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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ud Computing] 클라우드 컴퓨팅이라고?
입력 : 2011.05.20 14: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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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평소에 IT 분야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대체 클라우드 컴퓨팅이 뭔지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주요 언론의 IT 관련 소식에 가장 많이 언급되는 말이 클라우드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문제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설명이 사람마다 제각각이라 그 개념을 명확하게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공통분모는 있다. IT 업계 관계자들은 클라우드 컴퓨팅이 특정한 제품이나 서비스, 기술을 개별적으로 지칭하는 게 아니라 이 모든 것이 합쳐진, 온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는 컴퓨팅 자원(Resource) 전체를 말한다는 데 전반적으로 동의한다.
이 정도 설명으로도 이미 지루해진 독자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이 이끌어낼 변화의 폭은 지난 20년간 이어진 PC와 인터넷 시대의 근간을 뒤흔들 만큼 크다. 그저 지나가는 트렌드로 간과해서는 시대적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다.
IT 자원의 기본은 온라인 접속 컴퓨팅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버냇 노팅엄대학 경영학과 교수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과 처리 장치 그리고 데이터 저장 공간을 온라인에서 접속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하는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면 이런 말을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적용되지 않은 환경에선 기업이나 개인은 필요한 IT 자원을 ‘소유’해야만 했다.
예를 들어 기업에서 특정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선 일단 각종 개발용 소프트웨어(SW)를 구입하고 개발한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 서버를 구입해 구축해야 했다.
반면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기업이나 개인 사용자는 워드, 엑셀 같은 SW나 서버 같은 하드웨어(HW) 장비를 소유하지 않는다. 대신 모든 IT 자원을 필요한 만큼 온라인으로 접속해 ‘빌려’ 쓴다. IT 자원을 사용하면 만들어진 다양한 정보 역시 온라인 공간에 저장된다. 대신 IT 자원을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이렇게 인터넷으로 IT 자원을 빌려 쓰는 사람은 빌리는 SW나 HW가 어디에 있는지, 데이터는 어디에 저장되는지 알 수 없거니와 알 필요도 없다. IT 자원을 관리할 줄 몰라도 역시 아무 문제가 없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제공하는 업체가 모든 IT 자원을 관리해주기 때문이다. 형체와 범위가 불분명하고 안이 잘 들여다보이지 않는 ‘구름(클라우드)’이란 말을 사용하는 건 이 때문이다.
기존 컴퓨팅 환경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으로의 전환은 전기나 수도 같은 공공서비스가 처음 도입될 때와 비견될 수 있다. 요새는 집에 발전기를 가져다놓고 자기가 쓸 전기를 직접 만드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100여 년 전만 해도 상황이 정반대였다.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 니콜라스 카에 따르면 1900년대 당시 미국에는 약 5만 개의 개인 발전소가 난립해 공장, 가정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었다.
‘혹시 전기가 끊기는 것도 마찬가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다른 업체로부터 제공받고 돈을 낸다는 걸 엄두도 내지 못했던 것이다.
IT 자원은 항상 넘치거나 모자랐다. 기업에서 어떤 IT 프로젝트를 시작하려면 일단 서버부터 구입해야 했다. 프로젝트가 잘됐을 때를 고려해 장비, SW를 구입하다보니 기업은 항상 필요보다 많은 IT 자원을 갖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IT 프로젝트가 잘됐을 때도 문제가 생기긴 마찬가지였다. 당장 서버 용량을 늘리는 게 급한데도 장비를 구입해 기존 시스템과 통합시키는 작업에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주가 걸리는 게 예사였다.
개인의 PC 환경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워드, 엑셀, 영화감상 용도로만 PC를 사용하는 절대 다수 사람들은 자신이 보유한 PC 성능의 10%도 사용하지 않는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일상적으로 이뤄졌던 엄청난 자원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두 번째 중요한 특징은 ‘독립성’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인터넷이나 다른 네트워크로 클라우드에 연결만 되면 어떤 단말기에서든 이용할 수 있다. 일반 PC는 물론이고 스마트폰, 태블릿PC, 전자책 단말기, 또는 그 단말기에 설치된 OS(운용체제)에 전혀 구애받지 않는다. 10여 년 간 인터넷으로 사람들이 여러 데이터를 주고받는 일이 일상이 됐지만 그 일은 항상 단말기와 거기에 깔린 OS, SW에 제한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메일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셀 파일을 보낸 경우, 받는 이의 PC나 단말기에 엑셀 프로그램이 없다면 아무리 중요한 데이터라도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데이터와 SW까지 함께 제공 해주는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는 인터넷에만 연결돼 있으면 데이터를 보고 SW를 이용하는 데 아무 제약이 없어진다. PC가 만들어진 이후 처음으로 단말기, SW, OS의 속박을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업체들은 값비싼 장비 구매를 피해 스스로 고정 비용을 줄였고 여기에서 발생한 여유 자금을 생산적인 목적에 사용했다. 또 직원 수를 줄이고 기계 노후화 및 오작동의 위험을 줄일 수 있었다. 이로써 관리자들은 주위를 어지럽히던 각종 원인에서 벗어나게 됐다.”
니콜라스 카는 공공서비스로 제공되는 전기 이용이 늘었을 때 일어난 현상을 이렇게 설명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했을 때 일어나는 일도 똑같다.
이런 비용 효율성 때문에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하는 기업이나 조직은 분명 빠르게 늘어날 것이며 이를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을 제공하는 업체는 고객이 늘어날수록 ‘규모의 경제’를 실현시키게 될 것이다. 즉 앞으로 더 좋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가 더 낮은 가격에 제공될 것이고,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기업은 IT에 투자하던 돈을 다른 부분에 투자해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다. 또 클라우드 컴퓨팅은 기업이나 조직에서 새로운 차원의 혁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협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준다. 인터넷, 네트워크로 이뤄지는 클라우드 환경은 조직, 기업 구성원이 서로 모든 데이터와 SW를 교환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다.
특정한 장소나, 단말기, SW, OS 등이 제한된 환경에선 정보 자원의 이용과 협업 또한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 클라우드 컴퓨팅만이 진정으로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또는 크라우드소싱(Crowd Sourcing)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환경이 된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친환경적이라는 점 역시 중요하다. 쉽게 말해 사용하지도 않는 서버와 데스크톱PC에 끊임없이 전기를 공급하고 여기서 뿜어져나오는 열을 식히기 위해 또다시 전력을 낭비하는 일이 없어진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전 세계에서 강화되고 있는 기업 환경규제에 대한 훌륭한 대안이기도 한 것이다.
관련 시장 폭발적인 성장 기대, 시장 경쟁도 치열KT가 11월 오픈한 천안 클라우드데이터센터에서 KT 직원들이 서버 등을 점검하고 있다. / 회사업무 환경을 스마트 오피스 환경으로 개선한다고 밝힌 KT의 직원들이 업무혁신을 위해 지급받은 아이패드로 기업용 상품 견적 사이트를 점검하고 있다. 스마트 오피스 환경은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적용했다.
표를 통해 각 분야에 어떤 기업이 진출했는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를 간략하게나마 확인할 수 있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업계의 거인들과 떠오르는 신성 아마존 등이 이 분야에 모두 진출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클라우드 컴퓨팅이 얼마나 각광받는 분야인지 쉽사리 짐작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들도 이 분야에 대해서 연일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가트너는 2009년 586억 달러였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시장규모가 2014년 1448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을 무려 26.5%로 예상했다. 주니퍼리서치에 따르면 모바일 단말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가 2009년 4억 달러에서 매년 88%씩 성장해 2014년에 9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클라우드 컴퓨팅에도 보완할 점은 있다. 모든 데이터를 사용자가 모르는 인터넷 저편 어딘가에 저장한다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특징은 보안에 대한 여러 우려를 자아낸다. 게다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자, 특히 IaaS 사업자의 경우 데이터센터를 전 세계에 두고 서비스를 해야 하는데 국가정보관리 차원에서 나라별로 데이터 저장 위치에 대한 규제가 있다는 점도 한계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클라우드 컴퓨팅이 ‘로컬’과 ‘단말기’, ‘인프라와 OS’라는 한계에 갇혀 있던 PC시대의 근간을 뒤흔든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적응과 활용 여부가 앞으로 많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이제 클라우드 컴퓨팅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당신의 선택만 남았다.
[최순욱 /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wooksoon.choi@gmail.com]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호(2011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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