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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lay] 미래의 디스플레이
입력 : 2011.10.27 09: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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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개발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3차원 홀로그램과 투명 디스플레이가 착용된 영화 [아바타]의 한 장면
활처럼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평판의 한계를 넘어, 디스플레이 이상의 디스플레이 세상을 구현할 새로운 테마가 펼쳐지고 있다. 마치 종잇장처럼 마음대로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는 플렉서블(Flexible) 디스플레이의 상용화가 눈앞에 있다. 미래 우리 일상생활 곳곳에 디스플레이를 살아 숨쉬게 만들, 무궁무진한 응용 분야를 지닌 신성장 동력임에 틀림없다.
최근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마케팅 명칭을 정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SMD는 현재 기술 용어인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제품 특성별로 나눠 일반 소비자들이 인식할 수 있는 제품명을 찾고 있다. 명칭을 찾고 있는 제품은 총 4가지로 깨지지 않는 평평한 화면(UBP·Unbreakable Plane), 접을 수 있는 화면(UBF·Unbreakable Foldable), 돌돌 말 수 있는 화면(UBR·Unbreakable Rollable), 구부릴 수 있는 화면(UBB·Unbreakable Bended) 등이다. 삼성SDI와 삼성전자가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AM OLED의 공식 명칭을 ‘아몰레드’로 정하고 상용화를 실시했던 점에 비춰 볼 때 이번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명명 작업은 상용화를 앞둔 수순으로 풀이된다.
SMD가 준비하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현재 양산 중인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의 발전된 형태다. LCD화면은 유리기판, 백라이트(back-light)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화면을 구부리기 어렵지만 아몰레드는 자체 발광하기 때문에 백라이트가 필요 없다.
세계시장에서는 기존 디스플레이 기술을 대체하는 전기종이와 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이 여전히 경합을 벌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액정이나 유기물이 아닌 전자잉크(e-Ink)를 소재로 하는 전자종이(EPD) 분야에서 특히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미 지난 2006년 5월에 세계 최초로 14.1인치 흑백 플렉서블 전자종이를 개발했다. 2007년 세계 최초로 A4 용지 크기의 컬러 플렉서블 전자종이를 개발했다. 또 2008년에는 기존 컬러 플렉서블 전자종이에 비해 무려 4배 향상된 해상도를 구현하는 세계 최고 해상도(1280x 800) 14.3인치 컬러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지난 2010년 초에는 세계 최대 크기인 19인치 플렉서블 전자종이 개발에 성공하는 등 전자종이 대형화 시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일본 등 선진국들이 원천 소재 기술 확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04년 미 국방성 주도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연구개발(R&D)을 위해 애리조나 주립대에 ‘플렉시블디스플레이센터(FDC)’를 설립했다. 첨단 정보전 상황에서 디스플레이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해 집중 투자에 나선 것이다. 일본도 지난 2006년부터 NEC·히타치 등 총 14개 업체가 참여하는 산학연 단체 ‘TRADIM’을 구성, 활발한 R&D를 진행 중이다.
액정이 뚫린 듯한 착각 ‘투명 디스플레이’삼성전자가 최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전에서 46인치 투명디스플레이를 전시했다.
투명 디스플레이는 백화점 매장에서 디스플레이 된 제품을 소개하는 투명 쇼윈도, 태양광의 밝기를 조절하는 스마트 유리창, 자동차 앞 유리창에 속도나 연료 잔량 등 계기정보를 표시하는 운전정보 디스플레이 등으로 적용 분야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투명 디스플레이 개발과 관련해 업계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 LCD사업부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투명 LCD 양산에 나섰다. 특히 22인치 컬러와 흑백 두 가지 방식으로 500대 1의 명암비와 WSXGA+(1680×1050)의 고해상도를 구현했다. 투과율의 경우 흑백은 20%, 컬러 제품은 15% 이상을 달성해 매장 쇼윈도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투명도를 향상시켰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뱅크 등에 따르면 투명 디스플레이는 내년을 기점으로 상용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될 전망이다. 전 세계 투명 디스플레이 시장은 오는 2025년에 대수 기준으로 11억7000만대, 금액 기준 87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10년 후엔 건물 외벽도 디스플레이LG전자의 3D OLED 를 체험하고 있는 외국인들
유리는 대면적으로 만들기 쉽고 가격도 저렴하다는 점에서 이상적인 기판 재료로 꼽혔지만, 원자의 배열이 비규칙적인 비정질적 특성 때문에 이제까지는 유리기판상에 LED 재료를 구현하지 못했다. 단결정은 결정 전체가 일정한 결정축을 따라 규칙적으로 생성된 고체 물질을 의미하며, 반도체 소자를 만드는 기초가 된다. 현재까지 LED는 사파이어와 같이 원자의 배열이 규칙적인 단결정 기판 위에 결정체의 층을 성장시키는 에피(Epi) 성장법으로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과학계와 업계의 상식이었지만 원자의 배열이 불규칙한 유리를 이용해서도 LED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획기적이다.
삼성종합기술원 관계자는 “10년 후 미래에는 유리창이 곧 조명으로, 디스플레이로 활용돼 건물이 자신만의 표정을 띠게 될 수 있다”며 “대면적화를 통해 하나의 기판에서 많은 LED칩을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조명 등 다양한 부문에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인 /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 moveman@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4호(2011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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