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의 CEO 풍수갤러리] ④ 이병철 하나다올신탁 사장 편

    입력 : 2011.09.15 16:50:54

  • 사진설명
    이 지면의 문패인 ‘CEO 풍수갤러리’가 이번에 임자를 제대로 만났다. 강남구 대치동에 자리 잡은 하나다올신탁 본사에는 풍수적 의미를 가득 담은 각각의 그림과 기물 등이 구색을 갖췄다. 그리고 대체로 잘 조화됐다. 화려한 색상의 그림은 울긋불긋 다채로워 시선을 끌고 마음을 빼내는 데가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각 층의 현관문 입구에는 사자머리 개나 해태상 등이 좌우로 어엿하게 사업장을 수호하고 있다. 이만하면 이곳의 사업주는 틀림없이 동양미학에 소양이 밝은 자라는 생각이 미친다. 안면이 있어서일까. 겸손한 태도가 정겹고 고분고분한 이병철 사장은 업계 최초라는 수식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2001년 건교부 리츠(REITs) 1호 인가업체인 (주)W에셋을 설립했고, 2004년 민간으로는 처음으로 은행 공동출자 부동산신탁사인 다올신탁의 대표이사가 됐다. 근래에는 국내 최초의 부동산전문자산운용사를 론칭했다. 현재 직명은 하나금융그룹 부동산사업 그룹장 겸 하나다올신탁 사장이다. 이 사장은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학부과정을 중퇴하고 이른 나이에 실업을 일으켰다. 얼마간의 곡절 끝에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다. 그는 외환위기 직후 부동산 투자 회사를 세워 부동산업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다. 당시에는 수많은 외국계 부동산 투자사들이 국내에 진출해 부동산 자산을 헐값에 사들여 큰 수익을 남길 때였다. 이때 ‘토종 대항마’를 키우겠다는 의지와 계획의 실현이 오늘날 성과를 낳았다. 그간 해외에는 있었지만 국내에는 없었던 상품과 새로운 금융구조를 만들어낸 것이다.

    지금은 ‘처음’이라는 꾸밈말을 벗어나 ‘최고’를 지향하는 포부를 다지고 있다. 쉽게 말해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을 테마로 한 거대한 기업을 꿈꾸는 것이다. 목표로 가는 도정에서 하나다올신탁은 부동산 관련 전체 인력을 한 곳으로 모아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실이 됐다.

    한 우물 파면 대성하는 명(命)
    이병철 하나다올신탁 사장. 일로매진으로 큰 성공을 이룰 명(命)이다.
    이병철 하나다올신탁 사장. 일로매진으로 큰 성공을 이룰 명(命)이다.
    잔나비띠, 무신생(戊申生)의 이 사장은 계해일(癸亥日)에 태어났다. 10간의 열째인 계(癸)는 줄을 감는 얼레에서 본뜬 글자라는 설이 있다. 그래서인지 대개 이날 태어난 사람들은 십중팔구 사교적인 성향을 띤다. 팔자의 운로(運路)가 잘 펼쳐지면 능한 교제술로 성공하고 장수한다고 했다. 특히 해일(亥日)의 천문(天門)에 속하면 선견지명에다 해수(亥水), 수기(水氣)의 지혜가 겹쳐 두뇌가 명석하다. 태어난 날을 기준으로 총명하기로는 신묘일(辛卯日)과 계해일(癸亥日)이 선두를 다투는데 둘 다 겉으로는 순하고 속은 굳센 부류로 수양을 쌓아 어디가든 환대받는 유형이 많다. 이 사장의 팔자를 보면 무신(戊申)과 병진(丙辰)의 연월에서 신진수국(申辰水局)을 지었고 여기에 해수(亥水)까지 더해 풍부한 수원(水源)을 확보했다. 망망대해의 상이다. 하나의 목표를 정해 묵묵히 매진하면 국제적 인물이 될 공산이 크다. 올해 다올자산운용은 부동산 거래로는 드물게 해외부동산을 매입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말레이시아의 빌딩 6개 층에 대한 분양권을 749억원에 매입한 것이다. 지난해 6월에는 국내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약 4000억원 규모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웰스파고은행 본사 빌딩을 사들였다. 향후로도 국내 부동산을 물론 해외의 우량 실물 부동산 투자를 적극 확대시켜 나갈 전망이다. 이 사장이 태어난 시간은 계축(癸丑)이다. 계일(癸日)이 축시(丑時)에 나면 종내 반안(攀鞍)의 영예로운 지위에 오른다. 사업장에는 강렬한 황소 그림이 눈길을 확 끈다. 이 그림은 한국화를 전공한 사석원 작가의 작품. 해학이 담긴 가운데 강렬한 힘이 느껴지는 황소의 부릅뜬 눈빛이 야성을 뿜어댄다. 무신생의 이 사장에게 이 그림은 그 어떤 부적(符籍)보다 효용이 클 듯싶다. 황소는 십이생초(十二生肖)로 축(丑)에 속한다. 때로 동물 그림에는 작가가 의도하는 이상의 상서로운 에너지가 넘쳐난다. 다만 절대적으로 좋다는 얘기가 아니다. 혹자에게는 그것이 패망의 전조가 될 수도 있다. 팔자의 그릇이 정관용재(正官用財)의 귀격을 지으면서 연월의 자리에 투출한 처자(妻子)가 다 현출한 모양새다. 형세가 이러하면 가족 부양에 다소 버거운 데가 있다. 하지만 가정에 소홀해도 배우자가 조력하는 부창부수(夫唱婦隨)의 화목이 깨지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한 우물만 파면 반드시 크게 성공하는 명(命)이다. 구태여 우려스런 점을 짚는다면 생시와 생월의 축진파(丑辰破)다. 이 두 글자는 단단하지 않고 무른 흙토(土)의 성분이다. 이 두 글자가 서로 부딪치면 둑이 터져 침수되는 물상이 나타난다. 다시 말해 사람의 이상이 크게 높으면 시련과 장애가 함께 짝을 짓기 마련이란 얘기다. 계해(癸亥)는 돌고 도는 유동수(流動水)의 물로 고위직에 있다가도 급전직하(急轉直下)로 돌변해서 절망적인 상황에 봉착하는 수가 있다. 보통 축년(丑年)이나 진년(辰年) 등의 때를 만났을 때 저조한 운기를 실감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를테면 지지난해 기축년(己丑年)이나 곧 다가올 2012년 임진년(壬辰年) 같은 때는 다소의 어려움을 겪기 쉽다. 조심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고통을 극복할만한 근기(根氣)는 팔자에 충분히 반영돼 있다고 본다.

    이 사장과 회동한 날은 무더운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던 오전 일과 시간이었다. 본사 12층에 마련된 접견실에서 차를 마시며 가벼운 담론을 이어가던 중 무수한 풍수 소품이 눈에 들어왔다. 반가운 일이다. 마치 홍콩의 어느 금융기관을 방문한 느낌이 들 정도. 아니나 다를까, 이 사장이 먼저 이 점을 화제로 삼는다. 자신이 방문했던 홍콩 현지 금융기관에서 받은 감흥에 몇 가지 힌트를 얻어 내부 인테리어에 응용했다고 한다.

    사자머리 개의 기물을 서북방에 두거나 현관 앞에 두면 날로 번창하게 되고 충견(忠犬)같이 재산을 잘 지킨다.
    사자머리 개의 기물을 서북방에 두거나 현관 앞에 두면 날로 번창하게 되고 충견(忠犬)같이 재산을 잘 지킨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곳 헤드쿼터의 출입구 양쪽에 자리 잡은 두 마리의 사자머리 개상이다. 개는 충직한 동물이다. 또 먹을 것을 탐내고 절제하지 못한다. 돈 모으기가 끝이 없다. 이 개는 복견(福犬: Fu Dog)으로 널리 알려진 풍수 기물의 가장 대중적인 히트 상품 중 하나다. 왼쪽 발에 쥔 구슬은 행운의 전조다. 야수성을 지닌 이 개는 재산을 모으고 또 그 재산을 철벽같이 지킨다. 이외 단순한 모방을 넘어선 풍수 교정물도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중국이나 동남아, 홍콩 일대의 현지 금융사 분위기와는 한결 다른 느낌을 준다. 사무 공간 전체에는 이 사장의 영감(靈感)이 알게 모르게 많이 스며들었다.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보통의 풍수 소품이나 기물 등과 달리 각각의 사물에는 스토리가 담겨있다. 단적인 예로 돈을 부른다는 세발 두꺼비, 삼족섬(三足蟾)은 가장 대중화된 풍수 마스코트인데 이곳에 놓인 두꺼비는 엽전도 물지 않았다. 실제 두꺼비 원형에 가까운 옥의 재질로 된 기물이다. 그러니까 현지에서 손쉽게 구매한 소품이 아니라 가만 심중에 두었다가 흥취를 돋우는 특별한 대상을 찾으면 비싼 비용을 치러서라도 소장하는 식인 것 같다. 독특한 취향에 정성이 배였다. 은연중에 풍수가 부자를 실현하는 동양의 경험 철학이란 관념을 지닌 실업가의 수는 상상 이상으로 많다. 화교들은 삼족섬을 비슈(豼貅)라 하고 서구인들은 머니 프로그(money frog)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이 소품은 정작 누구에게나 다 좋은 게 아니다. 일단 팔자에 진토(辰土)라는 글자가 있어야 꽤 유용하다. 이를테면 앞의 명조(命造)에서 병진(丙辰)과 같은 간지가 있을 때에 해당되는 말이다. 또 돼지띠나 토끼띠, 양띠에 한해 특히 두꺼비는 행운의 상징이 된다. 여느 때와 같았다면 이 같은 소품들이 기사의 한 부분을 장식했을 터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아기자기한 소품 등은 지천에 널려있었지만 이보다 더 월등한 풍수 교정물이 눈길을 끌어 사진으로 담을 여지가 없다.

    이 사장의 집무실 책상 뒷 벽에는 김덕용 작가의 '꽃길'이라는 정겨운 풍취의 아름다운 그림이 걸렸다. 풍수에서 길은 수(水)에 속한다. 또 잠자리가 나는 공간은 마치 연못을 연상시킨다. 이런 그림은 등을 지고 배치해선 곤란하므로 위치를 옮길 필요가 있다. 등 뒤의 그림으로는 배산(背山)의 이치에 많게 산이나 성벽, 빌딩 등을 주제로 삼은 그림이나 사진이 적합하다.

    강렬한 황소그림 눈길
    집무실 밖 복도 [봄], [여름], [가을] 풍경화 그림. 인선준 선생이 그림 위치와 배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집무실 밖 복도 [봄], [여름], [가을] 풍경화 그림. 인선준 선생이 그림 위치와 배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집무실을 나서면 최영걸 작가의 작품 '봄', '여름', '가을'이 복도에 나란히 걸려 있다. 아직 작품 '겨울' 하나를 소장하지 못했다. 작품 '봄'은 전남 구례, 가을은 전남 장성과 같은 식으로 실제 정경을 화폭에 담아 보기에 색다른 데가 있다. 동행한 인선준 선생은 이 그림들을 사방의 내부 공간에 입체적으로 전시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펼쳤다. 봄은 동쪽, 여름은 남쪽, 가을을 서쪽에 두면 보국(保局)이 잘 형성된 효과를 본다는 것이다. 보국이란 산이 사방을 감싸 그 안에 생기는 공간 전체를 말하는데 주변의 산수와 조화를 이루면 곧 명당이 된다. 그럴듯한 설명이다.
    사석원 작가의 동물 그림이 다올신탁 풍수의 핵심. 잔나비띠의 이 사장에게 황소는 반안(攀鞍)으로 명예, 호랑이는 역마(驛馬)로 풍요를 상징한다.
    사석원 작가의 동물 그림이 다올신탁 풍수의 핵심. 잔나비띠의 이 사장에게 황소는 반안(攀鞍)으로 명예, 호랑이는 역마(驛馬)로 풍요를 상징한다.
    하이라이트는 여러 군데에서 볼 수 있는 사석원 작가의 동물 그림들이다. 사 작가의 그림은 몇 작품을 보지 않아도 단번에 알아차릴 내용이 있다. 작품 소재가 ‘동물’이다.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계속 작품 속에서 동물이 등장한다. 그 종류도 ‘소, 양, 말, 닭, 개구리, 당나귀, 호랑이, 토끼’ 등 무수히 많다. 채색이 현란하고 단순하면서도 역동적인 생기발랄한 느낌이라 저절로 눈이 간다. 출입구 정면의 십이지(十二支) 그림은 전통적인 정서를 물씬 풍긴다. 사 작가의 작품에서는 “한국의 냄새가 나고 원시적이며 역동적이다. 여기에 뛰어난 해학이 내포됐다. 힘이 넘치지만 평온한 감을 준다”는 공통적인 느낌과 평이 주류를 이룬다. 여기에 필자의 생각을 좀 더 보태고 싶다. 왜 동물일까. 분명 예사롭지 않은 기(氣)가 있다. 이것들은 정말 훌륭한 방편(方便)이 될 수 있다. 십이신장(十二神將)에 버금가는, 현대인들에게 더 알맞은. 가령 잔나비띠의 이 사장에게 ‘황소’ 그림은 최선의 선택이다. 그는 이 그림에 자연스럽게 마음을 뺏겼다고 했다. 작가를 흠모하는 마음이 커서인지 동일 작가의 다양한 동물 그림 컬렉션이 주요 소장목록을 차지하고 있다.

    아래층에서는 붉은 색채가 강렬한 '모란과 호랑이'작품이 눈에 띄었다. 호랑이는 인목(寅木)에 배속된 십이지수(十二支獸)다. 잔나비띠의 수명(水命)에 호랑이 그림이나 기물은 역마(驛馬)에 속한다. 이 역마에는 식신(食神)과 재물(財)의 목화(木火) 기운이 담겼다. 부지런히 움직이고 발전한다는 길한 의미를 품는다. 보통 ‘원숭이, 쥐, 용띠’에게 호랑이 그림은 호재로 작용하지만 ‘뱀이나 닭, 소띠’에게 호랑이 그림은 절지(絶地)의 단절을 암시하므로 불리하다.

    남자의 재성(財星)은 육친으로 곧 처(妻) 양택(陽宅)의 길흉 판단은 팔방(八方)이 주가 되는데 재물의 증식이나 유통과 관련해서는 서쪽의 태방(兌方)과 동남쪽이 손방(巽方)이 유리하다고 했다. 단지 재물에 초점을 맞추어 음양의 이치를 살피자면 음의 영역은 재물의 입수와 축적을, 양의 영역은 재물의 순환과 유통을 의미한다. 채광이 밝은 거실이나 불을 많은 쓰는 주방은 대개 양의 영역으로 구분되는데 이곳에 지갑이나 핸드백을 두면 지출이 증가하게끔 돼 있다.

    반대로 안방의 수납장에 지갑을 두면 지출보다 소득이 늘어난다. 서양에도 ‘어두운 곳에서 재물의 에너지가 증폭된다’는 말이 있다. 몇 해 전 이 사장은 풍수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금고를 두는 영역을 정했다고 해서 필자가 한번 둘러본 적이 있다. 금고가 위치한 방위는 적정했지만 한 가지 놀란 점이 있었다. 24시간 금고 위에 조명을 밝혀두고 있었던 것. 한마디로 난센스다. 즉시 조명을 끄게 하고 캄캄한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남편이 양(陽)이면 부인은 음(陰)이다. 그래서 옛말에 ‘부자가 되려면 돈이 부인의 치마폭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가정에서 재물의 관리는 안방마님의 몫이 돼야만 재물이 모이는 법이다. 팔자술에서 남자의 재성(財星)은 육친으로 곧 처(妻)를 뜻하는데 부자가 되려면 좋은 배우자와 인연을 맺어야만 한다는 얘기와 통한다. 부자를 따라한다고 해서 부자가 되리란 법은 없다. 부자들은 한결같은 공통점이 있다. 보통 배우자에게 꽤나 만족한다. 좋은 배우자와 인연이 되지 않는 운명은 실로 부자가 되기 어렵다. 이때 방법은 하나다. 악처라도 좋은 배우자가 되게끔 노력을 해야 한다. 생활에서 재물운을 좋게 하려면 아내의 기분부터 좋게 만드는 게 첩경이다. 처와의 궁합이 온전하지 않고서는 재운이 평탄할 수가 없다. 독신이라면 좋은 이성과의 인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일단 기분을 좋게 하는 상대가 최선의 궁합이다. 이러한 공식과 관련해 재미있는 비방이 하나 있는데 혹 부부간의 모임이나 가족 모임에서 고스톱 같은 놀이라도 할라치면 부인을 옆에 두는 게 백번 유리하다. 방이나 공간에서 서쪽이나 동남쪽 영역으로 자리를 잡고 부인이 남편 뒷자리에 바짝 앉아 슬그머니 남편 몸에 손을 대고 있으면 십중팔구 돈을 잃는 법이 없다. 보통 재물운을 고양시키고 행운을 부른다는 기물은 재물의 영역에 두면 무방하다. 반면 조상의 사진이나 종교 기물 등은 두는 방위가 따로 있고 이 점을 철저히 유념해 배치해야 마땅하다.

    다을재산운용 입구에 놓인 탑. 탑은 장소를 잘 택해 놓아야 한다. 천살(天煞)방위가 좋다.
    다을재산운용 입구에 놓인 탑. 탑은 장소를 잘 택해 놓아야 한다. 천살(天煞)방위가 좋다.
    본사의 10층에는 하나금융지주의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 계열사인 다올자산운용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의 입구에는 특이하게도 탑(塔)이 놓여있다. 이 사장이 경북 상주에서 골동품으로 구입해서 여기에 가져다 놓았다는 것이다. 자신의 이상을 실현코자 하는 염원을 담았다는 의미를 부여한 모습을 보니 분명 별스러운 데가 있다. 탑 주변으로는 낙산사에서 가져온 기왓장을 썰어 담을 쌓아 치장하고 조명을 밝혔다. 가만 응시하니 일종의 신비감을 불러일으킨다. 탑은 상층부로 갈수록 뾰족해지면서 강렬한 기가 응집된다. 사람을 죽이기도, 살리기도 하는 애환과 소원이 담겼다. 사찰에서 탑은 부처님이나 기타 덕이 높은 스님들의 신골(身骨)인 사리를 넣는 무덤이다. 그 후 탑은 무덤의 성격과 기념물적인 성격을 동시에 지닌 숭배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이 사장에게 실내의 탑은 높은 이상을 향한 열정과 간절한 기원 두 가지 뜻을 품은 기물인 듯싶다. 정상으로 향하는 노정에서 각 층에 패이고 진 굴곡을 넘어설 자신감이 있다는 뜻일까. 수십조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유수의 종합부동산회사들과의 한판 승부를 피해가지 않을 태세다. 하지만 탑은 장소를 잘 택해 놓아야 한다. 천살(天煞) 방위에 둬야 한다. 잔나비띠라면 공간의 서남 영역에 배치해야 하는 것이다.

    북쪽 출입구 사무실 책상 위치는 동쪽 복이 들어오는 발복(發福)에도 시효가 있다. 명리(命理)에서는 선천수(先天數)를 활용하는데 풍수에서는 보통 오행수로 판단한다. 대개 CEO의 책상이나 집무실이 위치한 방위의 오행이 판단의 근거가 된다. 가령 북쪽에 출입구가 있는 사무실의 동쪽에 책상을 놓으면 빠르게 성공할 수 있는 복가(福家) 배치가 된다. 여기서 동쪽은 오행의 목(木) 자리로 해당 오행수는 3과 8이다. 이 숫자는 빠르면 3년, 늦어도 8년과 같은 식으로 응용돼 발복 시효를 암시한다. 이런 식으로 성공을 미리 예감할 수 있다. 이러한 성공이 영원히 계속되면 좋을 것 같지만 아쉽게도 시효가 있다. 시효가 끝나면 복도 끝나기 때문에 복이 들어오는 자리 배치를 미리 다시 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처럼 처음에 동쪽에 책상을 놓았다면 이번에는 남쪽이나 동남쪽의 영역에 배치하는 것이 좋다. 이런 식이면 사업의 규모를 지속적으로 키울 수 있다. 북쪽 출입구와 동쪽 자리는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나 업종을 전환할 때 유리하지만 오래 사업을 하는 이들에게는 효과가 덜 미친다. 여러 해 동안 무난하게 사업을 하는 경우라면 시간이 지나 사업이 기울어지는 하향세를 겪기도 한다.

    오행수는 하도(河圖)를 바탕으로 한 오행론의 기본이다. 하도는 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복희씨(伏羲氏) 때 황하에서 나온 용마(龍馬)의 등에 나타났다는 55개의 점을 말하며 주역의 근본이 됐다고 전해지는 그림이다. 하도는 우주 자연이 생성되는 이치를 설명한 것으로 암흑과 혼돈의 공간에서 창조되는 각각의 기운 순서를 설명한다. 첫째는 수(水), 둘째는 화(火), 셋째는 목(木), 넷째는 금(金), 다섯째는 토(土)의 기운으로 본 것이다. 따라서 1水, 2火, 3木, 4金, 5土라는 고유수가 부여됐다. 이를 생수(生數)라고 말한다. 여기에 각각 5를 합한 수, 이를테면 물의 기운인 1과 흙의 기운인 5가 합해져 6의 수를 이루는 것을 성수(成數)라고 한다. 그래서 물에 의해 만들어진 생명체는 6의 수로 이루어짐을 뜻한다.

    보통 물은 물 분자가 고리를 이룬 상태로 존재한다. 이 가운데 물 분자 5개 고리로 연결돼 있는 5각형 구조와 6개가 연결돼 있는 6각형 구조가 가장 많다. 이 가운데 6각형 고리 구조의 물을 육각수라 부른다. 생체 분자가 좋아하는 물의 구조가 바로 육각형 고리인데 물의 기본이 곧 육각수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성수를 만들 때는 각각의 오행수에 흙의 기운인 5를 더해야 비로소 하나의 물체가 형성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로써 1·6水, 2·7火, 3·8木, 4·9金, 5·10土라는 홀수와 짝수의 음양이 배합된 숫자 조합이 형성되는데 수량이나 시간을 표시해 길흉을 따진다. 이를테면 수량의 측면에서 과거에 대문 위치를 기준으로 동쪽에 문이 나 있는 동사택의 복가(福家)일 경우 재산의 정도는 3000석이나 8000석 등으로 가늠했던 식이다. 이때 주택의 방위인 좌향만 좋으면 3000석 정도로 추산하고 주변 지세까지 명당인 경우에는 8000석으로 계산했다.

    시간적 측면으로는 주인의 자리가 기준이 되는 것으로 안방이 위치한 영역에 해당되는 오행수로 성공의 기한을 예상했다. 서구에서 간추려진 현공 풍수 이론에서는 출입구의 위치에 따른 길흉화복을 공식처럼 정해 실생활에 응용토록 하고 있다. 이때 왕방(旺方)과 재방(財方)에 주목하는데 기대 이상으로 효과가 크다. 왕방은 출입구의 위치를 기준으로 할 때 가장 왕성한 지기(地氣)가 미치는 곳으로 대길의 방위에 속한다.

    여기서 말하는 재방은 왕방에 견주지는 못하고 우여곡절을 야기하는 영역이지만 응용하는 방법에 따라 재운을 고양시킬 수 있다고 본다. 건물 전체에서 재방에 해당하는 자리에 재정 부서를 두거나 금고를 두면 자금의 유동성이 확보되고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 단 이때 고비를 넘기거나 장애가 제거되면 이러한 조치를 해제하고 다른 길방을 찾아 자리 배치를 다시 해야 한다. 하나다올신탁의 경우 한번쯤 공간 배치에 손을 볼 때가 된 듯싶었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어 대동한 풍수전문가 인 선생을 통해 후일을 기약했다.

    ■ 구체적으로 방향에 따른 재방과 왕방의 방위는 다음과 같다.
    1. 문이 정북방에 위치하면 재방은 동쪽과 서남쪽, 왕방은 남쪽, 동쪽, 북쪽이 된다.
    2. 문이 동북방에 위치하면 재방은 동남쪽, 왕방은 서남쪽과 동쪽이 된다.
    3. 문이 정동방에 위치하면 재방은 북쪽과 서남쪽, 왕방은 남쪽과 동남쪽, 서북쪽이 된다.
    4. 문이 동남방에 위치하면 재방은 동쪽과 서남쪽, 왕방은 북쪽과 서쪽, 서북쪽이 된다.
    5. 문이 정남방에 위치하면 재방은 동남쪽, 왕방은 북쪽과 서남쪽이 된다.
    6. 문이 서남방에 위치하면 재방은 서쪽, 왕방은 동북쪽과 서북쪽이 된다.
    7. 문이 정서방에 위치하면 재방은 북쪽과 동남쪽, 왕방은 서북쪽과 동쪽이 된다.
    8. 문이 서북방에 위치하면 재방은 동쪽과 남쪽, 왕방은 서남쪽, 동남쪽이 된다. [이수 / 명리학자 predictor@korea.com│사진 =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0호(2011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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