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 접점을 늘려라…‘1등 백화점’ 롯데의 무한도전

    입력 : 2016.01.26 19:04:04

  • 2016년 롯데백화점의 키워드는 기획전, 아웃렛, 해외사업, 옴니채널 서비스 등으로 요약된다. 백화점 업계는 지난해 최악의 일년을 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계속된 경기침체 여파와 메르스 사태 등 소비심리 하락 악재가 연속해서 터져서다. 2016년 새해가 시작됐지만 올해도 경제 상황은 낙관할 수 없다는 게 지배적인 분위기다. 국내 일등 백화점 롯데의 고민이 커지는 대목이다.

    롯데는 그동안 최고급 최대 규모 최신식 등의 고급스럽고 선두를 강조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하지만 백화점 저성장 기조와 장기적인 경제 불황 속 새로운 전략과 대안을 마련 중이다. 이원준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문 대표가 이끄는 롯데백화점은 위기극복 전략의 일환으로 ‘소비자 접점 늘리기’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롯데팩토리아울렛 인천점
    롯데팩토리아울렛 인천점
    ▶소비자 찾아가는 대규모 기획전

    롯데백화점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대관행사 등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시도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대형 전시장 대관을 통한 ‘블랙 쇼핑데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K세일데이’ 등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고객을 위한 기획전을 펼친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은 소비심리가 떨어지고 협력사들의 재고문제가 심각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례없는 초대형 대관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4월에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 근처에 위치한 컨벤션센터 ‘세택(SETEC)’에서 두 차례에 걸친 ‘블랙 쇼핑데이’ 행사를 선보였던 것. 6일 동안 진행한 세택 행사에 30만명이 몰리고 총 60억원 매출을 올리는 성황을 이뤘다. 세택 행사 성공에 고무된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7월 일산 킨텍스에서 또 한 차례의 기획전인 ‘롯데 블랙 슈퍼쇼’를 개최한 바 있다. 대형 쇼핑 박람회 개념의 행사로 열린 ‘롯데 블랙 슈퍼쇼’에는 참여한 협력사만 320여 개, 총 200억원의 물량이 투입됐으며, 전 상품군을 한자리에 모아 최대 80%까지 할인해서 판매했다.

    4일간의 행사 기간에 방문객만 100만명, 매출은 당초 목표 대비 두 배 이상인 130억원을 올리며 역대 단일 행사로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10월에 열린 범국가적인 쇼핑 행사인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도 참여해 ‘롯데판 블랙프라이데이’ 대관 행사를 진행했다. 결과는 70만명 방문에 총매출 100억원으로 성공적이었다. 이선대 롯데백화점 홍보상무는 “대규모 대관 행사가 장기불황 시대에 새로운 성공 모델로 자리 잡았다”면서 이와 함께 “올해 강남점과 대구점 등 기존 점포 증축을 통한 전관 리뉴얼 작업도 마무리해 점포 경쟁력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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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팩토리아웃렛 등 유통 채널 확대

    롯데백화점은 아웃렛과 복합쇼핑몰 등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유통 채널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16개 아웃렛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백화점은 올해 경남 진주시와 전남 무안에 마트와 영화관이 결합된 도심형 아웃렛을 각각 오픈한다. 상반기 중에는 팩토리아웃렛을 2개점 이상 열 계획이다. 팩토리아웃렛은 ‘아웃렛을 할인한 아웃렛’이라는 콘셉트를 표방하며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5월 첫선을 보였던 유통 형태로 1호점인 인천 항동점의 반응이 좋아 전략적으로 추가 오픈을 검토 중이다.

    해외사업은 기존 진출 점포의 내실화를 다지면서 동시에 신규 출점을 병행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구사한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중국 5개, 베트남 2개, 러시아, 인도네시아에 각 1개 등 총 9개의 해외점포를 운영 중이다. 중국, 러시아 등 현지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나라는 우량 유통회사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입점 브랜드 강화 및 운영비용 효율화를 통한 체질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동남아지역은 기존 우량 유통회사 인수와 함께 신규 부지 확보를 통한 출점도 병행해 검토할 방침이다. 또한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쇼핑하는 고객들을 위한 옴니채널 서비스도 한층 강화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스마트픽 서비스, 모바일 DM, 스마트 쿠폰북, 비콘 서비스 등 다양한 업계 선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모바일 간편결제 수단인 엘페이(L.pay)를 백화점 전점에서 사용하도록 하여 결제 시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올 초에는 기존 스마트 쿠폰북에 대한 고객 편의성을 대폭 개선해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옴니채널 서비스로 유통업계를 계속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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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동남아 등 해외 사업 확대

    롯데백화점은 현재 중국 5개, 베트남 2개, 러시아와 인도네시아에 각 1개 등 총 9개의 해외점포를 운영 중이다. 2007년 러시아 모스크바점을 시작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에 지속적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아시아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뿐만 아니라 베트남 등 동남아의 성장성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향후 추가 출점 등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중국은 내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기존 유통채널들의 구조조정이 심화되는 등 격변기를 맞이하고 있어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최근 들어 성장률이 둔화되고 시진핑 정부의 반부패 정책 등에 영향을 받은 소비위축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의 백화점 시장에서는 지난 2015년 150여 개의 점포가 문을 닫았고, 대형 백화점 체인인 완다백화점은 점포의 절반 이상을 쇼핑몰로 업태 전환하기도 했다. 중국체인스토어협회(CCFA)에 따르면 중국의 백화점 시장은 2015년 4% 가까이 역신장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은 중국 기존 업체들의 위축과 구조조정을 기회 요인으로 보고 공격적인 사업전략을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백화점, 쇼핑몰, 아웃렛, 패션 브랜드 등 여러 채널들에 대한 적극적인 인수를 검토하는 한편, 기존 출점 점포에 대해서는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젊은 고객을 잡기 위한 젊은 백화점으로 차별화할 계획이다.

    중국은 현재 1985년 이후 출생자를 일컫는 ‘85後(빠우허우)’ 세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 ‘85後’ 세대는 풍요로운 집안에서 태어나 글로벌 수준의 눈높이와 정보력을 가졌고, SNS와 자기 삶을 즐기며, 강한 소비성향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롯데백화점의 중국 5개점에서 이들이 일으키는 매출은 30%에 달하며, 더욱 주목할 점은 50% 이상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들을 잡기 위해 ‘바이에토르’ 등 직접 소싱하는 K-패션매장을 늘리는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속 도입할 예정이다. 한편 알리페이와 텐페이 결제를 전점에서 가능케 하고, 웨이신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옴니채널 전략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의 베트남 시장 진출은 2014년 9월 롯데센터 하노이 개점을 통해 이루어졌다. 롯데센터 하노이는 백화점, 마트, 호텔 등 롯데그룹 계열사의 역량을 집중해 복합 진출한 사례며, 베트남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형상화한 65층 빌딩은 개점 당시부터 큰 화제가 되었다. 하노이점은 소비성향이 강한 하노이 젊은 층을 타깃으로, 컨템퍼러리 의류, 편집매장, 유럽 수입 브랜드 등을 대거 입점시켰다. 음식과 음료, 북카페 등 집객 시설을 통해 젊은이들이 머무르는 명소로 만들기도 했다. 베트남 호찌민점은 베트남 1위 백화점인 다이아몬드플라자를 지분 인수하여 베트남 2호점으로 오픈했다.

    롯데백화점은 호찌민에서 지속적으로 신규 부지를 검토하여 점포를 늘려갈 계획이다. 2013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문을 연 ‘롯데쇼핑 에비뉴’는 백화점, 쇼핑몰, 면세점, 롯데리아 등 롯데의 유통 노하우를 집중시킨 점포이다.

    롯데쇼핑 에비뉴점은 쇼핑 특화거리로 조성된 ‘메가 꾸닝안’ 지역의 복합단지인 ‘찌푸트라 월드 자카르타’ 내에 위치하고 있고, 쇼핑몰과 백화점에 500여 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에비뉴점은 오픈 4년차인 2016년에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M&A 등을 통해 점포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다이아몬드플라자 외관
    베트남 다이아몬드플라자 외관
    ▶사회공헌에도 적극적

    롯데백화점은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사랑의 쌀’ 기부행사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실시한 ‘사랑의 쌀’ 기부행사는 창립기념일의 거창한 기념식 대신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행사를 통해 고객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고 사회에 보답하겠다는 취지로 진행했다. 롯데백화점의 임직원들은 지난 3월부터 3만6000시간 달성을 목표로 봉사활동을 벌여왔다. 다음 봉사활동 점포를 지목하는 릴레이 방식 탓에 ‘러블리 버킷 챌린지’로 이름을 붙인 이 활동을 통해 롯데백화점 임직원들은 봉사 1시간당 쌀 1kg을 적립했다. 52개 점포가 모두 참여했고, 총 3만6000시간의 목표를 달성했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서울시 중구청에서 봉사활동을 통해 적립한 3만6000kg의 쌀을 사회복지 단체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에 기부했다.

    롯데백화점은 협력업체들과의 상생활동도 벌이고 있다. 이원준 사장이 직접 참여해 어려운 경영 상황을 헤쳐 나가고 있는 파트너사들의 애로사항을 듣는 소통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유커 등 외국인 전용 ‘에비뉴엘 글로벌 라운지’ 신설 유통업계의 ‘큰손’으로 자리 잡은 중국을 포함한 외국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벌이고 있다. 특히 씀씀이가 큰 고객들을 위해 백화점 내 ‘에비뉴얼 글로벌 라운지’를 오픈한 것. 이곳에서는 중국 고객들의 맞춤형 쇼핑을 도와주는 퍼스널 쇼퍼가 상주하고 있다.

    서울 소공동 롯데 에비뉴엘 명품관 2층에 자리한 ‘에비뉴엘 글로벌 라운지’에선 퍼스널 쇼퍼들이 VIP고객에게 쇼핑 가이드를 해주고 구매한 상품을 호텔까지 배송하는 서비스를 해준다. 당일 500만원, 연간 1000만원 이상을 쓴 외국 고객들만 사용할 수 있는 전용 라운지이다. 롯데백화점은 중국인 고객을 찾아가는 마케팅도 선보이고 있다. 중국 랴오닝성 TV여행 정보 프로그램을 통해 본점을 소개했으며, 웨이보·웨이신 및 메이파이(Meipai) 등 SNS를 활용해 백화점의 각종 행사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백화점 업계 최초로 본점, 잠실점 포함 7개 점포에서 알리페이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알리페이 결제 시스템은 기존 결제 수단보다 빠르고 간편하며, 세금 환급 절차도 간소화돼 유커들에게 편리한 쇼핑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연휴 기간에는 경품행사, 사은품 증정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잠실점, 부산점에서 가장 많이 구매한 중국인 고객 1명을 선정하여 2000만원 상당의 1.5캐럿 다이아몬드 왕관을 증정했고, 본점에서는 ‘100% 당첨 홍빠오 복권’ 행사를 진행해 총 8888명에게 복권 당첨 여부에 따라 쿠쿠밥솥, 캐리어, 인형, 담요, 마스크팩 등의 경품을 지급했다.

    [김지미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4호(2016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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