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펀드·브라질펀드 최근 수익률 회복세 롤러코스터 러브펀드 투자 괜찮을까

    입력 : 2017.10.20 14:26:05

  • ‘러브 펀드’와 다시 사랑에 빠질 때가 돌아온 것일까. 러브 펀드는 ‘러시아·브라질 펀드’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는 애증이 엇갈리는 존재였다. 수익률이 좋을 때는 한없이 좋았지만 한번 나락에 빠지면 끝을 알 수 없는 동굴 속으로 빠져드는 것처럼 수치가 수직 낙하할 때도 많았기 때문이다.

    수년간 롤러코스터를 수차례 탄 ‘러브 펀드’의 최근 수익률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수익률이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향후 수익률 전망에 대한 기대도 덩달아 커지는 분위기다. 사실 러브 펀드는 채 열 달이 지나지 않은 올해 안에서도 등락을 거듭하며 투자자 마음을 애태우게 했다. 올 중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수익률이 곤두박질쳤지만 최근 들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정치 안정 덕에 수익률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다.

    사진설명
    ▶브라질펀드 3개월 수익률 20% 후반대

    러시아펀드 수익률도 10% 웃돌아

    1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이 2007년 내놓은 KB브라질펀드 3개월 수익률은 28.03%에 달 한다. 최근 한달 사이 13%가 넘는 수익률을 일궜다.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펀드, 프랭클린브라질펀드(언헷지형), JP모간브라질펀드 3개월 수익률도 나란히 20%를 돌파한 상태다.

    하지만 지난 4월 전후로 브라질 펀드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지옥에 다녀온 듯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당시 브라질 증시 보베스파(Bovespa) 지수는 일주일 만에 10% 가까이 내리기도 했다. 브라질주식펀드 수익률이 일주일 새 14% 넘게 떨어지는 악몽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

    더 골치 아팠던 것은 향후 전망이 안갯속에 가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당시 브라질에서는 대통령 탄핵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상황이었다. 탄핵 이후 정국이 어떻게 흘러갈지, 어떤 세력이 새롭게 부상해 국가 운영의 채를 쥘지 정해진 패가 하나도 없었다.

    돈 냄새에 민감한 큰손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 당연히 브라질 증시를 놓고는 “일단 발을 빼고 보자”는 관망세로 대응했다. 브라질에 베팅했던 자금이 빛의 속도로 안전자산으로 회귀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정치 불확실성이 잡혔다. 정치가 안정을 찾고 이에 더해 원자재 가격까지 상승곡선을 그렸다. 브라질 증시는 원자재 움직임과 상관관계가 높다. 브라질 수출에서 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60%가 넘는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수출액도 올라가고 나라 전체 살림이 피면서 증시도 뛰는 구조다. 증시 발목을 잡았던 정치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원자재 가격은 올라가니 이후로 브라질 펀드가 연일 상승 랠리를 펼친 것이다. 3개월간 30%에 가까운 펀드 수익률을 기록한 이유다. 러시아 펀드 역시 최근 가파르게 수익률을 회복 중이다.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펀드 3개월 수익률이 12.41%, 키움러시아익스플로러펀드 3개월 수익률이 12.91% 선이다. KB러시아대표성장주펀드 3개월 수익률도 11%를 돌파했다.

    러시아 증시 역시 원자재 가격과 긴밀하게 연관돼 움직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4년 말 러시아 화폐인 ‘루블’은 반년 만에 달러 대비 화폐가치가 절반으로 추락하는 굴욕을 맛본 바 있다. 크림 반도 사태로 미국과 서방의 제재를 받은 데다 때마침 원유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었다. 이후로도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지지부진해 러시아 증시 역시 힘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급변한 상태다. 8월 중순부터 뒤늦게 발동이 걸린 러시아 RTS 지수가 3개월 내 최고가를 돌파하며 순항중인 상황이다.

    6월 말 러시아 RTS 지수는 958.83까지 떨어졌지만 지난 9월 15일 1123.43으로 회복했다. 올 2월 기록한 장중 최고치 1196.99가 머지않은 상황이다. 올 초부터 글로벌 증시 전역에서 랠리가 펼쳐졌는데 러시아 증시만 상대적으로 소외된 덕도 톡톡히 봤다.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루 예수상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루 예수상
    ▶원자재 가격 인상 여파 반사이익 본 데다

    정치 안정되며 경제성장 전망치 동반 상승

    전문가들은 대체로 러브 펀드가 향후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브라질 정부는 9월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1%포인트나 내렸는데 이를 두고 브라질 정부가 확고하게 경기부양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요동쳤던 민심도 빠르게 안정되는 분위기다. 탄핵 직후 나라가 망할 것처럼 우왕좌왕했던 것과 비교해서는 상당히 차분해졌다는 안팎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제 성장을 두고도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는 분위기다. 최근 엔히키 메이렐리스 브라질 재무장관은 2018년 브라질 성장률 전망치를 3.2%로 끌어올렸다. 그는 올해 브라질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0.4%에 불과했지만, 2분기 0.3%로 반등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가 전망한 3분기와 4분기 성장률 예상치는 무려 3.2%와 2.7%였다. 이 같은 추이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과 브라질 중앙은행 등이 예상한 전망치보다 훨씬 낙관적인 수치다. IMF는 브라질 내년 성장률을 1.3%로 제시한 바 있다. 브라질 정치 불확실성과 내수 부진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거란 전망을 한 것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내년에 브라질이 2%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러시아 증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됐다는 측면에서 앞으로 수익률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트라(KOTRA)는 최근 러시아가 올해 1~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해 올해 3년 만에 경제가 성장할 것이란 분석보고서를 내놨다. 이 같은 낙관적인 분석은 코트라만 내놓은 것이 아니다. IMF는 내년 러시아 성장률이 1%를 찍을 것으로 내다본다. 세계은행은 1.4%,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0.5%, 러시아 중앙은행 역시 1.1~1.4% 수치를 제시한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운영하는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이 제시하는 수치도 1.6%에 달한다.

    최근 극심한 부진에 빠진 러시아 경제 상황을 보면 절대 낮은 수치가 아니다. 러시아는 2015년과 2016년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올해 흑자전환에 이어 내년 안정적인 성장이 전망된다는 것이다. 러시아 교역량은 저유가 여파로 석유가스 중심 산업구조가 타격을 입어 2013년 이후 크게 감소했지만 올 상반기부터 전년 대비 플러스로 전환한 상태다.

    이미 이 같은 분위기는 실제 통계에서 일부 읽히는 분위기다. 9월 15일(현지시간) 러시아 중앙은행(CBR)은 정책금리를 종전 9.0%에서 8.5%로 0.5%포인트 낮췄다. 그러면서 CBR는 러시아 경제성장치가 상승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함께 밝혔다. CBR는 2분기(4~6월) 러시아의 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며 “투자 확대, 소비자 수요 증가, 생산 재고 회복이 경제 성장을 자극했다. 교역과 광업, 운송산업이 성장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CBR는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종전 1.3~1.8%에서 1.7~2.2%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러시아 관세청에 따르면 러시아의 올 상반기 수출과 수입은 전년보다 각각 29%, 27.1% 증가한 1675억달러, 1011억달러로 나타났다. 여러 지표가 러시아 경제가 수렁에서 빠져 나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유동원 키움증권 이사는 “러시아 증시는 올해 말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6.6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7배에 불과해 전 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됐다”며 “지수가 단기 급락할 가능성이 희박해 향후 상승장에 베팅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룰라 전 브라질대통령 징역형에 반발하는 시위
    룰라 전 브라질대통령 징역형에 반발하는 시위
    ▶원유 가격 연동 높은 취약한 증시는 문제

    환율 변동성 높아 꼼꼼한 예측도 필요

    다만 리스크 요인도 함께 짚어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러시아는 원유·천연가스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40달러 초반대로 급락하면 적잖은 타격을 받는다. 이는 브라질 증시에도 해당되는 사항이다.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은 동일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하나가 무너지면 다른 하나도 똑같이 추락하는 구조다.

    환위험도 잘 따져야 한다. 러시아 루블과 브라질 헤알화 환율 변동성은 항상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브라질은 10월 ‘뜨거운 감자’로 불리는 연금개혁안이 의회에서 통과될지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브라질은 최근 구조개혁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재정균형을 위해 노동·연금 개혁 작업을 강력하게 추진 중인데 노동법 개정안은 지난 3월 연방하원에 이어 7월 중순 연방상원을 통과하며 순항하고 있다.

    반면 연금 개혁안은 연방하원에 제출된 이후 아직 심의·표결이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10월 중에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지만 자칫 여야 간 의견이 엇갈려 개혁안이 부결되면 적잖은 소용돌이가 일 전망이다. 러브 펀드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라면 동유럽 펀드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상당수 동유럽 펀드가 러시아 증시를 바구니에 담은 경우가 많은 데다 동유럽 펀드 수익률 역시 최근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광의의 러브 펀드’에 들어갈 만하다.

    15일 기준 한화자산운용이 내놓은 한화동유럽펀드 3개월 수익률이 11.6%에 달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미래에셋동유럽업종대표펀드 3개월 수익률(12.31%)도 돋보인다. KB이머징유럽펀드 3개월 수익률은 4.25%, 1년 수익률은 28.14%로 경쟁 펀드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 템플턴이스턴유럽펀드 3개월 수익률은 6.27% 선이다.

    한화동유럽펀드를 예로 들어 7월 말 기준 투자 국가를 살펴보면 비중이 터키(32.37%), 러시아(26.38%), 폴란드(21.21%), 그리스(5.55%), 키프로스(3.29%)순으로 높다. 러시아 증시에만 투자하기는 위험하다고 느끼는 투자자가 러시아를 축으로 동유럽 전역에 투자할 목적으로 동유럽 펀드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동유럽 국가의 높은 배당수익률은 매력적인 대목이다. 한화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해 폴란드 증시 배당수익률은 3.9%, 체코 증시 배당수익률은 5.4%에 달했다. MSCI 기준 동유럽 지역 평균 배당수익률 역시 4.6% 수준이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배당수익률이 높으면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배당을 보고 들어온 투자자금 덕에 주가 회복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동유럽 다수 국가 배당이 높은 수준인 것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비과세 주식형펀드 세제 혜택도 관심

    세제 혜택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는 ‘러브 펀드’ 중에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가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좋다. 통상 해외 상장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면 15.4%의 배당소득세가 나온다.하지만 전용 계좌를 개설해 비과세 해외 펀드에 가입하면 투자 수익이 얼마가 나든 전혀 세금이 붙지 않는다. 이를 위해선 전용 계좌를 따로 만들어야 한다. 가입 자격도 묻지 않는다. 환매도 언제나 할 수 있다.

    다만 비과세 한도는 3000만원으로 정해져 있다. 이 한도가 올해로 종료된다. 그런데 지금 3000만원을 투자할 여력이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도 지금 계좌를 열어 놔야 한다. 올해가 가기 전에 가입신청서를 써야 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액수를 잘게 쪼개 여러 국가에 발을 걸쳐 두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내년부터 비과세 한도 기준이 ‘납입금액’으로 바뀌기 때문. 지금까지는 비과세 한도 기준이 ‘잔액’이었다. 예를 들어 A펀드에 3000만원을 들어 놓고 이 중 1200만원을 환매한 뒤 B펀드에 1200만원을 다시 들 수 있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당초 넣은 3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비과세 혜택이 없어진다. 왜냐면 ‘납입금액’ 기준으로 이미 3000만원을 부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신규로 계좌를 열어놓고 소액으로 여러 펀드에 두루 가입해서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비과세 혜택이 있는 러시아A펀드·브라질B펀드·동유럽C펀드·일본D펀드·중국E펀드에 각각 100만원씩 500만원을 투자해 펀드 포트폴리오를 갖춰 놓는 것이다.

    일단 올해 이렇게 작업을 끝내 놓으면 나머지 2500만원어치는 비과세 혜택이 끝나는 내년 이후에도 돈을 넣을 수 있게 된다. 러시아가 더 좋을 것 같으면 러시아에 돈을 더 밀어 넣고, 중국이 좋을 것 같으면 중국에 더 베팅하는 식으로 탄력 있게 대응할 수 있다. 만약 러시아 펀드만 미리 만들어놓고 다른 국가 펀드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내년 일본 시장이 아무리 좋을 것 같아도 세제 혜택을 고려한 투자기회는 이미 물 건너 간 셈이 된다. 해외 펀드에 가입하려면 통상 3거래일 정도 걸린다. 올 크리스마스가 되기 전까지 가입 신청서를 쓰는 게 안전하다.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의 판매 잔고는 최근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출시 1년 6개월 만에 2조원을 넘어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의 판매 잔고는 2조1027억원에 달한다. 8월 한 달간 판매금액은 2179억원이다. 출시 이후 월 판매금액 최고치 기록을 썼다. 누적 계좌 수는 49만3000개로 집계됐다. 50만 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말 예정된 제도일몰을 4개월 앞두고 세제혜택 상품에 가입하려는 투자자가 몰렸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한다.

    [홍장원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창간 7주년 특집호·제85호 (2017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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