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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성장동력과 캐시카우 확보 도약발판 마련…한화, 태양광·면세점 양날개 달았다
입력 : 2016.01.26 19: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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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아면세점63이 있는 여의도 63빌딩
한화그룹은 지난 2014년 말 삼성그룹의 방산·화학 관련 4개사를 인수했다. 한화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 빅딜로 평가받는 M&A를 통해 글로벌 종합 방산 기업과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으로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12년에는 8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 수주하는 성과를 거두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화그룹은 현재 52개 계열사, 146개 해외 네트워크, 자산총액 169조원의 재계 9위 그룹으로 우뚝 선 데 이어 주요 사업부문에서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갤러리아 면세점 63 오픈 여의도 관광 금맥 찾는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12월 28일 63빌딩 면세점인 ‘갤러리아면세점 63’을 1차 개장했다. 올 상반기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전체 면적의 60%를 프리오픈한 것이다. 이번 개장은 중국 관광객이 선호하는 K 코스메틱 및 토산품을 주력으로 우선적으로 문을 연 것이어서 요커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화갤러리는 갤러리아면세점 63의 올해 총 매출 목표를 5040억원으로 잡고 있으며 2020년까지 5년 동안 면세사업 부문에서 총매출 3조원 이상을 달성할 계획이다.
한화는 면세점의 성공을 위해 서울의 동맥인 한강과 정치경제 중심지인 여의도의 관광 인프라를 묶어 신흥 관광 쇼핑의 명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중국 인바운드 여행사 200여 개와 고객유치 제휴 계약을 하고 중국 고객들을 대상으로 여의도만의 특화된 관광상품을 제안해 면세점 쇼핑을 적극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여의도 일대를 1일 코스로 체험할 수 있는 한류코스, 전통시장코스, 문화예술코스, 한강코스 4개의 테마형 여행코스를 개발해 제안하고 여의도 관광맵을 서울 주요 관광지에 배포할 예정이다.
갤러리아면세점 63이 들어서는 63빌딩은 면세점 오픈을 계기로 내부 관광시설을 새단장한다.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콘텐츠를 집약해 프리미엄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의 아쿠아리움인 ‘아쿠아플라넷 63’은 10개월간의 리뉴얼 공사를 거쳐 오는 7월 문을 열고 도심 속 자연 친화적 휴식공간을 선보인다.
한화는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다국어 통역지원과 무료 와이파이 등 부대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연간 18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63빌딩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면세점 오픈과 함께 백화점과 면세점의 통합 혜택이 가능한 원카드 서비스를 도입한다. 한화갤러리아에서 발급하는 모든 카드에 적용되며 기존 백화점 고객은 카드 추가 발급없이 여권번호 등록만으로 면세점 멤버십 혜택을 제공받게 된다. 특히 신용카드 기능이 있는 갤러리아 카드의 경우 결제와 동시에 백화점 고객등급과 연계된 면세점 등급 할인 혜택을 적용하기로 했다.
갤러리아면세점은 이와 함께 지상 3층에 VIP라운지인 ‘다이아몬드 라운지’를 운영해 국내 면세점 시장의 VIP 마케팅 차별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 라운지에서는 일대일 쇼핑상담은 물론 구매상품 결제와 주변 명소 예약, 공항인도장 연계 수령서비스 등 프리미엄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화 관계자는 “갤러리아 명품관의 경우 상위 1% 외국인 고객이 전체 외국인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명품관의 외국인 VIP서비스를 면세점에 접목시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관광 쇼핑 연결해 중국 관광객 유치 차별화된 쇼핑 공간에서 VIP서비스
층별로는 그라운드 플로어에 럭셔리 부티크 화장품 매장이, 1층에는 명품시계와 주얼리, 2층에는 국산 화장품과 패션 및 잡화 브랜드가 입점했다. K스페셜홀로 구성되는 3층에는 기념품과 음식점이 들어섰고 중소 중견기업의 아이디어제품 전문매장도 있다.
그라운드 폴로어는 전체 면세점 중 최대 면적층으로 매장 중앙 천장은 철제와 유리로 만들어진 돔으로 조성돼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연채광을 맞으며 면세쇼핑을 할 수 있다.
에스티로더, 랑콤, 바비브라운 등 수입화장품을 비롯해 설화수, 후, 라네즈 등 국내 화장품 매장도 입점하는 등 총 81개 브랜드가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오는 3월에는 이탈리아 하이엔드 명품 정장 브랜드인 스테파노리치 등 명품 브랜드가 들어온다. 최고급 명품 시계매장을 선보일 1층은 알마니, 버버리, 시티즌, 로즈몽 등 40여 개 브랜드가 임시로 운영된다. 쇼파트, 파네라이 등 최고급 명품시계 및 주얼리 브랜드도 속속 입점할 예정이다.
전체 면적을 오픈하는 2층은 국산 화장품인 K 코스메틱 화장품이 주를 이루며 패션 잡화 등 모두 148개의 브랜드가 입점했다.
중국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메디어스, 제이준, 웰라쥬, 더뮤즈 등 10개 브랜드와 중국 홈쇼핑 인기 브랜드인 입큰, 아가타, 로트리, 듀이트리 등 4개 브랜드도 고객을 맞고 있다.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편집매장인 신진디자이너 편집숍에는 실력 있는 유망 신인 디자이너 브랜드인 해프닝, 페이우, 플레이모노 등 13개 업체가 참여했다.
3층에는 국산 및 중소 중견기업 상품으로 구성된 K스페셜홀로 140개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일부 수입브랜드도 포함되어 있다. 한화갤러리아가 지원하는 충남 창조경제센터의 참여업체 상품인 금산 흑삼, 태안천일염 등 지역상품들도 판매된다. 한화는 농수축산 산지 생산자들과 협업해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세계가 인정하는 명품 농수축산품 브랜드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공예 기프트 매장인 한함에서는 전통 공예품과 전통의류를 만날 수 있고 홈쇼핑 전용관인 아임쇼핑은 중소 중견기업의 주방 가전 생활 잡화제품을 선보이는 아이디어 제품 전문숍으로 50여 개 업체가 입점했다.
포르투갈 태양광 발전소 영국 케임브리지 태양광 발전소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한화가 새로운 강자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2월 그룹 태양광 사업의 양대 축인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한화큐셀’로 통합해 셀 생산규모 기준으로 세계 1위의 태양광 회사로 새롭게 출범시켰다. 한화큐셀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시장뿐만 아니라 인도 등 신흥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며 글로벌 역량 및 사업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전력회사인 넥스트에라(NextEra Energy)와 1.5GW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의 모듈 공급계약을 하는 성과를 거뒀다.
5월에는 국내에서 1.5GW의 셀 공장과 500MW의 모듈 공장을 각각 짓기로 결정하는 등 국내 태양광사업도 적극 확대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지난 2015년 3분기 매출 4억2720만달러(약 4938억원), 영업이익 4030만달러(약 466억원), 당기 순이익 5240만달러(약 606억원)를 기록했다. 이 같은 매출액은 사상 최대 분기 매출액으로, 2분기 대비 26.4% 성장한 실적이다.
한화의 태양광사업은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자 수익성 없는 미래사업에 너무 투자를 많이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받아왔다.
하지만 통합 한화큐셀 출범 이후 첫 분기인 지난 2015년 2분기에 영업이익 100만달러를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3분기에 마침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화큐셀이 지난해 4월 넥스트에라 에너지와 체결한 1.5GW 규모의 모듈 공급계약은 태양광 업계 단일 공급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1.5GW의 모듈이 모두 설치된 후의 발전량은 대구광역시 전체 인구(약 250만명)가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전력량에 해당한다.
넥스트에라는 한화큐셀로부터 공급받는 모듈 전량을 미국 내에 건설 예정인 자체 태양광 발전소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한화큐셀과 넥스트에라는 2017년 이후 넥스트에라가 건설하는 태양광 발전소에도 한화큐셀의 모듈을 공급하기 위해 2016년 여름부터 우선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을 이번 계약 내용에 포함시켰다. 이러한 계약에 따라 한화큐셀은 넥스트에라로부터 지난해 5월 초 약 4851억원의 선수금을 수령하기도 했다.
한화큐셀 진천공장 조감도
한화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태양광 사업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충청북도 진천군과 음성군에 1.5GW의 셀 공장과 500MW의 모듈 공장을 모두 건설해 본격적으로 가동하게 되면, 이 지역의 고용창출 효과만 약 12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태양광이 침체기던 지난 2011년 10월, 한화그룹 창립기념일 기념사를 통해 “태양광과 같은 미래 신성장 사업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하며 그룹의 새 역사를 이끌 소중한 토대로 키워가야 한다”며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이나 불확실한 사업환경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해낼 수 있다’, ‘꼭 해낸다’는 믿음으로 묵묵히 추진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화가 지난 몇 년간의 극심한 태양광 침체로 적자를 내면서도 지속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김승연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화그룹이 태양광 사업은 다른 기업과는 차별화돼 있다. 단순한 사업을 넘어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에 걸쳐 태양광 에너지의 중요성과 효율성을 알리는 활동에도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큐셀은 지난 2013년 2월 다보스포럼이 열리는 다보스 콩그레스센터 지붕에 640장의 모듈을 이용해 총 280kW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했다. 또한 2011년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일본 동북지역의 학교들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기증했으며, 사막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중국 닝샤 자치구 링우시가 숲 조성을 하는 사업을 돕기 위해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기도 했다.
[윤재오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4호(2016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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