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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IFA(국제가전박람회) 현장에서 본 뉴 트렌드
입력 : 2011.09.29 10: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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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업체(1441개)나 전시장 규모(1만 4000㎡)에서도 지난해 대비 각각 1%, 4% 늘어났다. 시장조사기관인 GfK가 상반기 유럽 가전시장이 11%나 줄었다는 통계를 발표했지만 이 전시회에서는 총 13만2900건의 비즈니스가 성사됐고 37억 유로(약 5조5255억원) 규모의 계약이 이뤄졌다. 비즈니스 건수로는 12%, 액수로는 6% 증가하는 등 하반기 유럽 가전시장의 회복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됐다.
TV 시장 스마트·3D가 대세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소프트 파워를 강조하며 스마트TV가 내년 시장 경쟁의 키워드가 될 것으로 확신했다. 윤 사장은 “스마트를 얘기하는 업체들이 많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천차만별”이라며 “TV 소프트 파워에서 삼성전자를 따라올 업체는 현재까지 없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번 IFA에 ‘3D로 모든 것을 즐겨라(Do It All In 3D)’를 기치로 3D TV, 3D 모니터, 3D 프로젝터, 3D PC, 3D 스마트폰 등 3D 토털 라인업을 공개했다. 이번 IFA 전시회를 위해 필름편광패턴안경(FPR) 방식 3D 안경 10만개를 준비해 매장을 찾은 모든 관람객들이 3D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권희원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부문 부사장도 “FPR 방식의 3D TV판매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연말까지 3D TV 시장 중에서 20% 이상을 차지하는 목표를 세우고 차근차근 이에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TV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필립스, 샤프 등과 손잡고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 Software Development Kit)를 함께 제작하기로 했다. 3사 합의에 따라, 세 회사의 스마트TV에서 모두 구동되는 앱을 제작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가 올 연말에 나오게 된다. 각 회사의 독자 운영 시스템은 유지되지만, 표준기술을 중심으로 웹 개발환경을 서로 맞춰 스마트 TV 앱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TV 제조사들이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 부사장은 “전략적 제휴,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로 스마트 분야 역시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IFA에서 기존 소니에 이어 도시바, 파나소닉, 미쓰비시 등의 일본 업체가 3D와 스마트 대열에 대거 합류했다. TCL, 창홍 등의 중국 업체들도 대거 프리미엄 제품에 접목해 이 추세를 따랐지만 설익은 제품들이 대부분이란 평가다. 일부 중국 업체들은 삼성의 스마트TV 로고를 유사하게 베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IFA에 참석한 유르겐 보이니 GfK 연구원은 “3D와 스마트가 TV업계의 대세가 됐다”며 “2013년이면 대부분의 업체들의 기술력이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소비자들도 이점을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IFA에선 올 초 CES에서 선보였던 TV의 3D, 스마트라는 트렌드가 재빠르게 자리 잡았다. 하지만 TV업체들은 IFA를 기점으로 발표하던 내년 시장 목표치를 제시하진 못해 TV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것을 방증했다.
LG전자는 가전 매장에는 세탁기 핵심 부품을 전시해 기술력을 과시했다. LG전자는 친환경을 선호하는 유럽 시장을 겨냥해 공기·물·땅속의 열을 퍼 올리는 기술인 히트펌프와 기존 건조와 열건조 방식을 합친 하이브리드 건조기도 내놨다.
자국 브랜드로 전시장을 카페처럼 꾸민 독일 가전 밀레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라인하르트 진칸 밀레 회장은 에너지 절감에 방점을 두었다. “밀레도 스마트하게 에너지를 절감하는 IT제품을 내놓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태양열과 물 등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한 가전제품이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소프트 파워의 부상과 주목 받은 제품
소니가 전시한 머리에 쓰는 3D 디스플레이 장치 ‘HMD’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TV 없이도 눈에 가까이 붙은 화면을 통해 대형 극장에서 보는 듯한 영상을 볼 수 있다. 착용감 등에 불편함이 있어 HMD가 TV시장을 잠식할 것인지는 의문스럽지만 또 하나의 상품군이 될 가능성도 엿보였다. 가격도 70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했다.
이번 전시회에 처음 참가한 자동차 회사 포드는 자동차 엔터테인먼트를 선보였지만 내비게이션과 통화 기능을 구현하는 수준에 머물러 기술적 전시장은 뜸했다.
새로운 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기대했던 대만 스마트폰 전문 업체 HTC는 2종의 스마트폰을 선보인데 그쳐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보쉬, 지멘스 등 일부 유럽의 가전 업체들은 LG와 삼성이 먼저 냉장고에 적용한 유리 투명수지를 활용한 외관 장식을 적용한 신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CEO들 경기 침체 해법 제시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100년 넘는 전자산업 역사상 볼 수 없었던 급진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는 전자산업이 모바일과 웹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변화”라고 진단했다
이번 IFA에 참석한 CEO들의 발언에는 ‘스마트’와 ‘친환경’이라는 키워드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기조연설을 맡은 오수미 마사키 도시바 수석부사장은 “미래 에너지 분야를 정복하는 회사가 IT시장의 리더가 될 것”이라며 “친환경 저전력 IT제품에 주력하면서 가전과 에너지의 새로운 공생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도시바는 심야의 저렴한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해 가전제품 전력 소비의 균형을 맞추는 스마트 그리드 가전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선진국 정부와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미래 방향에 적극 대응한다는 게 이 회사의 방침이다.
[이동인 /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 moveman@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3호(2011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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