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O] 옥수수로 만든 그릇 엄마들이 더 좋아해

    입력 : 2012.12.28 14: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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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수수와 사탕수수로 식기를 만든다? 3~4년 전부터 강남 초보 엄마들을 중심으로 ‘친환경 유아용 식기’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아토피와 환경호르몬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와 아기들을 위한 친환경 유아용 식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그래서일까. 아기용품 전문점들에는 벌써부터 친환경 유아용 식기와 수유용품들이 가득차 있다. 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 대형마트에서도 친환경 유아용 식기를 팔고 있지만, 선명하게 박힌 ‘Made in China’가 엄마들의 선택을 주저하게 만든다.

    이런 엄마들 사이에서 ‘아이엠콘(www.Imcorn.com·대표 전영애)’이란 친환경 유아용품 쇼핑몰이 관심을 받고 있다. 사탕수수 혹은 옥수수전분으로 만든 친환경 아기용품들을 전량 국내에서 생산해 일본과 북미지역으로 판매하고 있는 업체란 점이 엄마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유아기 자녀를 둔 엄마들의 필수용품으로 떠오른 친환경 유아용품 생산업체 아이엠콘의 전영애 대표를 만나봤다.

    외조 통해 창업 나서 “사업을 하게 될 줄은 저도 몰랐어요. 전에는 서울의 한 중소기업에서 경리 업무를 보는 평범한 회사원에 불과했으니까요. 그런데 결혼을 하고 난 뒤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업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물론 남편의 외조가 창업의 가장 큰 힘이 됐죠.”

    전영애 대표는 당초 사업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사업에 눈길이 갔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사업에 관심을 갖자 어떤 아이템을 선택할지가 고민되기 시작했다.

    “친환경 아이템 중 하나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제가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서 주변에 아기 엄마들이 많았어요. 값비싼 유아용품을 쓰면서도 불안해하는 엄마들을 만날 수 있었죠. 그래서 친환경 제품이면서 아기들이 사용할 수 있는 유아용품에 관심을 갖게 됐고, 옥수수로 만든 식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아이엠콘은 그렇게 시작됐어요.”

    그러나 아이템을 찾아도 이를 생산할 공급업체를 찾는 것이 또 다른 문제가 됐다. 식기가 주요 제품인 만큼 플라스틱 제품과 똑같이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재료는 친환경 원료를 써야 했기 때문에 제조업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 부분은 남편의 외조를 받았다고 한다. 전 대표는 “남편이 주말이면 수도권 일대 친환경 용기 제작업체들을 직접 방문했어요. 그렇게 지금의 공급업체를 만났고, 다양하면서도 예쁘고 귀여운 아기용품들을 받을 수 있게 됐죠”라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몰 역시 남편의 도움으로 제작됐다. “2년 정도 아이템 선정 과정과 시장조사를 했는데, 해볼 만한 사업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처음부터 크게 사업을 할 정도로 자금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라서 인터넷으로만 판매에 나섰죠. 지금의 홈페이지도 그때 남편이 만든 겁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문을 연 아이엠콘은 서서히 입소문을 통해 엄마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전 대표는 “지난해 여름 인터넷 쇼핑몰을 오픈한 뒤 지금까지 매달 150~170% 이상 매출이 오르고 있어요. 폭발적인 성장세라고 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친환경 제품이란 입소문이 퍼지면서 초보 엄마들 사이에서 아기를 위한 필수용품이란 말이 나올 정도랍니다”라고 강조했다.

    취급하는 품목도 늘었다. 당초 친환경 유아용품만을 판매했지만 현재는 수유용품은 물론,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주방용품도 판매 중이다.

    특히 한 연예인이 방송에서 ‘식판 다이어트’로 살을 뺐다는 말을 한 후, 친환경 유아용 식기의 판매량이 급격히 늘었다고 말했다. 20대 여성들의 경우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작은 식판을 찾는데, 아기를 위한 유아용 식판이 크기도 작고 디자인이 예뻐 잘 팔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제 곡물가 상승이 고민거리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오다 결혼 후 사업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전영혜 대표의 고민거리는 없을까. 이에 대해 그녀는 “자연재해와 이상기온으로 몇 해 전부터 계속 오르고 있는 국제 곡물가격이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답했다. 친환경 유아용품을 취급하는 그녀가 곡물가에 민감하다니 의아스럽다.

    “친환경 유아용품과 수유용품, 주방용품들은 모두 옥수수와 사탕수수로 만들고 있어요. 당연히 국제 곡물가격이 오르면 제품의 원재료가 되는 옥수수와 사탕수수의 가격도 오르죠. 원자재 값이 오른다고 생각하면 돼요. 선진국 제품과도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품질에 가격은 대형마트 수준에 맞추다 보니 이익이 적은데,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죠.”

    그래도 가격을 올려 받을 생각은 없단다. 오히려 많은 엄마들과 주부들이 자신이 취급하는 친환경 제품을 알아주기만을 기대하고 있다.

    “엄마라면 친환경 제품이 얼마나 좋은 건지 잘 알고 있죠. 하지만 가격이 높으면 주머니 사정 때문에 사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에요. 저도 주부인데 그런 사정을 모르겠어요. 그래서 저는 최대한 합리적인 가격에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제품을 내놓을 겁니다. 지금 당장 큰 이익을 낼 수 없을지 몰라도, 엄마들이 좋아한다면 이 일을 꾸준하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평범한 회사원으로 지내다 결혼 후 사업가의 길로 들어선 아이엠콘의 전영혜 대표.

    아내로서, 주부로서, 그리고 사업가로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에서 한국의 어머니가 보인다.

    [서종열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8호(2013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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