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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가 함께하는 행복나눔...지역사회와 동반성장하는 SK하이닉스
입력 : 2016.03.11 17: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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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관계자는 “외부 경영 환경 악화로 올해 투자 금액을 지난해보다 줄이려던 당초 계획을 철회하고 전년 수준과 같은 6조원을 집행한다”며 “과거 어려운 시기를 이겨온 고유의 ‘위기 극복 DNA’를 재가동하고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불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SK하이닉스 특유의 위기 극복 DNA는 노사가 함께하는 동반성장과 사회공헌 분야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자발적인 기부를 통해 조성된 ‘행복나눔기금’과 지난해부터 실시되고 있는 ‘임금공유제’ 등이 업계에서 회자되는 이유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정문에는 ‘행복문(Happy gate)’이란 이름이 붙어 있다. 세계 최고 반도체 회사로 날아오르는 동시에 구성원과 사회가 함께 행복해져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임직원들이 힘을 합쳐 동반성장을 구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매년 ‘동반성장 협의회 정기총회’와 ‘동반성장 데이’를 개최해 협력업체들과 선행 기술로드맵이나 윤리경영 방침, 동반성장 정책 등을 공유하고 있고, 이러한 지원을 2차 협력사까지 확대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나 이웃들과의 동반성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행복나눔기금’이 대표적인 사례다. 2011년에 시작된 ‘행복나눔기금’은 전체 임직원 가운데 85% 이상의 자발적인 기부로 조성됐다. 회사에서도 임직원의 기부만큼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해 총액을 구성하는데, 그 규모가 2012년 20억원, 2013년 24억원, 2014년 27억원으로 확대됐고 지난해에는 30억원을 사회공헌활동에 집행하고 있다.
특히 결식 학생에게 영양 도시락을 제공하는 ‘행복 플러스 영양도시락’은 임직원이 직접 참여하는 활동이다. 매주 한 번씩 수백 개의 도시락이 경기도 이천시의 SK하이닉스 공장에 배달되는데, 직원들이 주소를 하나하나 확인해가며 지역 내 결식 학생들에게 직접 아침 도시락을 건네주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여러 봉사 활동 중 하나를 선택해서 하는 것인데 아침이든 낮이든 근무 중에 하는 도시락 배달의 경우 자발적인 참여율이 높다”며 “참여 직원의 경우 한 달에 한 번 꼴로 도시락 배달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활동에 참여한 이들은 이천시 일대를 돌며 한 번에 60~100곳의 가정을 방문한다. 도시락 안에는 일주일치 분량의 밑반찬이 담겨 있다.
행복나눔기금으로 운영되는 또 하나의 사회활동 ‘희망둥지 공부방’은 지역사회 소외아동들이 친환경적인 시설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역 아동센터의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2011년 기초생활시설 개보수 작업을 시작으로 2014년 IT 학습공간 조성, PC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2억원 규모의 행복나눔기금을 활용해 경기도 이천과 청주의 16개 지역 아동센터에 친환경 IT 학습공간, PC 등을 지원했다.
SK하이닉스의 업종 특성을 반영해 IT과학 분야 재능 아동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사회공헌사업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 ‘행복한 과학기술 공모전’, ‘IT과학탐험대’, ‘로보 올림피아드 경진대회’ 등 세 가지 사업을 묶어 ‘하이슈타인’ 육성 프로그램이라고 부르는데, 하이닉스와 역사적인 물리학자인 아인슈타인의 이름을 합친 것으로 한국 과학기술 발전과 저변 확대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로보 올림피아드’는 SK하이닉스가 2012년부터 과학 영재의 발굴, 육성을 위해 지역 아동들에게 교육용 로봇키트와 과학 교육을 지원하고 있는 사업이다. 지난해 11월 경기도 이천과 청주 지역아동을 대상으로 네 번째 경진대회를 개최했고, 매주 지역 아동센터 아이들에게 로봇 키트를 제공하고 로봇교실 수업을 진행해 지역 소외아동의 과학에 대한 꿈을 키워주고 있다. 특히 대회 종목별 우승 아동에겐 이천 시장상과 이천 교육장상과 함께 IT과학탐험대 해외 견학 특전도 제공해 아이들이 대한민국 미래 과학의 성장동력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SK하이닉스 IT과학탐험대’는 지역 소외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국내외 과학시설 견학과 과학자와의 멘토링 등의 자리를 마련해 다양한 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잠재된 과학 재능을 발굴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2013년부터 시작돼 지난해에는 경기도 이천과 청주의 지자체와 교육지원청으로부터 과학 분야에 재능 있는 학생들을 추천 받았으며, 최종 평가를 통해 108명을 선발해 로봇·IT정보·항공우주 3팀으로 구성했다.
IT창의과학탐험대원 108명은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 견학을 시작으로 카이스트(KAIST) 휴머노이드 로봇연구센터와 나노 FAB 센터, 한국기계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우주공학센터 등을 방문해 기술 시연 및 강연, 과학자의 인터뷰 등을 각각 체험했다. 기술 시연에선 해파리 퇴치 및 원자력 로봇 시연, 무인항공기 시연, 열전기술 시연 등이 진행됐다. 또한 국내 견학 이후 우수 참여 학생 20명을 선발해 중국 우시의 SK하이닉스 생산법인과 알리바바 본사, 상해 대학 연구실 등 글로벌 IT산업 현장 체험 기회도 제공했다.
‘행복한 과학기술 공모전’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SK하이닉스의 후원을 받아 ‘IT로 나누는 희망’을 주제로 개최하는 행사다. 특히 아동보호, 노인복지, 장애인 생활편의 증진, 우주탐사 로봇의 4개 공모 분야를 통해 창의적인 IT인재를 양성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이웃을 위한 IT재능 나눔을 장려한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참가자 전원에게 솔루션 개발을 위한 오픈 소스(Open Source) 소형 PC ‘라즈베리파이’(Raspberry Pi)와 이에 대한 전문 교육이 제공된다. 이를 통해 하드웨어라고 할 수 있는 초미니 PC를 구동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등 소프트 인재 양성과 기반 조성이 기대된다.
과학 분야 외에 저소득층 아동의 재능 지원 사업 중 가장 주목받는 프로그램이 ‘행복나눔 꿈의 오케스트라’다. 2013년 하반기부터 행복나눔기금의 신규 사업으로 추진됐는데, 저소득층 일반 아동을 후원하는 ‘행복나눔 꿈의 오케스트라’(현재 총 90명)와 저소득층 음악 인재 아동을 후원하는 ‘음악 인재 양성 프로그램’(현재 총 10명)으로 구성됐다. 경기도 이천과 청주지역 저소득층 아동과 청소년(초·중학생, 음악인재는 고교생 포함)이 수혜 대상이다. ‘행복나눔 꿈의 오케스트라’는 지역 아동센터를 거점으로 아동 대상 악기와 레슨(주 1~2회)을 지원하고 지역별로 ‘행복나눔 꿈의 오케스트라’를 구성해 연주활동에 나서고 있다. ‘음악 인재 양성 프로그램’은 오디션을 통해 대상을 선발하고 악기, 개인 레슨 및 콩쿠르 참여 지원 중이다.
치매 등 기억장애를 앓고 있는 취약 계층의 어르신과 지적장애인을 위해 올해부터 ‘기억장애 수호천사(행복 GPS)’ 사업도 시행한다. SK하이닉스는 그 일환으로 지난 1월 22일 경기지방경찰청, 충북지방경찰청, 경기·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행복 GPS 전달식’을 진행했다. SK하이닉스는 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1차 700명에게 GPS 기반의 최신 웨어러블 배회 감지기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2년간 통신비를 지원한다. 대상자들에게 지급되는 기기는 보호자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돼 일정 구역을 벗어날 경우 자동으로 알림 메시지와 위치를 전송한다. 각 지방 경찰청은 이들의 실종사고 예방 등을 위해 긴밀히 협업할 계획이다.
노사가 협력해 임금인상의 일정액을 협력사 직원들의 처우개선에 활용하는 ‘상생협력 임금공유 프로그램’은 SK하이닉스 노사의 동반성장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해 6월 임금협상을 타결한 SK하이닉스 노사는 ‘임금 인상분의 20%를 협력사 직원들의 처우 개선뿐만 아니라 안전·보건 환경 개선에 지원하는 상생협력 임금공유 프로그램’을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직원들이 임금 인상분의 10%를 내면 회사가 똑같이 10%를 추가로 내놔 결과적으로 인상분의 20%를 지원하는 것이다. 그간 일부 기업이 성과를 협력사와 공유하는 ‘성과공유제’는 있었으나, 임금인상의 일정액을 협력사 구성원들에게 지원하는 제도는 처음 시도되는 일이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이 제도의 도입과 관련해 “SK그룹 편입 이후 최태원 회장과 SK그룹의 ‘상생협력을 통한 행복경영 실천’을 위한 기업문화를 노사관계 측면에서 적극 받아들여 이와 같은 발전적 임단협이 타결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의 발전이 지역사회의 동반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도시-농촌 상생 협력 프로그램’을 도입키로 했다. 이에 따라 농협과 연계해 직원들에게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해 제공할 계획인데, SK하이닉스 측은 농가에 연 100억원 규모의 안정적인 소득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노동조합은 1987년 노조 창립 이후 무분규 기록이 지속되고 있다. 회사와 근로자는 하나라는 ‘노사불이(勞使不二)’정신을 바탕으로 위기극복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SK하이닉스 노동조합은 2000년 말 유동성 위기에 맞서 2001년 임금 동결과 복리후생 제도의 유예(폐지) 등 고통분담을 통해 당면한 위기극복에 동참하겠다며 “우리의 자존심과 혼을 담보로 맡기고, 세계 최고의 품질로 보답하겠다”는 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노사가 ‘고통분담 및 자구노력 방안’ 합의를 통해 임원 30% 감축, 임금삭감, 희망퇴직, 무급휴직을 실시하며 경영위기를 극복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1일에는 남자 핸드볼 실업 구단 창단을 발표했다. 우리나라 남자 핸드볼은 1988년 올림픽 은메달, 2014년 아시안게임 은메달 등 대표적인 효자 스포츠 종목이다. 하지만 최근 아시아 각국의 추격과 세계 핸드볼의 발전 속에 국제무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몇 안 되는 실업 구단 중 하나가 해체를 선언하며 기반이 흔들리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실업 구단 창단을 통해 침체에 빠진 남자 핸드볼이 다시금 감동을 줄 수 있는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2009년부터 대한핸드볼협회 회장사를 맡고 있는 SK그룹이 남자 핸드볼의 침체 극복을 고민하는 과정에, SK하이닉스의 행보와 서로 부합한 측면도 있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핸드볼이 유럽에서 3대 인기 스포츠로 굳건히 자리 잡은 것을 비롯해 아프리카와 중동 등 세계 190여 개국이 즐기는 글로벌 스포츠인 만큼 전 세계 IT업체를 대상으로 활약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우리나라 핸드볼의 위상을 함께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스포츠를 통해 치열한 반도체 경영 환경에서 업무에 매진하고 있는 임직원들의 결속을 다지는 한편, 국내 핸드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모범적으로 구단을 운영해 대한민국 핸드볼이 세계무대에서 국위를 선양하는 스포츠 종목이 될 수 있게끔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가겠다”고 창단 포부를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코칭스태프 포함 20여 명 규모의 선수단을 꾸려 3월 초부터 시작되는 ‘SK핸드볼코리아리그’ 남자 실업 리그 1라운드에 참여할 계획이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6호(2016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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