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산연, 아프리카 섬유투자조사단 파견 아프리카 ‘섬유의류 생산 메카’로 뜬다

    입력 : 2016.01.26 18: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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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가 떠오르는 섬유의류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은 치솟는 임금으로 생산기지로서 경쟁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고, 대안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국가에서 비슷한 상황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 하지만 섬유의류업에서 남은 생산기지는 아프리카뿐이라는 의견과 함께 아프리카의 취약한 인프라를 지적하며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 와중에 미국과 유럽 내 글로벌 의류회사들은 아프리카 국가에서 제품 생산을 이미 시작했거나 점차 물량을 늘리는 분위기다. 전 세계적으로 난민 문제가 대두되면서 잦은 내전과 열악한 생활 여건 속에서 허덕이는 아프리카 국민들을 미리 돕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미국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대미 수출에 무관세 등 혜택을 주는 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의 시한을 10년 연장한 2025년까지로 법안을 바꿨다. 아프리카 인프라 시장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는 중국은 대만계를 포함해 아프리카에 섬유의류 생산업체를 진출시키는 등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저마다 노동집약적인 섬유업을 통해 경제발전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외국기업 투자 유치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 섬유업계는 몇몇 아프리카 국가로부터 직접 투자 제의 요청을 받았다. 이에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아프리카 투자 여건을 조사하기 위해 섬유패션 전문가로 구성된 투자사절단을 꾸렸다.

    참석자는 성기학 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을 비롯 윤성광 직물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원대연 한국패션협회 회장, 조창섭 영신물산 대표(염색), 장두훈 신흥 대표(화섬직물), 강기갑 영덕산업 대표(염색), 윤수영 섬유산업연합회 부회장 등이다. 이들은 케냐, 우간다,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3개국의 투자환경을 돌아봤다.

    KENYA [케냐] 낮은 임금과 전력비용, 풍부한 노동력 케냐, 섬유의류봉제 새 투자처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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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섬유투자사절단이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 도착한 지난 12월 초. 날씨는 20도 전후로 한국의 선선한 초가을을 연상케 했다. 적도에 위치해 있지만 지리산 노고단 높이와 유사한 해발 1600미터 고지대라 연평균 기온이 16도로 사람이 살기 쾌적한 기후를 갖고 있었다. 아프리카 나라는 모두 더울 것이라는 건 편견에 불과했다. 나이로비 시내로부터 10분 거리에 위치한 사파리 국립공원에는 사자, 기린, 버팔로, 임팔라, 얼룩말 등이 광활한 평야를 누비고 있었고,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실제 주인공인 카렌 블릭슨이 살았던 저택은 박물관으로 만들어져 당시 생활상을 보여준다. 사람과 동물, 자연이 한데 어우러져 살아가는 케냐는 공용어 스와힐리어로 ‘걱정거리가 없다’는 뜻의 ‘하쿠나 마타타(Hakuna matata)’라는 말 그대로 평화로워 보였다. ▶케냐 장관 “섬유업에 적합한 노동력 보유”

    한가로운 케냐의 자연과 달리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케냐 정부는 2030년까지 연평균 10%의 경제성장을 이뤄 중소득 국가로 도약한다는 ‘비전 2030’ 목표를 세우고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를 적극적으로 꾀하고 있다. 특히, 자국 경제 개발을 위해 섬유의류, 신발, 피혁 산업을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고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아단 모하메드 케냐 산업기업부 장관은 “케냐는 한번도 사회주의 체제를 경험하지 않은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표방하는 국가로 금융시스템도 선진적이라 외국 기업들의 투자 적격지”라며 “케냐 정부는 섬유산업을 노동집약적 특성에 기반해 일자리 창출 면에서 중요한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내에서도 숙련된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기학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은 “한국은 중국,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 세계 섬유산업과 개발도상국 산업화에 공헌을 해왔다”면서 아울러 “동(East)아프리카는 향후 한국 섬유산업의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퍼즐에 중요한 중심축(pivot role)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케냐의 투자환경에 관심을 표명했다. 한편 케냐가 일하기 좋은 기후조건과 풍부한 노동력과 낮은 전력 비용 등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반면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게 단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권영대 주 케냐 한국대사는 “아프리카의 투자환경은 아직까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에 비해 도로, 철도 등의 산업기반 시설이 열위에 있으나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점차 개선되고 있어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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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성장기회법 10년 연장 호재 케냐 섬유산업은 농업, 관광업에 이어 수익사업으로 국가 경제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케냐 정부 차원에서 섬유산업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는 1980년대부터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케냐 섬유 산업은 정부 주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했으며, 케냐 의류업체들은 케냐가 대미 섬유류 수출 자유쿼터국이었던 점을 이용해 대미 수출에 집중했다.

    하지만 1990년대 미국의 갑작스런 무역제재 조치로 급격히 쇠락했다. 케냐의 섬유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되살아난 것은 아프리카성장기회법안(African Growth and Opportunity Act)이 발효되면서부터다. ‘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은 아프리카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 미국에서 무역 혜택을 주는 법을 일컫는다. 지난 2000년 5월 AGOA 법을 통해 아프리카 37개국은 자국의 일부 상품을 더 좋은 조건으로 미국 시장에 거래할 수 있게 됐다. 대부분 섬유제품이 주를 이룬 가운데, 케냐는 미국이 AGOA를 2012년까지 연장함에 따라 의류 산업의 미국 수출이 2억6500만달러(2008년), 1억9500만달러(2009년)로 증가했다. AGOA 법에 따라 이루어지는 수출의 94%를 의류 품목이 차지하고 있다. AGA법이 2015년 10월부터 재연장됨에 따라 케냐는 10년간 미국 시장에 무관세, 무쿼터로 의류 수출이 가능해졌다. 미국정부의 대외원조 기관인 ‘미국국제개발처(USAID)’ 케냐 지부의 후앙 에스트라다-발레 지부장은 “2019년까지 AGOA에 해당되는 8개국의 대미 수출(석유자원 제외) 증가율을 40%로 예상하며, 주로 섬유의류, 홈텍스타일, 신발, 커피, 원예작물 등의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며 “최근 AGOA가 2025년까지 10년간 연장돼 현지 섬유의류 투자 메리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USAID가 동아프리카 경제개발을 위해 맥킨지 컨설팅에 의뢰한 보고서에 의하면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 케냐와 에티오피아의 성장가능성이 높게 나왔으며, 특히 섬유의류, 신발, 피혁 산업을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고 지원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케냐 섬유업에 중국·대만계 투자 활발

    케냐의 섬유투자는 수출가공공단(EPZ)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초기에는 인도계 투자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중국의 인프라 건설을 위한 소프트론 지원과 함께 중국·대만계 섬유의류·봉제 투자가 활발한 상태다. 아띠 리버 수출가공공단(EPZ)에는 대만의 의류 생산업체인 뉴와이드그룹이 공장을 운영 중이다. 뉴와이드그룹은 연매출 6억달러(2014년 기준)에 직원 수 1만4000명 규모의 대만계 회사로 전 세계 21개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 공장에서는 8000명이 일하고 있으며 월 150만장의 화섬니트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주요 거래처는 월마트, H&M, 나이키, 푸마, 컨버스, 라코스테 등이다. 케냐의 수출가공공단은 케냐 산업기업부 산하 정부기관인 EPZ가 관리한다. 주 업무는 정부의 투자 허가에 대한 행정적 지원이다. 케냐의 47개 지방 중 19개 지방에 총 54개 EPZ구역이 설립되어 있다. 86개 회사가 가동 중이며 34개 회사가 준비 중이다. 약 5만명의 근로자가 연간 5.8억달러를 생산하고 있다. EPZ에 투자하면 10년간 법인세 면제, 이후 25% 면제,원재료는 무관세 수입 가능, 100% 외국 지분투자 허용, 전기세는 시간당 9센트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이곳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은 월 70~130달러 수준으로, 의류봉제 분야 임금은 중하위 수준에 해당한다. 파누엘 키덴다 아띠리버 EPZ 대표는 “EPZ의 장점은 각종 인허가 단일창구로 급행처리가 가능하고, 몸바사 항구에서 수출입 급행 처리, 관세 및 출입국 심사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아프리카 섬유산업 협력 위한 MOU 체결
    성기학 섬산연 회장과 (오른쪽) 자스윈더 베디 ACTIF회장.
    성기학 섬산연 회장과 (오른쪽) 자스윈더 베디 ACTIF회장.
    케냐에서는 한국섬유산업연합회와 ‘아프리카 면화섬유산업연맹(ACTIF)’ 간 한-아프리카 섬유산업 협력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ACTIF는 아프리카 지역의 면화, 섬유의류 분야 산업발전 및 무역 촉진을 위해 2005년에 설립되었으며, 아프리카 27개국의 국가연합 협회 및 회원 기업들로 구성된 단체다. 이번 MOU는 국제섬유생산자연맹(ITMF) 부회장이자 케냐 생산자협회(KAM) 전임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자스윈더 베디 아프리카 면화섬유산업 연맹(ACTIF) 회장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것. MOU의 주요 내용으로는 △섬유의류 분야 상호 협력 및 정보교환 활동 추진 △수출입 관련 무역장벽 제거 노력, 무역정책 관련 정보 제공, 투자촉진 활동 △패션·디자인·기술 등 인적자원과 관련된 상호 협력 확대 △지적재산권 보호 및 관련 정보 교환 확대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자스윈더 베디 회장은 “이번 협약 체결로 향후 한국기업의 아프리카 투자가 확대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아프리카 섬유산업이 한국의 선진 섬유기술 및 노하우를 도입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성기학 섬산연 회장도 “이번 MOU를 통해 한-아프리카 간의 섬유산업 협력이 강화되고 상호 투자와 교역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투자사절단은 케냐생산자협회(KAM)도 방문했다. 1959년 설립된 KAM은 정부와의 의사소통과 무역투자 촉진, 정책입법 활동 등을 수행하는 협회다. 필리스 와키아가 케냐생산자협회 회장은 “케냐의 섬유의류 수출은 지난 5년간 연평균 10% 이상을 기록했으며, 섬유의류는 케냐 전체 고용의 3%, 총수출의 8%를 차지하는 매우 중요한 산업”이라며 “케냐는 섬유의류 분야에서 다른 국가보다 비용과 전략적 가치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우간다 현지기업 ‘Fine Spinner’사 공장 내부
    우간다 현지기업 ‘Fine Spinner’사 공장 내부
    UGANDA [우간다] 우간다 공화국은 아프리카 중부 내륙에 위치하며 5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한반도와 비슷한 크기며 인구는 3760만명(2014년 EIU 추정치)이다. 해발고도 약 1200m에 위치하며 수도는 캄팔라다. 정원(가든)국가라 불릴 정도로 푸르른 수풀이 우거져 있으며 붉은 토양과의 조화가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한다. 반면 경제 상황은 여의치 않아 1인당 GDP는 1533달러(2013년 PPP기준)에 불과하다. 우간다에서 섬유산업은 주요 고용 창출 산업이다. 빈곤 완화와 외화 획득을 위한 주요 산업으로 장려되고 있다. 특히, 정부는 면화 생산과 섬유 부분과의 연결을 위한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우간다는 국토의 75% 이상이 경작 가능하며, 커피와 쌀 등의 농작물을 비롯해 면화재배를 위한 천혜의 기후조건을 갖고 있다. 2014년 섬유 수출액은 1600만달러, 수입액은 1억6100만달러로 무역수지 1억45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과 우간다 간 섬유류 교역 현황을 살펴보면 2014년 기준 한국의 대 우간다 섬유류 수출은 196만달러, 수입은 5000달러를 기록하여 약 195만5000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은 인조장섬유사이며, 주요 수입 품목은 기타 섬유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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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화 산업 발전위한 CDO 기구설립 우간다는 면화산업 발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지난 1994년 면화 품질 향상과 면화 산업 발전을 위해 우간다 면화개발기구(CDO)가 설립됐다. 이곳에서는 우간다 지역의 면화 생산과 가공, 마케팅 활동을 조사연구하고 있다. 졸리 K 사번 우간다 면화개발기구 상무는 “CDO에서는 면섬유 산업 육성을 위한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작농과 재배, 수확 등 분야의 영농 교육을 실시하고 이를 통한 생산성 강화와 농가 수익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사절단은 우간다 현지 섬유공장인 ‘파인 스피너스’사를 방문했다. 이곳에서는 면화부터 의류 완제품까지 수직통합생산 체제를 구축해 생산하고 있다. 아프리카 빈민국 관세 혜택에 따라 미국과 유럽, 캐나다, 호주, 일본, 인도, 중국 등에 수출 시 관세 혜택이 적용된다. 주요 생산 품목은 폴리에스터 혼방사, 혼방원단, 면 니트, 오가닉 커튼, 홈텍스타일 등이다.

    ETHIOPIA [에티오피아] 에티오피아 대통령 직접 나서 “한국 기업 성공토록 톱리더십이 적극 챙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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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기학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이 이끄는 섬유패션투자사절단이 지난해 12월 4일 에티오피아 대통령궁을 방문해 물라투 테쇼메 위르투 대통령을 접견했다. 이날 물라투 대통령은 “한국 섬유기업을 유치해 세계 섬유시장에서 한몫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2년 전부터 해외기업 투자 관련법을 정비하고 도로와 철도, 전기 등 인프라 스트럭처(기초설비)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기업이 진출하면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도울 것”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성기학 섬산연 회장은 “한국의 섬유업은 산업 개발 초반 외화 획득의 첨병이었고, 한국의 봉제산업이 경쟁력을 잃었을 때 중국,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 각국으로 해외투자를 시도해 그 나라 섬유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면서 “한국 기업이 갖고 있는 해외투자 노하우를 에티오피아 섬유산업을 일으키고 경쟁력을 갖게 하는 데 선용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번 면담은 지난 4월 한국을 방문했던 물라투 대통령이 성 회장에게 방문을 강력히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성기학 회장은 제2의 중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프리카 투자 여건을 조사하기 위해 섬유패션 전문가로 구성된 투자사절단을 꾸렸다. 아프리카 투자사절단이 에티오피아를 핵심 방문국으로 정한 데는 이 나라가 한국전쟁에 6000명 이상을 파병한 우방국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성 회장은 “한국전쟁 참전으로 맺어진 양국의 특별한 유대관계는 비록 지금까지 비즈니스 교류가 부족했지만 이제 파트너로서 새로운 전기를 맞을 적절한 시기”라며 “이번에 섬유의류 단체와 해외투자에 성공한 CEO들로 구성된 투자사절단 방문은 단기간에 성공적인 서플라이 체인(공급 사슬)을 완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물라투 대통령은 한국 투자사절단에게 에티오피아가 사업하기 좋은 나라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에티오피아는 인근 동북부 아프리카 안정에 기여하는 유엔평화유지군 활동을 하고 있으며, 수년간 계속된 정치적 안정과 치안에 문제가 없는 안전한 나라”라며 아울러 “지난 10년간 두 자릿수 경제성장률을 올리고 있는 투자가 유망한 나라로서, 앞으로 10년간 최빈국에서 벗어나 중소득(middle income)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 참여와 도움을 희망한다”고 전했다. 그는 계속해서 “한국 기업이 진출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톱 리더십이 계속 팔로우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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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간 두 자릿수 경제성장률 실제로 에티오피아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 중 하나다. IMF 통계를 근거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 사이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1위 중국(9.5%), 2위 인도(8.2%), 3위 에티오피아(8.1%) 순이다. 인건비가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도 강점이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나이지리아 다음으로 인구가 많고 인구의 절반이 18.4세일 정도로 젊다.

    2015년 인구는 공식적으로 약 9500만명이다. 2014년 기준 1인당 GDP가 1459달러로 세계 최저개발국(LDCS) 중 하나지만 지난 10년간 약 10%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섬유 및 의류산업은 에티오피아의 가장 큰 고용 창출원의 하나로 현재 3만5000명이 종사하고 있다. 주로 면제품 위주며 지난 2001년부터 발효 중인 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으로 직물제품의 대미 무관세 수출이 가능함에 따라 직물, 봉제 분야가 성장 추세다. 김문환 주 에티오피아 한국대사는 “에티오피아는 동북부 아프리카의 전략적 요충지며 앞으로 10년 내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큰 나라”라며 “우방국인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통해 에티오피아 산업화 성공이 앞당겨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드 인 아프리카>의 저자인 아케베 오쿠베이 총리 특별자문관(장관급)은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안정되고 치안이 안전한 곳이며, 선거 주기마다 정책이 바뀌지 않고 여당이 20년간 집권하면서 금융통화정책을 포함한 국가 정책의 연속성이 보장되는 나라”라며 자국이 투자하기에 적합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10년을 내다본 ‘Vision 2025’ 경제개발 정책을 통해 섬유, 의류, 신발, 가죽산업과 같은 경공업을 포함한 10개 우선(Priority) 산업 분야를 선정했다. ▶에티오피아 섬유산업 현황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섬유 및 의류산업은 에티오피아의 가장 큰 고용창출원의 하나로 3만5000명이 종사하고 있다. 주로 손쉽게 원재료를 이용할 수 있는 면제품 위주며 아프리카투자기회법(AGOA)으로 직물 제품의 대미 무관세 수출이 가능함에 따라 직물, 봉제 분야가 성장 추세다.

    중국, 터키 등의 기업 및 에티오피아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자국 섬유 생산품은 대체로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소량은 미국, 유럽, 아프리카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2014년 에티오피아의 전 세계 섬유의류 수출액은 9500만달러 수준이며 수입액은 8억55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7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에티오피아 비즈니스 포럼
    (사진 좌측부터) 이상진 산자부 국장, 성기학 회장, 타데세 장관.
    (사진 좌측부터) 이상진 산자부 국장, 성기학 회장, 타데세 장관.
    한국과 에티오피아 양국기업 간 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한 ‘한-에티오피아 비즈니스 포럼’이 지난 12월 3일 아디스아바바 시내에 위치한 캐피탈 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타데세 하일레 에티오피아 산업부 장관과 이상진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국장, 현지 유관기업 및 기업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투자사절단 대표로 나선 성기학 섬산연 회장은 “한국은 섬유의류 경공업 분야에서 제조와 마케팅 경험을 토대로 중국과 동남아에 진출해 그들 국가의 산업화 성공에 크게 기여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경험을 에티오피아의 경공업 분야 성공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실 타데세 에티오피아 섬유의류생산자협회 회장은 “정부의 산업개발 전략의 최우선 분야로 섬유산업 발전을 위한 섬유개발연구소를 설립하고 있으며, 산업공단 건립 계획에서 가장 많은 면적을 구상하고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타데세 회장은 에티오피아가 섬유업에 적합한 국가라는 점을 알리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에티오피아는 파키스탄의 면화 경적면적과 비슷한 300만헥타 규모의 토지를 면화재배 용도로 사용가능하다는 것과 섬유기술 분야의 교육 훈련기관 증가로 숙련된 인력이 많다는 점을 꼽았다.

    수자원이 풍부해 전기료는 1㎾당 5센트로 세계 최저 수준이며 친환경적 수력발전 공급비중이 높다. 또한 무관세 혜택으로 미국과 캐나다,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주요시장에 진출이 용이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에티오피아에 진출한 한국 투자기업인 신티에스(ShinTS)의 운영 사례가 소개됐다. 신티에스는 에티오피아 정부가 조성한 산업단지인 볼레레미 공단에 입주해 영업 중이다. 최근 신티에스 공장에서는 잭울프스킨과 쇼펠 등 고기능성 스포츠웨어를 생산해 독일에 성공적으로 수출했다. 이는 아프리카에서 만들 수 있는 의류가 베이직한 아이템에 그치지 않고 기술력을 요하는 전문제품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 22개 라인을 가동 중이며 고용인원은 약 1800명이다. 김동산 신티에스 법인장은 “아디스아바바 지역에서 인력을 구하기 수월하고 에티오피아는 최저임금 규정이 없어 중국이나 동남아와 비교해서 인건비가 유리하다”면서 “내년에 흑자로 돌아서고 내후년에는 200만달러 흑자를 예상하고 앞으로 10년 내 생산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이 들어와 공장을 운영할 때 애로사항은 연장근무를 하지 않는 아프리카 특유의 여유 문화와 현지 교통 여건이 좋지 않아 결근율이 많은 것 등이 있다.

    무엇보다 현지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은 과다한 물류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내륙에 위치한 이유로 인접국가인 지부티의 항만시설을 이용해야만 물자 반입이 가능하다. 에티오피아 투자청의 사무엘 아세파 베다소 사무국장은 이에 대해 “자체 항구는 없으나 대신 공단입주 시 통관과 출항의 간소화, 물류운송비 절감, 공단 인력훈련소 활용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로비·캄팔라·아디스 아바바 = 김지미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4호(2016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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