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fessor]스콧 팬저 존스랑라살르 부회장…신생 IT기업 출현이 부동산 수요 만든다

    입력 : 2012.12.07 16: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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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 투명성, 도시화와 세계화 정도가 부동산 투자 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지표다.” 스콧 팬저 미국 존스랑라살르 부회장(55)은 지난달 11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투기가 아닌 건전한 투자 목적으로 바라볼 때 부동산은 주식, 채권보다 매력적인 자산”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존스랑라살르는 세계적인 부동산 컨설팅 업체다. 지난해 36억달러의 수익을 올렸으며, 아태지역 투자 규모만 60억달러가 넘는다. 팬저 부회장은 “시장 투명성이란 부동산 거래를 방해하거나 제한하는 규제 장벽이 낮고, 시장 정보의 공개로 가격 왜곡 가능성이 낮은 것을 의미한다”며 “런던과 뉴욕의 부동산이 경기 침체에도 꾸준히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시장 투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시장 투명성이 높으면 예측 가능한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조건을 만족하는 부동산은 안전 자산으로 분류된다. 최근 10년 사이 2~3배 많아진 아시아 부호들이 안정적인 투자처로 샌프란시스코나 뉴욕 등을 선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팬저 부회장은 도시화와 세계화에 대해 설명하면서 “2020년께 부동산 투자가 가장 활발히 이뤄질 10개 도시 중 9곳은 개도국에서 나올 것”이라며 “인도네시아 중국 인도 한국 등이 각광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구 1000만 이상이 되는 도시 중에 자본 이동이 자유롭고 부동산 거래 규제가 낮으며, 교육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경 상하이 모스크바 등 브릭스 국가에 속한 도시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정보통신(IT)과 바이오산업이 새로운 부동산 수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팬저 부회장은 “구글, 페이스북 등 신생 IT 기업들의 출연이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며 “IT와 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창출되고 새로운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팬저 부회장은 “법률, 회계, 컨설팅 등 자문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을 시작으로 사무실을 비롯한 건물 용도가 달라지고 있다”며 “원격 사무가 가능해지면서 과거 사무용으로 주로 이용됐던 건물들이 친환경이나 정보-통신-보안을 지원하는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은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팬저 부회장은 “부동산은 경기 후행 지표이기 때문에 경제가 충격을 받은 시점에서 9~15개월 후 부동산 시장이 영향을 받는다”며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유럽을 제외하고 아시아-북미 지역의 부동산 경기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미국 부동산 거품에 대해 팬저 부회장은 “2008년 금융위기는 부동산 부문에서 처음으로 촉발된 것이 아니라 금융권의 탐욕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위기 이후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가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리스크 수위가 줄어들었다”며 “투자 원칙을 지키며 부동산 시장에 접근한다면 중장기적으로 5~6%의 수익률을 꾸준히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을 국제 금융도시로 만들기 위한 정책적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팬저 부회장은 “자본이동 규제 완화 등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며 “싱가포르나 홍콩의 사례를 살펴보고 한국 실상에 맞는 로드맵과 액션 플랜으로 밀어붙여야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기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7호(2012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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