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생과 창조경제로 경제위기 극복에 앞장서는 SK

    입력 : 2016.06.10 15:02:58

  • 최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SK그룹의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협력업체와의 상생경영부터 창조경제, 이란 진출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함 없이 앞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설명
    ▶상생경영의 키워드는 ‘교육’

    “물고기를 가져다주는 것보다 잡는 법을 알려줘야 서로 발전할 수 있다.”

    협력업체와 상생경영을 실현하기 위한 SK그룹의 모토다. 단순한 지원으로는 장기적인 상생이 힘들다고 판단해 본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모든 활동의 첫 키워드는 교육이다. SK는 2007년부터 ‘동반성장 CEO(최고경영자)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이 세미나는 그룹 차원에서 협력회사 CEO들을 대상으로 매년 총 10회에 걸쳐 경영전략과 리더십 등 경영에 필요한 사안들을 교육하는 대표적인 동반성장 프로그램이다. 현재까지 약 5500여 명이 참가했고 강의료는 SK그룹의 계열사들이 부담하고 있다.

    지난해 세미나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 동반성장 주관 위원회인 이문석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조기행 SK건설 사장 등 8명의 관계사 CEO와 89명의 협력회사 CEO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최태원 회장은 “SK가 추구하는 행복동반자는 달성의 목표가 아닌 영속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라며 “SK의 동반성장이 SK뿐만 아니라 협력회사에서도 경영철학이자 기업문화로 온전히 자리 잡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처럼 SK는 그룹 차원에서 동반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05년 ‘행복동반자경영’ 선언 이후 2006년 동반성장아카데미, 2009년 동반성장펀드 등 그룹차원의 다양한 상생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특히 2013년 동반성장 분야를 특화시킨 ‘사회공헌위원회’를 발족해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투자 부분은 2013년 3600억원이던 동반성장 펀드 규모를 2014년 4200억원으로 확대했다. SK는 이 펀드에서 협력업체에 저금리로 사업자금을 대출해 주고 있다. 이와 별도로 협력업체에 직접 투자하는 ‘동반성장사모투자펀드(PEF)’도 운영 중이다. PEF는 SK가 우수 기술력을 보유한 협력업체와 장기적 관점에서 함께하기 위해 지난 2012년 1000억원 규모로 조성했다. 지금까지 콘텔라, 동진쎄미캠, 성창 E&C 등의 협력업체에 투자가 진행됐다.

    이 밖에도 협력사와 벤처기업의 구인난을 해소하고 국가적인 고민거리인 청년실업 문제의 해결을 위한 ‘SK 고용 디딤돌 프로그램’도 화제를 낳고 있다.

    청년 구직자가 취업경쟁력을 높여 일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SK그룹이 직무교육과 인턴십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인턴십은 SK그룹의 협력사, 중·소·벤처기업이 연계돼 진행되기 때문에 협력사와 벤처기업의 구인난을 해소할 수 있는 1석2조의 프로그램이다. 올 1월부터 1기 참여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시작했고, 지난 4월에는 2기 참여자 1000명을 모집했다. 직무교육을 마치면 구직자는 지원한 기업에서 3개월간 인턴으로 근무하며 실무경험을 쌓게 되고 참여기업은 인턴의 근무평가를 통해 역량을 검증해 정규직 채용을 결정한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구직자에겐 직무교육 기간 중 월 50만원의 훈련수당, 인턴기간 중에는 월 150만원의 급여가 지급된다. SK는 교육과 인턴 과정을 수료한 구직자에게 수료증과 함께 프로그램 기간에 따라 취업지원금 100만~3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그런가하면 2013년부터 매년 울산시에서 개최되는 ‘2015 SK동반성장 협력사 채용박람회(이하 채용박람회)’도 해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채용박람회는 지역 청년 실업 해소와 중소 협력사의 우수 인재 채용을 직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SK가 주최하는 ‘지역맞춤형 동반성장 프로그램’이다.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동반성장위원회, 울산광역시가 후원하고 있다. 울산 지역에 사업장이 있는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건설, SK케미칼 등 6개 SK계열사의 우수 협력사 20여 회사가 참여해 박람회장에서 채용을 진행한다. 박람회를 통해 매년 70~80여명의 근로자를 채용하고 있는 구자관 삼구아이앤씨 대표는 “인력난 해소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며 “SK의 울산 지역 계열사가 모두 참여하다 보니 행사 규모가 제법 커 영남 지역 구직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지난 1~2회 채용박람회를 통해 입사한 인력들이 상당히 우수해 채용박람회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최태원 회장이 박지만 엘센 대표가 개발한 센싱용 반도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해 8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최태원 회장이 박지만 엘센 대표가 개발한 센싱용 반도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공정거래협약을 통한 2016년 상생 경영 약속 구체화

    SK는 지난 3월 25일 협력사와의 공정거래협약을 통해 상생 경영을 약속했다. 불공정행위 예방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기업과 중소 협력사가 그 세부방안에 대해 1년 단위로 사전에 약정하고 이행하는 제도다. SK와 협력사들이 체결한 협약은 경쟁력 강화 방안, 대금지급조건 개선 방안, 불공정관행 개선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올해 SK는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년 대비 300억원 증가한 총 6177억원의 자금을 지원한다. 협력사 CEO, 중간관리자 등 임직원 2만 여명을 대상으로 재무, 마케팅 등 경영 교육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동반성장아카데미’도 운영한다. 또한 불공정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윤리경영상담·제보시스템’을 개별 계열사가 아닌 그룹 차원에서 운영해 협력사들이 계열사와의 거래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주요 계열사별 상생 협력 프로그램도 가동된다.

    SK텔레콤은 신기술 개발에 나선 협력사에게 무상으로 시험장비, 연구 공간 등을 지원하는 ‘티 오픈 랩(T Open Lab)’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협력사들의 특허 출원을 지원하고 자신이 개방한 특허가 보다 많이 사용될 수 있도록 ‘특허고충 상담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SK건설은 협력사 선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공사를 수행할 협력사를 전자입찰로 선정할 계획이다. 협력사들의 원활한 자금 운용을 위한 지원도 진행된다. SK텔레콤은 협력사 1370개에 대한 하도급 대금 지급일을 ‘목적물을 수령한 바로 다음 날’로 지정할 방침이다. SK C&C는 마감일로부터 10일 이내에 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2차 협력사들의 하도급 대금 회수를 위해 신용보증기금에 출연, 보험금을 마련하고 이를 담보로 1차 협력사가 시중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대출받는 ‘동반성장 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문석 사회공헌위원장이 협력회사 대표들과 맞손을 잡고 동반성장 결의를 다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문석 사회공헌위원장이 협력회사 대표들과 맞손을 잡고 동반성장 결의를 다지고 있다.
    ▶창조경제로 국가 경제 경쟁력 업그레이드

    창조경제 모델의 대표적 사례로 손꼽히고 있는 SK는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 그룹 차원의 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우선 지난 1월부터 벤처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갖추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의 지원 수준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외형적인 면에선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 조직 규모를 확대 개편했다.

    그간 SK는 2014년 10월 창조경제혁신추진단을 구성하고 1실 3팀 체제로 실무조직을 운영해 왔다. 올해는 추진단 아래 창조경제혁신사업단을 신설해 전무급 조직으로 위상을 높였다. 또 실무조직도 2실(CEI기획실, CEI개발실) 5팀으로 확대했다. 인원도 지난해 25명에서 올해는 41명으로 늘렸다.

    내용면에선 투자자 다원화, 특허개방 확대, 해외시장 진출 다변화를 통해 벤처기업의 성장을 견인해 나갈 계획이다. SK는 벤처캐피털 중심의 자금 공급에서 벗어나 해외 자금과 국내 메이저 금융권을 끌어들여 투자자 유형을 다양화 시켰다. 1월에는 미국의 유력 투자회사가 참여하는 300억원 규모의 펀드도 결성했다.

    메이저 금융사인 KEB 하나금융도 SK가 지원하는 대전센터에 10억원 투자를 약속한 뒤 대전센터 내 4개 업체에 각각 1억원을 투자했다. 이와 별도로 SK는 대전과 세종 창조경제센터 입주 벤처기업을 위해 750억원의 펀드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벤처기업에 개방할 특허도 지난해 4300여건에서 올해 5600건으로 30% 확대했다. 정보통신, 에너지·화학, 반도체 외에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과 시스템 통합 관련 특허도 개방한다. 해외시장 공략 대상을 미국 중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 등지로 다양화시켰다는 점도 올해 크게 달라진 변화 중 하나다. SK는 사우디 최대 통신사인 사우디텔레콤(STC)과 중동에서 사업화를 진행할 기술벤처 두 곳을 선발해 지원했다. 앞서 SK는 벤처기업의 중동 진출 사례를 만들어 내기 위해 사우디 최대 통신사인 STC를 끌어들여 창조경제식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수출하고 양 기업이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육성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양해각서에 따라 양 기업은 창조경제 시스템 구축 노하우를 주고받으며 중동 시장에 진출시킬 벤처기업을 만들어 냈다. STC는 이번에 선발된 업체에 사무 환경과 인큐베이팅을 지원하며 조기정착을 돕는다. 중동의 정보통신 시장동향, 투자자 네트워킹, 마케팅과 유통망을 제공해 현지 사업화에 속도가 붙을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SK는 또 중국의 국영통신사 차이나유니콤과 손잡고 벤처기업의 중국 진출을 지원한다. 지난해 11월 중국 현지에서 한국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설명회를 개최했고, 일부 업체는 중국 측과 긍정적인 투자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해 육성 중인 벤처기업을 해외 유명 전시회에 참석시키면서 글로벌 시장 개척을 지원하기도 했다.

    특히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지원 중인 3개 벤처기업의 주력제품을 전시하고 우수한 기술을 소개했다. 이런 지원 덕에 대전센터에 입주 벤처기업들은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양질의 인력을 채용하는 등 선순환 효과를 누리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0월 선발한 ‘플라즈맵’(의료용 스마트 멸균 패키징)이 30억원, ‘스탠다드에너지’(차세대 에너지 저장 2차 전지)가 8억원을 유치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2기 벤처기업이 유치한 투자금은 44억2000만원으로 지난 1년간 1기 벤처기업이 유치한 금액(33억8000만원)을 넘어섰다. 2기 벤처기업이 고용한 인력도 입주 전 41명에서 15명(36.8%)이나 늘었다.

    대전창조경제센터에 입주해 지난해 MWC에서 칠레 정부 산하 농업연구소에 보유기술을 수출한 최병일 나노람다 코리아 대표는 “해외 전시회에 단독 참가했을 때는 비용 문제로 구석진 자리에 전시 부스를 배정받아 주목도가 낮았는데 SK 협력업체로 참석했을 때는 SK전시관에 들어가 주목도와 인지도가 높아졌다”며 “MWC에 참석한 후 20개국 70여 업체로부터 제품설명서와 사업제안 요청을 받았고 칠레 농업연구소와의 MOU는 그 중 하나에서 나온 성과물”이라고 말했다.

    올 MWC에 참석한 벤처기업들도 첨단 기술을 보유, 시장 경쟁력이 높은 업체들로 구성됐다. 대전창조경제센터가 인큐베이팅 중인 ‘와이젯(WISEJET)’은 근거리에서 3Gbps 이상의 고속 데이터 통신을 제공하는 미러링 기술을 전시했다. 대전센터에 입주한 ‘패밀리’는 스마트 기능을 장착한 공 모양의 반려동물용 장난감을 전시했다. SK가 직접 육성하는 브라보 리스타트 프로그램 참여기업인 ‘닷(DOT)’도 이번 전시회에 참석했다. 닷은 시각장애인용 점자 스마트 손목시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30개의 작은 핀이 내장된 웨어러블 기기인데 핀의 모양을 변형시켜 점자형식으로 텍스트를 표현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SK그룹이 지원하는 대전시와 세종시의 창조경제혁신센터는 해외 정부와 국제기구의 고위 인사가 잇따라 방문하며 ‘벤처 한류’를 전파하는 허브센터로 자리 잡고 있다. 대전과 세종센터에 고위 공직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센터를 찾은 해외인사들이 500명을 넘어섰다. 센터를 찾은 국가도 미국과 독일, 프랑스, 러시아, 호주, 중국,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 전 세계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대전센터는 정보통신(ICT)과 에너지 분야의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기관으로 알려지면서 해외 정부와 국제기구의 단골 견학코스가 됐다. 지난해 10월 세계과학정상회의 기간 중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과 사우디아라비아 과학기술처장이 다녀가면서 국제적인 명소로 부상했다. 스웨덴의 국회의원과 미국의 와튼 스쿨 교수들은 정부와 대기업이 협력한 벤처 육성 모델을 연구하기 위해 방문했다. 창업지원 기관 설립을 준비 중인 독일과 러시아의 지방자치단체는 부시장을 보내기도 했다. 미국과 네델란드, 싱가포르의 대학생들도 청년창업의 대표적 모델로 대전센터를 둘러봤다.

    세종센터에는 농업 생산성 향상에 관심이 많은 동남아시아 공직자들이 주로 방문했다. 지난해 6월에 출범한 세종센터는 스마트 기술을 접목, 농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농작물의 생육환경을 조절하는 스마트팜에 대한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필리핀의 농업정책 담당 공무원들이 세종센터를 찾아 스마트팜 운영 성과를 벤치마킹하고 돌아갔다. 최근에는 저개발 국가의 경제개발과 빈곤문제 해결에 주력하는 세계은행(World Bank)의 관계자도 세종센터를 찾았다.



    ▶창조경제로 지역경제 살리기에 올인

    2014년 10월에 확대출범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와 세종시 창조마을 시범사업은 지역 경제 활성화 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대전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연구도시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초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역할이 미미했다. 그간 서비스업 비중이 높고 제조업은 영세업체 중심인 저부가가치 경제구조를 형성하고 있었다. 2012년 말 기준으로 고용인력 21명 미만의 영세소기업이 92%나 된다. 지역경제를 이끌 대기업도 부족하다. 기술력은 우수하지만 지역경제를 살찌울 수 있는 기술은 없었다는 의미다.

    이러한 대전지역에 벤처창업을 통한 창조경제가 수혈되고 있다. SK는 지난 2014년 10월 대전시, 대덕특구의 연구기관들과 손잡고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확대개편하고 기술사업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대전센터는 벤처기업과 연구소기업을 발굴, 육성해 창업으로 연계시키는 창업지원기관이다. 대전 벤처기업의 기술력 강화와 사업화를 지원해 매출은 늘리고 새로운 고용 창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잘 되는 벤처기업을 많이 만들어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복안이다.

    세종시에서 진행 중인 창조마을 시범사업은 농가에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하는 기반시설을 갖춰 농촌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SK는 그룹의 주력 분야인 에너지 기술과 ICT를 농촌에 접목시켜 살고 싶은 농촌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우선 태양광 사업으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일부는 재판매해 수익원을 만들어나갔다. 세종시 연동면 일대에 하루 300Kw 규모의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 발전 장비를 설치해 생산된 전기의 일부는 에너지저장장치에 보관, 자체적으로 소비하고 나머지는 한전에 판매할 예정이다. 연간 약 7000만원의 수익이 예상되는데, 이 돈을 기금화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종잣돈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세종시 연동면 일대에는 100개의 ‘스마트 팜’을 설치했다. 스마트 팜을 이용하면 굳이 비닐하우스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휴대폰으로 생육환경을 모니터링해 필요한 작업을 할 수 있다. 비닐하우스 내부에 설치된 센서로 온도 변화를 감지해 덮개를 여닫거나 환풍기와 스프링쿨러, 열풍기 등을 작동시켜 농작물에 적합한 생육환경을 만들 수 있다. 작물도 수박과 토마토 등 고부가치 농산물을 재배하도록 유도해 농가소득을 꾀하고 있다. 스마트 팜은 고령화된 농촌의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고화질 CCTV와 연계해 도난과 훼손을 예방하는 장점이 있다. SK 관계자는 “품질과 생산성은 향상되고 생산비와 노동 부담은 줄어드는 1석2조의 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농작물의 생산과 출하, 판매를 체계적으로 챙길 수 있는 ‘스마트 로컬푸드 시스템’ 도입도 예정돼 있다. 농산물의 생산과 유통 전 과정을 잘 짜여진 기획에 따라 진행하는 영농방법으로 창조마을을 구현할 핵심 프로그램이다.

    농민들이 영농조직을 구성해 조직원들끼리 생산할 농작물의 종류와 생산량을 사전에 정하는 방식이어서 중복·과잉생산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대신 여러 농작물을 돌아가면서 재배할 수 있다. 유통 단계에선 특정 시기에 잘 팔리는 농작물의 흐름을 파악해 출하량을 조절할 수 있고 유통량에 따라 생산량을 줄이거나 늘리는 방식으로 탄력적 대응이 가능하다.

    또 다양한 농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공공기관과 학교 등 단체급식용 자재로 공급할 수도 있다. 농가 입장에선 일정한 소득을 안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K 관계자는 “고령화에 따른 일손 부족, 생산성이 낮아지는 농촌에 스마트폰이 부가가치를 높이고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ICT가 제2의 새마을 운동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이 이란 국영석유회사 NIOC 본사를 방문 로크노딘 자바디 CEO겸 이란석유부장관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이란 국영석유회사 NIOC 본사를 방문 로크노딘 자바디 CEO겸 이란석유부장관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이란 2위 자동차 생산업체인 SAIPA의 메흐디 자마이 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이란 2위 자동차 생산업체인 SAIPA의 메흐디 자마이 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란서 ‘3대 글로벌 파트너링’ 기반 마련

    그런가 하면 글로벌 시장에선 신시장 개척을 위해 ‘글로벌 파트너링(Global Partn ering)’ 전략 하에 그룹의 주력 사업인 에너지·화학, 정보통신, 반도체 분야를 주축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SK의 대표적 성장전략인 글로벌 파트너링은 해외 대표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한 뒤 기술협력, 자원협력, 마케팅협력 등의 방식으로 함께 성장하는 ‘윈-윈(Win-Win)’ 전략이다. 특히 최근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최태원 회장 등 SK경영진이 이란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번 이란 방문을 통해 인구 8000만 명의 새로운 신시장 이란에서 자원, ICT, 인프라 등 3대 분야의 글로벌 파트너링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유정준 글로벌성장위원장(SK E&S 사장 겸임),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 김준 SK에너지 사장, 송진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이 지난 5월 이란 국영석유회사, 국영가스공사, 자동차회사 등의 최고경영진과 릴레이식 면담을 갖고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NIOC(이란 국영석유회사)의 로크노딘 자바디 CEO 겸 이란 석유부 부장관, 셰예드 모흐센 감사리 국제담당 임원 등과 만나 SK와 NIOC간 자원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최 회장은 이날 면담에서 “SK와 NIOC는 지난 1990년 처음으로 원유 거래를 시작한 이래 여러 경제제재 속에서도 상호 우호적인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SK가 갖고 있는 석유개발, 정제, 화학 등 다양한 에너지 분야 역량과 NIOC의 자원 경쟁력을 감안할 경우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자바디 CEO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양사가 굳건한 우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최태원 회장과 SK그룹의 관심과 지원 덕분”이라며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후에는 더 많은 범위에서의 협력이 가능해진 만큼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추진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SK그룹은 그동안 에너지·자원 분야에선 중국 시노펙(SINOPEC)과의 우한 프로젝트를 비롯해 사우디 사빅(SABIC), 스페인 렙솔(Repsol), 일본 JX에너지 등과 석유화학·윤활기유 합작사업 등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을 진행한 바 있다.

    이란 2위 자동차 생산업체인 SAIPA와는 자동차 연관 비즈니스에 대해 포괄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과 SAIPA의 메흐디 자마이 회장이 이란 자동차 사업에서의 전략적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SK그룹은 지금까지 이란에서 진행해왔던 고부가가치 철강제품과 화학제품 등 기존 수출 주력 상품 외에도 카라이프(Car Life) 비즈니스로 영역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도 IoT 기반 사업협력을 위해 이란 에너지부, 이란 국영 가스공사 NIGC(National Iranian Gas Company)와 각각 MOU(양해각서)를, 이란 민영기업 ARSH 홀딩스와 별도의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이란에서 전력, 가스, 상수도 등 생활 필수 인프라 관련 통합 AMI(원격검침시스템) 서비스는 물론, 빌딩에너지 효율화 사업 및 스마트홈 서비스 등까지 다양한 IoT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9호 (2016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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