티티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세단만의 중후하고 묵직한 프레임을 유지하려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GM의 노력은 곳곳에서 묻어난다. 쉐보레의 패밀리룩인 전면부의 듀얼 매쉬 그릴에서는 묵직하면서도 웅장한 기운을 느낄 수 있고, 그릴 가운데에 위치한 쉐보레 보타이 로고는 멋쟁이만의 포인트 같은 느낌을 준다. 탄탄한 근육을 깔끔한 슈트로 감춘 멋스런 근육남을 연상시킨다.

    뒷모습은 세단이 아닌 스포츠쿠페 스타일을 연상시킨다. 쉐보레 카마로에 적용된 테일 램프를 큰 변화 없이 그대로 적용시킨 모습이다. 다만 중형 세단인 만큼 입체감을 더 주기 위해 볼륨감을 강조해 쉐보레만의 안정성을 느낄 수 있다.

    인테리어는 그야말로 안락하다. 쉐보레 크루즈부터 적용된 ‘듀얼 콕핏 레이아웃’ 디자인이 적용돼 고급스러우면서도 젊은 감각을 뽐낸다. 투톤의 인조가죽과 카마로 테일 램프 스타일의 계기판은 말리부의 가문이 쉐보레란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 다만 시트 사이즈가 약간 작다는 느낌이다. 아마도 서킷용 시트 느낌을 주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다고 말리부가 스타일에만 집중을 한 것은 아니다. 여기저기 수납공간을 배치해 실용적인 측면도 돋보인다. 중형 세단이 가족을 위한 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GM의 세심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2011년 첫 출시된 올란도부터 적용된 ‘시크릿 큐브’ 역시 눈에 띈다. 7인치 내비게이션 LCD 아래 걸쇠를 당기면 숨겨졌던 공간이 드러난다. 귀중품을 차 안에 두고 내려야 할 경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안정적인 주행력과 정숙성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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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트에 올라 스타트버튼을 눌렀다. 굵고 낮은 저음의 엔진음이 뚜렷이 들렸다가 점차 조용해진다. 고속도로에 올라 주행에 돌입했다. 속도를 낼수록 안정적이고 무게감 있는 주행 성능을 보여준다. 마치 타이어가 도로를 읽어내듯이 달리는 느낌이다. 직진 주행에서 말리부가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는 이유는 경쟁 차종들보다 길고 낮은 휠베이스 덕분이다. 좀 더 길어진 차체와 도로와의 근접성이 직진 및 고속주행 시 동체를 안정감 있게 잡아준다. 여기에 중량감이 더해져 안정적인 주행력을 돋보이게 한다. 말리부의 체중은 경쟁 차종보다 100kg 정도 더 나간다.

    커브 구간에서는 핸들링이 인상적이다. 특히 고속주행 과정에서 급격한 조작을 했음에도 큰 쏠림 현상은 느껴지지 않았다. 스티어링휠 조작은 그야말로 가벼웠다. 정차 시에는 어린아이도 돌릴 수 있다고 생각될 정도다. 주행 시에도 큰 힘을 주지 않고 조작이 가능했다.

    정숙성 부분에서는 발군의 성능을 보여줬다. 윈도우를 닫고 가속페달을 밟았음에도 별다른 소음이 들려오지 않았다. 안쿠시 오로라 한국GM 부사장은 “말리부에는 두 가지 주목할 점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소음 부분”이라며 정숙성을 강조했다.

    다만 반박자 늦는 듯한 가속력과 급가속시 민감해지는 엔진음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주행성과 정숙성이 매력적인 만큼 여유롭고 안정적인 운전습관을 가진 이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GM 역시 이런 부분에 대해 잘 알고 있다.회사 관계자는 “급격히 치고 나가는 응답성보다는 부드럽게 서서히 속도를 올리며 안정적인 주행을 하는데 중점을 맞춰 개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첩함보다 중형차 특유의 묵직함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기업답게 안전성 부분에서는 치밀한 배려가 돋보인다. 6개의 에어백은 물론 차선 이탈 시 경고음을 내 사고를 방지하는 ‘차선이탈경고장치’와 사고 시 안전벨트를 역으로 되감아 상체와 골반을 동시에 빠르게 고정시켜 탑승객을 보호해주는 ‘듀얼 프리텐셔너’ 등 각종 안전장치를 대거 장착한 점도 눈길을 끈다.

    스타일을 중시하는 직장인에게 ‘딱’ 디자인은 물론, 주행성능과 안전성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한국GM의 말리부. 한국GM은 말리부가 중형차시장의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과거 대우 시절까지 포함해 중형차 이상의 시장에서 유달리 혹독한 시련을 겪었던 한국GM의 징크스를 무너뜨릴 승부수로 보고 있다. 그래서일까. 말리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 역시 상당하다.

    쉐보레 100년 역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세단으로 8세대까지 출시된 말리부. 한국GM의 승부수가 될 말리부의 행보가 기대된다.

    [서종열 기자 snikerse@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5호(2011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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