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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열 기자의 혼맥지도]⑫ 범삼성가…CJ·한솔·신세계 한 뿌리 서로 다른 길
입력 : 2013.02.04 14: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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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고 이병철 창업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최근에는 이재현 회장의 아버지인 이맹희 씨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과 상속소송을 벌이면서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재현 CJ그룹회장은 범삼성가의 장손기업으로 적통을 분명히 하고 있다. 남대문로에 위치한 본사 사옥에 이병철 창업주의 흉상을 세울 정도다. 최근에는 중구 쌍림동 CJ제일제당 사옥에 3D 흉상을 설립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CJ그룹의 모태가 된 제일제당(현 CJ제일제당)은 오늘날의 삼성그룹을 일궈낸 모태기업이기도 하다.
이재현 회장의 혼맥은 그야말로 소박하다. 대학시절 연애를 통해 만난 김희재 씨와 결혼했다. 슬하에 경후, 선호 등 1남 1녀를 두고 있다. 이 회장의 장모는 ‘김치박사’로 유명한 김만조 씨다.
장녀인 경후 씨 역시 아버지인 이재현 회장처럼 연애를 통해 지난 2008년 결혼했다.
남편은 뉴욕 씨티은행에서 근무한 정종환 씨로 유학시절부터 연애를 시작해 결혼했다. 이재현 회장 역시 20대에 시티은행에서 일한 바 있어, 장인과 사위가 모두 금융권에서 일했다는 공통점이 눈에 띈다.
이재현 회장의 혼맥은 어머니인 손복남 씨를 통해 재계와 정계로 연결된다.
먼저 이재현 회장의 외조부인 고 손영기 씨는 경기도 지사와 농림부 양정국장을 지냈다. 손영기 씨는 이병철 회장이 안국화재(현 삼성화재)를 인수한 1958년부터 대표를 맡아 ‘미곡보험’을 출시하며 안국화재를 선두그룹에 올려놓는 등 출중한 경영능력을 보인 바 있다.
여기에 외삼촌인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손경식 회장은 부인인 김교숙 씨와의 사이에 희영, 주홍 등 1남 1녀를 두고 있는데, 이를 통해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과 노스페이스로 유명한 영원무역의 성기학회장을 사돈으로 두고 있다. 희영 씨는 이후락 전 중정부장의 손자인 이재환 씨와 결혼했는데, 재환 씨의 어머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다. 동생인 주홍 씨는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의 3녀인 성가은 씨와 결혼했다. 성가은 씨는 노스페이스 영원무역 마케팅 이사로 일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선호 씨가 앞으로 CJ그룹을 이끌어 갈 것으로 보고 있다.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과 동생인 이재환 전 상무의 그룹 내 계열사 보유 지분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재환 전 상무는 자신이 100% 소유하고 있는 회사 외에는 CJ그룹 내에 어떤 지분도 보유하지 않고 있다.
반면 이재현 회장의 자녀들인 경후 씨와 선호 씨는 모두 그룹 내에 둥지를 틀고 있다. 경후 씨는 CJ에듀케이션 대리로 일하고 있으며, 장남인 선호 씨는 지난해 여름 그룹의 핵심계열사인 CJ제일제당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두 사람의 결혼은 이인희 고문의 어머니인 고 박두을 여사가 주도했다. 박 여사의 조카인 박준규 전 국회의장의 중매로 이뤄진 것. 박 여사의 부탁을 받은 박 전 의장이 경북중학교 1년 후배인 조 전 이사장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매로 결혼한 두 사람은 슬하에 5남매(동혁-동만-동길-옥형-자형)를 두고 있다.
한솔가 2세들은 대부분 연애결혼을 통해 결혼했다. 장남인 조동혁 한솔그룹 명예회장은 고 이창래 서우통상 회장의 딸인 이정남 씨와 결혼했다. 이정남 씨의 오빠는 이용구 동아건설 회장으로 전문경영인이다.
차남인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은 대학시절 친구 소개로 부인인 이미성 씨를 만나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조 전 부회장은 지난해 지방세 고액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솔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조동길 회장은 안영모 전 동화은행장의 딸인 안영주 씨와 결혼했다.
눈에 띄는 것은 한솔제지 대표를 맡고 있는 선우영석 부회장의 부인이 바로 조동길 회장의 처형이란 점이다. 선우 부회장은 안영주 씨의 큰언니인 인숙 씨와 결혼했다. 조동길 회장과 선우 부회장이 동서지간인 셈이다.
조동길 회장은 지난해 장녀인 나영 씨를 시집보내며 맏사위를 들이기도 했다. 사위는 김앤장법률사무소의 한상호 변호사의 장남인 경록 씨다. 경록 씨는 지난 2011년부터 한국투자공사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희 고문의 장녀인 조옥형 씨는 권대규 HS창업투자 부사장과 결혼했으며, 막내딸인 조자형씨는 타이완계 미국인 빈센트 추와 국제 결혼했다.
아버지인 이병철 창업주의 경영스타일에 가장 가깝다는 이명희 회장은 대범하고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며 유통업계의 대표기업으로 불리는 신세계그룹을 일궈냈다. 이명희 회장의 혼맥 역시 화려하다. 시댁을 통해 언론사와 GS그룹, 현대그룹 등과 연결된다. 반면 2세대들의 혼사는 소박하게 치러 대조를 이룬다. 이명희 회장은 1967년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과 중매로 결혼했다.
정재은 회장의 아버지는 고 정상희 씨로 3, 5대 국회의원과 삼호방직 회장을 역임했으며, 이후에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사장을 지냈다. 신세계그룹의 화려한 혼맥은 이명희 회장의 아주버님인 고 정재덕 신세계그룹 고문을 통해 연결된다. 정재덕 고문은 슬하에 1남 2녀를 뒀는데, 이 중 장녀인 정다미 명지대 교수가 김동조 전 외무장관의 아들인 김민녕 한국외대 교수와 결혼하면서 꽃을 피웠다. 사돈가문인 김동조 가문을 통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현대중공업그룹, 그리고 GS그룹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김동조 전 장관은 슬하에 2남 4녀를 뒀는데, 차녀인 김영숙 씨를 통해 홍정욱 헤럴드미디어 대표를 사위로 두고 있다. 또 3녀인 김영자 씨는 GS일가인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과 결혼했는데, 허 회장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장남인 방준오 씨를 사위로 맞았으며,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장녀인 정현 씨를 며느리로 두고 있다. 이명희 회장 입장에서는 삼성 본가와 시댁을 통해 중앙일보 일가와 겹사돈을 맺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4녀인 김영명 씨는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6남인 정몽준 국회의원의 부인이다. 정몽준 의원은 현대중공업그룹의 개인 최대주주다.
화려한 혼맥을 자랑하는 이명희 회장이지만, 2세들의 혼사는 소박하게 치뤘다. 장남인 정용진 부회장은 한번 결혼에 실패한 후 지난 2011년 5월 플루티스트 한지희 씨와 재혼했다. 두 사람 모두 재혼이다. 한지희 씨는 한상범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딸이다.
정용진 부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은 초등학교 동창생인 문성욱 이마트 부사장과 2001년 결혼했다. 문성욱 씨의 아버지는 문청 전 KBS보도본부장이다.
[서종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9호(2013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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