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의 물, 이 세상 모든 아이들과 나눕니다

    입력 : 2011.11.04 17:13:55

  • 사진설명
    ‘아름답다’. 이 말은 ‘나름답다’라는 단어에서 나왔다고 한다. 사람이 사람답고 사물이 사물다울 때 쓰는 말이다. 단지 ‘예쁘다’는 말과는 다르다. 자신의 역할과 그 책임을 늘 고민하는 사람. 이런 ‘아름다움’에 대해 고민해온 사람이 있다. 사람들에게 미(美)를 선사하는 헤어제품을 만드는 회사, JM월드 무코타 대표로 있는 박영진 후원자다.

    그는 2008년부터 월드비전과 함께 희망의 선물로 식수가 부족한 곳에 생명의 물을 선사해왔다. 가나, 방글라데시, 말라위 등 그가 우물을 제공한 곳만 여섯 군데가 넘는다.

    식수가 확보되지 않은 이런 지역에 우물을 하나 파는 데는 1000만원이 넘게 든다. 꽤 큰돈이지만 더러운 물로 각종 전염병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위해 소중한 나눔을 이어오고 있다.

    물이 주는 혜택은 모든 아이들에게
    직원들과 회의 중인 박영진 JM월드 무코타 대표(왼쪽 두 번째).
    직원들과 회의 중인 박영진 JM월드 무코타 대표(왼쪽 두 번째).
    박영진 후원자가 환경과 나눔을 고민하기 시작한 이유는 자신의 일 때문이다. 샴푸, 트리트먼트, 파마 약 등 두발 제품을 유통하는 일은 환경을 떼놓곤 말하기 어렵다. “워터케어(Water Care)라는 슬로건을 걸고 그 어떤 회사보다 친환경 제품을 지향하지만 제품 특성 때문에 본질적으로 친환경적이지 못한 일을 한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물에 대한 관심과 책임을 마음에 품게 됐고 그 실천에 대해 고민하게 됐습니다.”

    마음에 품은 결심은 행동으로 옮겨졌다. 태안에서 기름 유출사고가 났을 때 그를 비롯해 전 직원이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더러워진 물을 깨끗하게 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한다. 중국 쓰촨성 대지진 때도 회사 발행 책자의 수익금을 기부했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필수 구호품 중에 하나가 깨끗한 물이기 때문이다.

    나눔의 기쁨은 제품 출시로도 연결됐다. 지난 2009년 그는 새 헤어 에센스 제품에 ‘헤어 스프링’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늘 맑은 물이 솟아나 생명을 선사하는 샘물(Spring)처럼 손상된 모발에 생명을 선사하자는 취지였다. 이 수익금은 월드비전 식수사업의 원천이 돼 지구촌 아이들에게 생명의 물이 됐다.

    지금은 누군가를 돕고 있지만 박 후원자에게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한파는 그에게도 다가왔다. 일본에서 제품 전량을 생산하고 수입하다 보니 환율 영향으로 원가가 두 배로 뛰게 된 것이다.

    “힘들었지만 직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고 많은 분들의 관심과 배려로 매출이 늘면서 기적처럼 잘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힘든 시절을 이겨내고 응원해준 모든 이들에게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사회적 ‘의무감’이라고 생각했고 월드비전과 함께하는 식수사업을 떠올렸다.

    “우리의 철학에 맞는 일이 무엇일 있을까 고민하다가, 2010년에 매월 한 개의 우물을 파겠다는 결심을 내리게 됐어요. 또 하나, 평소 남에게 넉넉한 사람은 못됐었는데 딸이 태어나고선 남에 대한 배려의 소중함과 나눔의 기쁨을 배우게 됐습니다.”

    서슴지 않고 딸이 자신의 인생의 스승이라고 말하는 박 후원자는 이렇게 월드비전의 정기적인 후원자가 됐다. 삶에 나눔이라는 철학을 품었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 있는 소외된 아이들을 가슴에 품게 됐다. 그리고 그의 나눔은 ‘물’을 통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고 한다. 이 아름다움을 알고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늘 고민할 줄 아는 이는 아름답다. 그래서 박 후원자가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생명의 물, 참 소중합니다. 우리가 물을 마시며 생을 유지하기도 하지만 그 물을 가지고 손도 닦고, 세수도 하고, 머리도 감지요. 이런 ‘깨끗한 물’로 인한 혜택을 모든 이들이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설명
    월드비전은 전 세계 100여 개 나라에서 1억 명이 넘는 지구촌 이웃들과 함께 긴급구호, 지역개발, 옹호사업을 펼쳐가는 세계 최대의 국제구호개발기구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부인과 고아들을 돕기 위해 미국인 선교사 밥 피어스(Bob Pierce)와 한경직 목사가 설립, 한국에서 첫 사업을 시작한 월드비전은 전 세계 100여 개국의 파트너십이 함께 하는 국제적인 구호개발 NGO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월드비전은 1991년까지 해외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아오다 ‘사랑의 빵’, ‘기아체험 24시간’ 등의 자체적인 모금활동을 통해 도움을 주는 나라로 전환,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의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을 돕고 있다. 월드비전 해외아동후원 02-2078 -7000 www.worldvision.or.kr [김효정 월드비전 홍보팀 hyojung_kim@worldvision.or.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3호(2011년 10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