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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살인자’ 췌장암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입력 : 2021.08.17 17: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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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초기증상이 없어 조기발견이 어렵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가는 췌장암은 흔히 ‘침묵의 살인자’라 불린다. 최근에 2002년 월드컵 영웅 중 하나로 우리에게 친숙한 유상철 전 인천유나이티드 감독이 향년 50세의 나이로 우리 곁을 떠났다. 2019년 췌장암 진단을 받은 지 1년 8개월 만이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븐 잡스도 같은 병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면역항암제, 표적치료제 등의 개발과 암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암을 정복할 날이 가까워졌다고 하지만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췌장암’은 아직도 5년 생존율이 모든 암 중 가장 낮은 10% 내외다. 가장 치명률이 높은 암이다.
췌장암 발병률은 최근 들어 더욱 증가하고 있다. 2021년 발표된 국가암정보센터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췌장암으로 진단된 환자는 7611명으로 전체 암의 3.1%를 차지한다. 암 중에서 여덟 번째로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도재혁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암의 조기진단이 어려운 까닭은 정확한 원인이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인데, 지금까지는 유전적 요인과 함께 흡연과 고지방식을 하는 사람이 췌장암 발생과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며 “가족력은 없는데 갑자기 당뇨가 생기거나 또는 기존에 있던 당뇨병의 급격한 악화가 췌장암의 경고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들도 있다”고 말했다. 췌장은 우리가 섭취하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소화시키는 소화 효소를 만드는 세포인 ‘선방세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인슐린, 글루카곤과 같은 당 조절에 필요한 호르몬을 만드는 약 2% 정도의 소도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선방세포’에서 만들어진 소화 효소는 췌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분비되고 소도세포에서 만들어진 호르몬은 혈액으로 배출되는데,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췌장암은 소화 효소가 배출되는 통로인 췌관에서 발생하는 선암을 말한다.
2002년 월드컵 영웅 중 하나로 우리에게 친숙한 유상철 전 인천유나이티드 감독이 향년 50세의 나이로 우리 곁을 떠났다. 2019년 췌장암 진단을 받은 지 1년 8개월 만이었다.
또한 췌장암은 90% 이상이 55세 이상에서 발생하고 특히 70세와 80세의 고령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남성이 여성보다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전적 요인도 있어, 특히 직계가족 중에 췌장암이 있는 경우에 없는 경우와 비교하여 9배 정도 발생 위험이 증가하며, 특히 직계가족 중 3명 이상 췌장암이 있는 경우 32배 정도 위험성이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흡연은 췌장암의 대표적인 위험인자로, 비흡연자에 비해 흡연자는 약 1.7배 정도 췌장암 발생 위험이 높다. 50년 이상 흡연을 한 경우에는 췌장암의 위험도가 2배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과음, 만성췌장염, 비만, 고지방식이 등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진단이 많이 되고 있는 췌장의 물혹, 즉 낭종성병변 중 일부는 췌장암으로 발전할 위험성이 있다.
도 교수는 “췌장두부(頭部)에 암이 발생한 경우에는 담관 폐쇄가 발생하여 황달이 첫 증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황달이 발생하면 초기에는 소변색이 매우 진해지고 이유 없이 가려움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황달이 오래 계속 진행되면 대변색이 회색이나 하얗게 변하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90% 이상의 정확도로 췌장암을 초기에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혈액검사법이 개발되어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기 이내 췌장암 완치율은 약 30%로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으며, 암이 전이되지 않고 췌장에만 발생해 있는 1기인 경우 완치율이 70% 이상인 한편, 최근에는 면역치료와 표적항암제 치료가 일부에서 치료 효과를 보여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
[박지훈 기자 도움말 도재혁 중앙대병원 교수]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1호 (2021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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