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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력 vs 비즈니스모델…창업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입력 : 2015.04.17 14: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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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은 그래서 ‘창업’을 주목한다. 하지만 창업도 쉬운 일이 아니다. 막대한 창업비용과 아이템 부재로 곤란을 겪기 때문이다. 불안한 직장생활을 이어가면서도 쉽사리 창업전선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결국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창업 관련 서적들이 대형 서점에서 언제나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여기 두 권의 창업 관련 신간이 있다. 이 책들은 창업이란 큰 주제에는 맞지만, 구성이나 아이템만 놓고 보면 완전히 다른 서적이다.
<운명(다산북스)>이란 이름의 책이 일본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는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일생을 통해 ‘창업’에 대한 이념적 이론을 제시한다면, <성공하는 스타트업을 위한 101가지 비즈니스 모델 이야기(한스미디어)>는 경영학 박사들이 선별한 다양한 사업구조와 성공요인을 통해 미래 어떤 사업이 각광받을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인 해답을 제시한다.
경영의 신에게서 창업의 마인드를 배운다 불과 33세의 나이에 ‘하버드 역사상 최연소 교수’로 임명된 존 코터 명예교수는 리더십의 전문가로 불린다. 그는 그동안 리더십과 이에 대한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언제나 기업이나 단체를 이끄는 리더, 그리고 조직을 모두 분석해왔다. 하지만 그가 오직 단 한 명의 경영인에만 집중했다. 바로 마쓰시타 전기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다.
그는 <운명>이란 책을 통해 마쓰시타가 ‘운명’처럼 기업경영에 뛰어들었고, 운명을 깨달은 후 막대한 부와 국민의 존경을 받을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1894년 일본 와카야마 현에서 태어난 마쓰시타는 초등학교 5학년을 중퇴하고 자전거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다 1918년 마쓰시타 전기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이후 내쇼날과 파나소닉이란 브랜드로 성장했으며, 1973년에 은퇴했다. 그는 은퇴 후에도 쉬지 않고, ‘마쓰시타 정경숙’이란 단체를 설립해 일본 정재계의 최고 인재들을 육성했다. 현재 일본 정재계의 젊은 4050대 리더들은 상당수가 바로 이 마쓰시타 정경숙을 통해 배출되고 있다.
기업의 성장을 중요시하면서도 사회적 책임에 각별했던 그는 1989년 향년 94세의 나이로 사망했는데, 당시 일본 내에서만 조문객이 2만명에 이르는 등 온 나라가 슬픔에 잠길 정도였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조지 부시 역시 조의를 표했다.
이처럼 일본을 비롯해 세계에 영향을 준 마쓰시타는 사실 불운한 시골의 허약한 아이였다. 그는 집이 가난했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일터에 나가 꼬마 점원이 돼야 했고, 그 결과 공부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또 몸은 허약해 성인이 돼서도 체격이 왜소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불운을 이겨내고 경영의 신으로 불릴 만큼 존경을 받는 존재가 됐다. 몸이 약했기 때문에 남에게 부탁하는 법을 터득했으며, 학력이 모자랐기 때문에 언제나 타인에게 가르침을 구했다.
존 코터 교수는 그가 어떤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역경을 운명으로 바꾸며 치열한 노력을 했기 때문에 전 세계 리더들이 가장 존경하는 지도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일생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존 코터 교수는 마쓰시타가 평생에 걸쳐 지속적으로 성장과 변화를 추구했다고 밝혔다. 20세기를 살았지만, 지금에 와서 그의 삶을 평가해보면 21세기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리더십을 제시하고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결국 창업이란 도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성장과 변화를 추구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강인하고 단단한 마음과 신념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초기의 그 마음을 언제나 유지하며, 항상 다음을 대비하는 사람이야말로 창업을 통한 경영자로의 변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마음 다음은 전략이다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일생을 통해 창업을 위한 마음가짐을 다졌다면, 실제 창업을 위해서는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단순히 마음만으로는 어떤 결과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스타트업을 위한 101가지 비즈니스 모델 이야기>는 바로 이 전략에 관한 책이다. 5명의 석박사들이 모여 2000년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새로운 사업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했다. 책의 제목인 비즈니스 모델은 상품과 서비스, 정보의 흐름을 엮어내는 사고의 틀을 의미하는데, 사실 이런 종류의 틀은 광범위한 이해당사자들의 역할과 잠재적 이익 가능성, 매출원 원천 등을 담고 있어 복잡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저자들은 이처럼 복잡하고 어려운 사업모델 중 101가지를 추려 총 4가지 방식으로 구분했다. 먼저 가장 단순한 구조의 모델로 개인, 기업, 시장에서 통용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 모델은 가장 큰 의미의 사업모델을 말하면서도 가장 원시적이며 정의되기 어려운 사업구조다.
두 번째로는 가치사슬형 사업모델이다. 사업주체들 간의 가치를 부여하며 서로에게 이익을 안겨주는 동시에 이를 연결시켜 윈윈하는 사업모델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패스트패션기업인 ‘자라(ZARA)’와 공구브랜드 ‘힐티(Hilti)’ 등이 있다.
세 번째 사업모델은 최근 가장 주목받는 있는 사업구조다. 바로 ‘플랫폼형 비즈니스 모델’로 부른다. 이 모델은 정보흐름이나 플랫폼의 거래 방식, 제공해주는 정보의 가치, 그리고 정보를 선택하는 방법에 따라 다양하고 새로운 사업모델이 존재한다. 워낙 다양한 분야를 갖고 있다 보니 관련 기업들과 플랫폼 역시 그야말로 방대하다.
마지막으로는 사회적인 가치에 기반을 둔 사업모델이다. 이는 기업경영의 첫 번째 대원칙인 이윤추구와 함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동등하게 지는 사업구조로, 다양한 스타일의 기업들이 포함된다. 최근의 협동조합과 지식연합 등이 바로 여기에 속한다.
<성공하는 스타트업을 위한 101가지 비즈니스 모델 이야기>는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사업 아이템과 함께 해당 아이템의 장단점, 그리고 개선방향까지 제시해 준다. 한마디로 보고서인 셈이다. 그래서 이 모델은 창업 희망자들에게 아주 중요하다. 창업하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제대로 된 아이템과 기획을 하지 못했다면 이 책을 통해 경영방식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종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5호(2015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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