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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재계 인사 주목받는 인물들…오너중심 새진용 다져
입력 : 2012.12.28 14: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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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인사는 해마다 연말 재계를 달구는 핵심 이슈다. 인사를 통해 무대 전면에 부각되는 인물도 있고 무대 뒤로 쓸쓸히 떠나는 임원도 있기 마련이다. 삼성, LG, GS, LS, 신세계, 코오롱, 동부 등 연말 임원 인사를 단행한 그룹들은 세대 교체, 성과 보상, 학벌 파괴, 여성 발탁 등의 인사 키워드를 꺼냈다. 2012년 재계 인사를 통해 주목 받는 인물들은 누굴까.
이 부회장은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 경영 전반을 챙기는 중책을 맡는다. 지금까지는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 대외 거래처를 확충하는 역할에 주력했지만 앞으로는 이 부회장의 행보가 더욱 넓어질 것이라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COO라는 타이틀은 떼고 전자 부회장으로서 사업 전반을 챙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까지 COO로서 CEO를 보좌하고 있었다면 앞으로는 최고경영진으로서 폭넓게 경영 활동을 펼칠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이 2013년 3월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지성 부회장의 뒤를 이어 등기이사로 등재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부회장의 승진 시기는 이건희 회장 취임 25주년과도 맞물려 있다. 이건희 회장은 2012년 11월 30일 취임 25주년 기념식에서 “우리가 갈 길은 아직 멀다. 위대한 내일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자”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초일류기업 삼성의 역사를 건설하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에게 보다 적극적인 역량 발휘를 주문하는 차원에서 부회장 승진을 결심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재용 부회장은 경복고와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삼성전자 총무그룹에 입사했다. 일본 게이오대 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미국 하버드대 경영학 박사를 수료했으며, 2001년 경영기획팀 경영전략담당 상무보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했다. 이어 최고고객책임자(전무)와 최고운영책임자(부사장)를 거쳐 2010년 말부터 사장으로 일해왔다. 입사 21년 만에 부회장을 단 그의 나이는 2013년 기준으로 만 45세. 이건희 회장이 이병철 선대 회장이 별세하자 회장으로 부임했던(만 45세) 나이와 비교하면 빠른 편도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번 인사는 ‘금융사에서도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기업이 나와야 한다’는 이건희 회장의 소신과 맞물려 있다. 지난 2010년과 2011년 보험사 경험이 전혀 없는 박근희, 김창수 두 경영자를 각각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로 보낸 맥락이 연결된다는 것이다. 박 부회장은 중국 삼성을 도약시킨 주인공이고 김창수 사장 역시 삼성물산 해외플랜트 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다.
박 부회장은 카드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2004년에는 삼성캐피탈과 삼성카드 사장을 잇달아 역임하면서 두 회사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2005년부터 6년 동안 중국 본사 사장을 맡았고 2010년 삼성생명 보험담당 사장에 취임한 데 이어 지난해 6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또한 청주상고와 청주대 상학과를 졸업해 ‘학벌 파괴’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 인사로는 김종중 사장의 전략1팀장 임명이 핵심이다. 전략1팀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전자 계열사의 사업 전반과 재무 현황을 파악하고 그룹 내 전자 관련 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재무·전략을 조율하는 막중한 자리다. 미래전략실의 핵심 포스트로 꼽히는 이유다.
1956년생인 김 팀장은 경북 영주에서 출생했고 중앙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경리과에 입사해 삼성전자 경영지원 파트에서 경력을 두루 쌓은 재무관리통이다. 1995년 그룹으로 이동해 삼성 비서실 재무팀 업무를 수행했고 2003년 삼성 기업구조조정본부 재무팀 상무, 2005년 그룹 재무팀 전무를 역임하면서 재무관리통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2008년에는 삼성전자 업무지원실장을 맡아 그룹과 계열사 간 조정 역할을 이어갔다. 김종중 사장 전에 전략1팀장을 맡다가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인 전사 경영지원실장으로 간 이상훈 사장도 눈에 띄는 인물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보폭이 한층 넓어짐과 동시에 이상훈 사장이 삼성전자로 내려온 것은 이 사장에 대한 이 부회장의 신뢰와 의존도가 높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훈 사장은 1955년생으로 경북대 사대부고와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삼성전자에서는 주로 경영지원실에서 경력을 쌓은 대표적인 재무관리통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그룹장으로 일하면서 당시 삼성전자로 입사한 이재용 사장과 인연을 맺었으며, 오랜 기간 교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조 신임 사장은 1976년 용산공고를 졸업한 뒤 금성사(옛 LG전자)에 입사해서 35년 넘게 강한 의지와 실행력을 바탕으로 세탁기 사업에 매진했다. 1998년에 세계 최초 다이렉트 드라이브 기술을, 2005년에는 세계 최초 듀얼분사 스팀 드럼 세탁기를 각각 개발했다. 특히 LG 트롬 드럼세탁기를 북미를 비롯한 전 세계 시장에 널리 알리는 데 중추 역할을 했다.
GS그룹은 오너 경영자들이 대표이사로 올라서면서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양상이다. GS칼텍스 허진수 부회장이 신임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을 진두지휘한다. 신임 허진수 대표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친동생이다. 그동안 대표를 맡았던 허동수 회장은 GS칼텍스와 GS에너지의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서 한발 물러선다.
GS그룹은 또 허창수 회장의 아들인 GS건설의 허윤홍 상무보를 상무로 승진시키고, 허동수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GS칼텍스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허창수 회장의 사촌동생인 허연수 GS리테일 부사장은 사장으로 올라섰다. 허창수 회장의 사촌인 허용수 GS에너지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오너 일가가 약진했다. LS그룹 역시 오너 일가가 3개 부문을 맡아 책임경영 기조를 유지했다. 구자열 LS그룹 신임 회장을 주축으로 해서 구자엽 산전 사업부문 회장이 LS전선 사업부문 회장을, 구자용 E1 회장이 E1 사업부문 회장을, 구자균 LS산전 부회장이 산전 사업부문 부회장을 각각 맡는다.
구자엽 회장은 1976년 LG화재(현 LIG손해보험)에 사원으로 입사한 뒤 런던 지사에 근무하면서 해외시장 개척을 주도했다. 1996년에는 LG건설(현 GS건설)로 이동한 뒤 2000년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2004년 가온전선 대표이사로 옮긴 후에는 경영시스템의 구조적 개선과 신사업 발굴에 매진해왔다.
구자용 회장은 2005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LPG에 한정돼 있던 E1 사업 영역을 스포츠 브랜드, 물류 등으로 확장시켰다. 특히 프로스펙스를 인수하는 등 강력한 추진력을 보여줬다.
구자균 부회장은 고려대 법학과를 거쳐 미국 텍사스주립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10여 년 간 경영학 교수로 인재 양성에 힘쓰다 2005년 LS산전으로 자리를 옮겼다. 탄탄한 경영이론과 실무를 접목하여 그린 비즈니스 분야를 적극 육성하는 등 LS산전의 신성장동력을 마련했다.
아울러 LS그룹은 구자철 한성 회장을 한성의 모기업인 예스코 회장으로, 구자은 사장을 LS전선 대표이사 CEO에 각각 선임했다. 구자은 사장은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외아들로, 지난 1990년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에 입사한 후 1999년에는 LG전자로 이동해 해외에서 주로 근무했다. 2004년 LS전선으로 자리를 옮겨 주요 사업부를 두루 경험했다. 2009년 LS-Nikko동제련 CMO를 거쳐 지난해 사장 승진과 함께 LS전선 대표이사 COO를 맡아왔다.
신세계는 주력계열사인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대표를 모두 교체하는 사상 최대 규모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마트 대표이사에는 그룹 경영전략실장으로 인수합병(M&A) 등 그룹의 주요 업무를 총괄해왔던 허인철 사장이 내정됐다. 후임 경영전략실장에는 김해성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이사가 사장 승진과 함께 발탁됐다. 백화점 대표이사에는 백화점 판매본부장인 장재영 부사장이 내정됐다. 이와 함께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계열사 6곳의 대표도 교체됐다. 신세계 측은 “차세대 CEO 후보군을 발탁해 쇄신과 세대 교체를 추진했다”며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핵심 경쟁력과 신성장동력 확보를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부로봇은 곽일순 동부라이텍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이는 제조업용 로봇사업 영업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 장비시스템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매일경제신문이 삼성, LG, GS, 신세계, 코오롱, 동부 등 최근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한 6개 그룹(기업)의 사장과 부회장 승진자를 비롯해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등 총 33명을 분석한 결과 평균 연령은 54.5세였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에서 9명의 사장단 승진자와 2명의 대표이사 내정자가 배출됐으며, 평균 나이가 54.8세였다. LG 신임 사장단 연령(5명, 57.8세)보다 3세가량 젊은 것이다. GS와 신세계의 경우 각각 55세, 54세였다. 코오롱은 직급과 관계없이 젊은 인재들을 대표이사로 대거 발탁한 덕분에 평균 나이가 51.2세로 가장 낮았다.
출신 대학을 살펴보면 서울대가 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중에 박진수 LG화학 신임 대표이사 CEO가 최고 연장자였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장 젊다. 연세대 출신은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5명이다. 고려대를 졸업한 신임 사장단은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 등 4명, 성균관대 출신 역시 김해성 신세계 경영전략실장 등 4명을 차지했다. 대학 전공을 보면 전자·기계·화학공학 등 이공계가 13명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이어 경영·무역학과가 10명으로 강세를 보였다. 고등학교를 살펴보면 부산고 출신이 3명이다. 다음으로 서울고, 중앙고, 대광고, 광주고 등이 2명씩 사장을 배출했다.
여성 CEO·홍보맨 줄줄이 승진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
[황인혁·강계만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8호(2013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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