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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et Price]자산 디플레의 진실
입력 : 2012.08.06 10: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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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초만 해도 그래도 10억원은 지켰다던 남부CC 회원권마저 1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강남불패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던 삼성동 아이파크마저 10억원 이상 가격이 떨어졌다. 최근 들어선 마냥 치솟기만 하던 휘발유 값까지 내리고 있다.
게다가 경기전망은 갈수록 어두워만 간다. IMF가 세계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한국은행도 한국경제 전망을 다시 내렸다.
모든 게 어둡다는 얘기만 들리니 일본을 ‘잃어버린 10년’으로 이끈 자산 디플레이션이 한국을 덮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일본 지가를 닮는 게 아니냐고 하지만 서울 집값은 버블이 꺼진 게 아니라 고무풍선의 바람이 조금 빠진 정도다”면서 강남을 중심으로 보면 심각한 것 같지만 전국을 보면 그렇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경우 동경도 23개구의 상업지는 버블시기에 비해 5분의 1 정도로 내렸고 주택지 가격도 3분의 1 정도로 내렸다는 것.
윤 원장은 이와 관련해 “한국의 자산 가운데 일본 지가를 닮은 것을 굳이 찾는다면 골프회원권 정도일 것”이라고 밝혔다. 14억원 가던 레이크사이드CC 회원권 값이 최근 4억원대로 떨어졌고 17억원이 넘던 남촌CC가 6억9000만원선으로 떨어진 것 등이 일본의 자산 디플레이션과 견줄 정도라는 것이다. 그러나 지방부동산의 경우 부산울산 고속도로 개통의 영향으로 해운대 일대가 굳건히 버티면서 전체 지방부동산 경기를 이끌고 있다는 게 윤 원장의 분석이다. 그렇지만 정부의 무리한 가계 대책 때문에 일본에서 나타났던 ‘대차대조표 불황’의 출현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대차대조표 불황이란 경제주체들이 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재무상황 악화를 우려해 경쟁적으로 부채축소에 나서면서 총수요가 감소하고 디플레이션이 가속화하는 것을 말한다.
감독당국의 독려(?)로 최근 각 은행이 경쟁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점은 하반기 경제가 ‘위축의 악순환’으로 빠져들 위험을 높이게 한다. 자칫 자산가격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처럼 급락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일본처럼 10년 20년 이어지기 보다는 단기간에 끝날 것이란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우선 연간 15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상수지 흑자가 가격을 지탱해주는 버팀목이 될 것이란 게 긍정적 시각을 가진 이들의 분석이다. 막대한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주요기업들이 일정 수준 가격이 하락할 경우 저가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주식은 국내 주요기업의 경쟁력이 예전과 달리 상당히 강해진 데다 배당만으로도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종목이 많아 낙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 23호에서 계속... [정진건·정동욱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3호(2012년 0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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