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데이비드 드러먼드 구글 CLO…특허소송이 되레 창의력과 혁신을 짓누른다

    입력 : 2012.11.12 11: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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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토록 많은 자원과 시간을 특허소송에 써야하는가.” 구글의 최고 법률책임자(CLO)를 맡고 있는 데이비드 드러먼드 구글 수석 부사장은 ‘세계지식포럼’에서 이같이 반문했다. 그는 ‘혁신만이 살길이다’는 세션을 김연희 보스톤컨설팅그룹 시니어파트너와 함께 이끌었다.

    드러먼드 부사장은 “특허소송은 패자 배상금이 너무 커서 오히려 창의력과 혁신을 짓누른다”면서 “미국 법원서는 소송 절차와 과정이 너무 길어 기업이 이처럼 많은 자원과 시간, 노력을 특허소송에 쏟아야 할 필요가 있는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드러먼드 부사장은 이번 방한에서 애플과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의 고위 임원들과 만나기도 했다. 지난 10월 10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삼성 미래전략실장인 최지성 부회장과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담당 사장 등 고위층과 비공개로 면담한 것. 그래서 그의 이번 방문을 두고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주로 쓰고 있는 삼성전자를 측면 지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14년 전 실리콘밸리의 차고에서 시작했던 스타트업인 구글이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이 되면서 겪고 있는 ‘혁신의 장애물’은 무엇일까. 그는 내부와 외부로 혁신의 장애물을 나눴다. 구글이 직원 3만여명을 거느린 거대 기업이 되면서 ‘점진적인 변화’만 추구하는 경향이 생겨난 것은 내부 장애물이다.

    드러먼드 부사장은 “거대 기업이 되면 안이해지기 쉽고 기존의 핵심 비즈니스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생긴다”고 말했다.

    2000년대 중반 위성이미지 회사를 인수하려고 했을 때 내부 반발이 엄청났지만 결국 이는 오늘날 구글을 대표하는 서비스인 ‘구글맵’을 개발하는 바탕이 됐다. 또 안드로이드사를 인수해 구글의 주요 수익원으로 발굴한 것도 기존 비즈니스와 다른 새로운 것을 시도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드러먼드 부사장은 구글이 혁신을 지속하기 위한 방법으로 미래 연구소인 ‘구글 X’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 X는 상상으로만 가능한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곳이다. 그는 “교통체증, 너무나 많은 자동차와 주차 문제 등에 대한 해법을 찾으려는 시도는 구글 X의 무인자동차 개발로 이어졌다”면서 “음성인식으로 PC를 조작하거나 옷처럼 입는 ‘웨어러블 PC’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14년 전 구글이 설립됐을 당시 실리콘밸리에서 변호사 일을 하고 있었는데,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로부터 구글사(Google Inc.)를 법인화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면서 구글과의 첫 인연을 회고했다. 그는 “브린과 페이지는 당시 20대 초반이었는데 통찰력이 대단했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과 추진력을 갖고 있었다”면서 “이는 실리콘밸리의 자연스러운 창업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황시영 매일경제 국제부 기자 사진 이충우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6호(2012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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