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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 Drive] 수려한 외모에 야성적 본능이 살아있는 `MC스트라달레`
입력 : 2011.11.25 15: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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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아앙~!”
가슴을 뛰게 할 정도로 거친 숨소리에 저절로 눈길이 쏠린다. 시선에 들어온 자동차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라인을 자랑한다. 스포츠카 특유의 수려한 유선형 디자인에 중후한 느낌의 엠블럼까지 보고만 있어도 심장이 터질 듯하다.
지난 9월27일 이탈리아의 3대 슈퍼카 브랜드로 손꼽히는 마세라티의 트랙데이가 전남 영암 F1경주장에서 개최됐다. 이날 마세라티의 한국 공식 수입원 FMK는 국내에 첫 선을 보이는 MC스트라달레를 비롯해 기존 라인업들까지 총 다섯 대의 모델을 선보였다.
대당 가격만 2억원대를 넘나드는 슈퍼카들 사이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차는 바로 MC스트라달레였다. MC스트라달레는 가장 화려한 디자인의 스포츠카란 평가를 받고 있는 그란투리스모의 외형에 1940~60년대 초반까지 유럽 레이싱 경주대회의 우승컵을 쓸어 담았던 마세라티의 레이싱 DNA를 품고 있다.
특히 차량 모델 이름 앞에 붙은 ‘MC’는 지금 당장이라도 레이싱 경주에 나갈 수 있을 정도의 튜닝을 한 모델에만 수여되는 극존칭 수식어란 점에서 MC스트라달레의 자태는 그야말로 황홀한 모습처럼 비춰졌다.
순식간에 200km/h 돌파하는 무시무시한 가속력MC스트라달레의 인테리어는 운전자의 기호에 따라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차량을 언제나 선택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마세라티의 전 세계 판매량은 5000여 대 수준이다. 고객의 옵션 선택 후 이에 따라 수작업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판매량을 늘리고 싶어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마세라티 측의 설명이다.
인테리어에 잠시 정신이 팔린 후 곧바로 시트에 앉아 시승 준비에 나섰다.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올리고 스타트 버튼을 가볍게 누르자 곧바로 시동이 걸리면서 거친 배기음이 들려왔다. ‘크렁크렁’ 대는 배기음이 차량은 물론 운전자의 심장을 떨리게 만든다.
기계음이라기보다는 맹수의 울음소리 같은 마세라티의 배기음은 사실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가장 매력적인 배기음 중 하나로 손꼽힌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과거 경쟁차종과의 배기음 비교 실험을 통해 ‘여성이 가장 좋아하는 엔진소리’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귀띔했다. ‘P’에 놓았던 변속레버를 ‘D’로 변경한 뒤 천천히 트랙 한 바퀴를 돌았다. 트랙 지형을 익히기 위해서다. 이후 곧바로 직전주로를 시작으로 거친 주행이 시작됐다. 엑셀 페달을 깊게 밟자 몸이 뒤로 젖히면서 차가 튕겨지듯 나아갔다. 1km 정도 되는 직진주로를 단 3~5초 만에 주파했다. 주변 사물들이 망막을 통해 형체를 갖춰지기 전에 지나쳐버릴 정도였다. 급브레이크를 밟은 뒤 관성을 이용해 급커브를 돌자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며 차가 돌아 나온다. 미끌림(스티어링) 현상이 예상됐지만, 토션브레이크와 서스펜션의 강제 개입이 차의 균형을 잡아주면서 스티어링 현상을 방지해 준다는 설명이다.
주행성능이나 가속력 부분에서 MC스트라달레는 그야말로 ‘레이싱 DNA’의 본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커브 구간을 통과한 뒤 급가속하자 곧바로 속도계는 200km/h를 넘어선다. CF에서 보던 것처럼 속도계 바늘이 한순간에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광경을 경험케 해준다.
주행을 마친 뒤 차량을 정차시키자 타이어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급가속과 곡선 구간의 과격한 코너링을 경험한 뒤 숨고르기를 하는 것처럼 비쳐진다. 운전석에 내리자 주행 중에는 느껴지지 않았던 피곤함이 밀려온다. 아마도 긴장을 많기 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피곤도 잠시, 맹렬한 울음소리에 또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그토록 강렬한 가속력과 주행성능은 일찍이 경험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리라.
화려한 외모에 호사로운 실내, 폭발적인 성능을 보여주는 MC스트라달레는 마세라티의 공식 수입원인 FMK를 통해 10월부터 판매에 들어간 상태다. 대당 가격이 2억4600만원이지만, 수작업으로 생산을 하는 만큼 물량이 적어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선점 경쟁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의외로 남성들보다 여성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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