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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아이콘 브랜드를 만들어라
입력 : 2011.01.17 19:4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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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한 주간지가 Daum과 Naver 대표 카페(회원 수 1만 명이상)를 대상으로 실시한 ‘유통 분야 아이콘 브랜드 조사’는 국내아이콘 브랜드들을 개략적으로 보여준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유통 산업에서 아이콘 브랜드는 라면은 신라면(최초 상기도 46%),수입 맥주는 기네스(최초 상기도 43%), 화장품은 아모레퍼시픽(최초 상기도 33%), 아웃도어 패션은 노스페이스(최초 상기도 41%),인터넷 쇼핑 사이트는 G마켓(최초 상기도 44%)으로 조사됐다.
강력한 관계 구축의 열쇠, 아이콘 브랜드 최근 아이콘 브랜드가 각광받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브랜드홍수의 시대에서 상품의 차별화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하루에도 수백여 가지 브랜드가 출시되면서 시장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경쟁력 없는 브랜드들도 점차 늘고 있다. 경영학자 톰 피터스는 이러한 현상을 10배 + 1/10배라고 명했다. 현대사회는 과거에 비해 브랜드는 10배 많아지고 품질은 10배 높아졌으나 차별화는 1/10배만큼 감소했다는 것이다.둘째, 콘크리트 소비자(Concrete Consumer)의 부상이다. 콘크리트 소비자는 기업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무감각해지고있는 소비자를 의미한다. 콘크리트는 외부 충격에 반응이 없다. 움직이거나 구부릴 수 없다. 현대 소비자도 이와 유사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상업적 광고 메시지가 범람하고 있으나 갈수록 소비자의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가 접하는 광고 메시지는 하루에 2500여 개이고 시청자의 9%만 방금TV에서 본 브랜드를 기억한다고 한다.이와 같이 상품 차별화가 더욱 어려워지고 콘크리트 소비자가 증가함에 따라 기업과 고객의 강력한 관계(Strong Relationship)구축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과 고객의 관계는 단발성 거래를 넘어 강력한 관계로 진화하는데, 강력한관계 구축을 위한 최적의 방안으로 아이콘 브랜드가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그림 참조). 많은 브랜드들이 단발성 거래에 그치는 반면, 아이콘 브랜드는 고객과의 강력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예컨대 아이콘 브랜드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스타벅스, 나이키,BMW, 애플, 할리데이비슨 등은 매스 컬트(Mass cult)라 불리는대규모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의 강력한 로열티에 힘입어 큰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아이콘 브랜드 구축 성공 전략 그렇다면 나이키, BMW 등 아이콘 브랜드의 대표 격들은 고객과의 강력한 관계를 어떻게 구축했을까?
매력타점에 집중하라 기업이 아이콘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객의 매력타점(Sweet Spot)을 발견하고 이를 충족시켜야 한다. 매력타점은 본래 야구나 골프 용어로서 마케팅에서는 소비자가 가장 크게 느끼는 심리적 혜택을 의미한다. 기업은 고객의충족되지 않은 욕구(Unmet Needs)를 간파하고, 이 중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최우선의 것, 즉 매력타점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고객에 대한 통찰력을 강화해야 한다. 시장에서 고객의 불만은 무엇이고 경쟁 업체들이 제공해주지 못하는 가치가무엇인지 명확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 소비자의 충족되지 않는 욕구를 파악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최근에는 소비자의 감성과 체험이 중요시되면서 정성조사의 필요성이 더해가고 있다. 하버드 대학 경영대학 잘트먼 교수는 인간의 사고는 95%가 무의식 중에 일어나며 나머지 5%조차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따라서 기업은 표적집단 면접법(FGI), 래더링(Laddering) 테스트, 참여관찰법 등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인텔은 고객 통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단순한 첨단기술이 아닌 고객이 가치를 느끼는 최고의 기술을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텔이 운영하는 PPR(People and Practice Research)이다. 인류학 및 사회학 전공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TV, 집, 거리 등을 둘러싼 세계 각국 사람들의 생활습관을 분석한 연구물을 실시간으로 선보인다. 세계 각국에서 사람들이 중시하는 가치와 열망 등을 이해해 소비자의 매력타점을 간파하는 것이 PPR의 목표다. 예컨대 인텔이 2009년에 중국에서 출시한 가정교육용 PC는 중국 부모들의 엄격한 교육관을 반영하여 소프트웨어 잠금장치 대신 실제 자물쇠를 달아 중국에서 인기를 모았다. 인텔은 중국에서 권위의 상징으로서 열쇠와 자물쇠가 지니는 중요성을 깊이 인식한 것이다.
기업이 소비자의 매력타점을 찾았다면 이를 브랜드의 핵심가치로 삼고 완벽하게 제공해야 한다. 식품 회사 풀무원은 1990년대 후반 두부 파동 등으로 인해 두부 등 기본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고객의 매력타점은 무공해 식품, 즉 ‘안전’임을 간파했다. 이에 따라 풀무원은 ‘식품이 아닌 안전을 판다’라는 비전을 추구했으며 엄격한 품질관리를 철칙으로 채택하고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원료 산지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으며, 제조에서 판매까지 전 과정의 클린(Clean)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업계 최초로 포장 두부를 출시하는 등 국내 식품 산업을 양의 시대에서 질의 시대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일관된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라 기업은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무의식 속에 브랜드가 각인되도록 해야 한다. 오랜 시간 동안 브랜드를 매개로 한 기업과 소비자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때 광고 등 고객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일관성은 매우 중요하다. 커뮤니케이션의 일관성은 해당 브랜드의 이미지가 흐려지지 않도록 하고, 일관된 콘셉트로 광고 캠페인을 전개함으로써 어느 경쟁사도 따라올 수 없는 브랜드 파워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Just do it’으로 대표되는 나이키의 광고 캠페인은 나이키의 고객뿐만 아니라 경쟁사의 고객까지 관심 있게 지켜보는, 단순한 광고의 차원을 넘어선 마케팅사의 기념비적인 족적으로 자리매김했다. 나이키의 광고 캠페인이 기념비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단순히 광고의 뛰어난 크리에이티브 때문만은 아니다. 나이키의 핵심적인 브랜드 메시지를 철저하게 지속적으로 전달함으로써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해왔기 때문이다. 나이키 광고 전략의 핵심은 광고에서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나이키라는 브랜드를 파는 데 있다. 나이키가 표방하는 핵심가치인 ‘최고의 경기력(Performance)’을 발휘하기 위한 ‘최고의 제품’이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오랜 세월 동안 흔들리지 않고 지켜온 나이키 광고의 성공 요소다.
소비자의 피드백을 반영하라 소비자의 참여 욕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생산적 소비자를 일컫는 프로슈머(Prosumer)를 넘어, 최근에는 창조적 소비자인 크리슈머(Cresumer; R&D, 생산 및 유통 등 기업의 프로세스 전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소비자)라는 신조어가 생겨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기업은 소비자의 의견과 제품에 대한 평가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소비자의 피드백이 곧 자사 제품을 아이콘 브랜드로 만들 수 있는 바탕이 되는 것이다. 피드백의 적극적인 반영은 그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성공적인 아이콘 브랜드들은 변화와 기술 발전을 받아들이며 끊임없이 진화해나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예컨대 질레트는 면도날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통해 타사에 비해 기술적으로 항상 앞서 나가고 있다. 또 이러한 기술적 발전을 Atra, Sensor, Mach3 등과 같은 브랜드에 적용하면서 Atra Plus, Sensor Excel 같이 지속적으로 이미지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 아이콘 브랜드를 표방하는 국내 기업들도 이러한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없는 브랜드 전략은 무모한 투자일 수밖에 없으며, 결국 시장에서 외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정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호(2010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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