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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즐겁게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건 뭘까요?…지식 에듀테이너 김정운 소장
입력 : 2012.07.09 16: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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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의 이름 석자를 들이대면 갸웃하던 고개가 슬쩍 제자리를 찾는다. 과연 그 이유가 뭘까.‘여러가지문제연구소’를 운영하는 문화심리학자이자 <노는 만큼 성공한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남자의 물건>등의 저자 김정운 소장이 오랜만에 강사로 무대에 올랐다. 지난 5월 30일 숙명여대 씨어터S에서 열린 ‘노랑 Show Talk Concert’에서 ‘인생을 즐겁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이란 주제로 강연을 한 것. 여행사 노랑풍선이 창립 11주년을 맞아 주최하고 매경닷컴이 기획한 토크 콘서트에서 김 소장은 ‘정서의 공유’와 ‘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500여 명의 관객을 쥐락펴락했다. 그의 강연현장을 인터뷰로 재구성했다.
작은 변화가 재미있는 삶의 원동력이다 최근 인터뷰를 보니 교수직 그만두고 고정 급여가 없어졌다던데.
강연료가 비싸다. 그냥 봐도 잘하잖아.(웃음) 나보다 잘하는 분이 딱 한 분이 계신데, 도올이다.
강연회를 위해 오늘 일본에서 입국했다고 들었다. 지금은 일본에 있다. 그곳에서 일본어도 공부하고 책도 좀 쓰려고. 비행기에 앉았는데 영어도 좀 하고 독일어도 하고 일본어도 하며 이런 저런 책을 뒤적이면 얼마나 멋져 보이겠어.
언뜻 이해 못할 행동일 수도 있는데. 그렇지. 쉽지 않은 결정이지. 그런데 지금 아니면 안 되겠더라고. 좀 더 세월이 흐르면 가능할까? 절대 그렇지 않거든. 매일 똑같은 방식의 삶을 산다고 지쳐서 툴툴대지 말고 조금씩 바꿔보는 게 중요하다. 작은 변화가 재미있는 삶의 원동력이 된다니까.
작은 변화의 첫 단계라면. 터치(Touch)가 그 중 하난데, 손으로 만지는 게 심리학에선 매우 중요한 일이거든. 사람이 감각을 알게 되는 게 손-입술-혀의 순인데, 이 순서는 사랑하는 순서와도 같다. 엄마가 아이를 키울 때 어떤가. 같은 순서로 만지고 어른다. 아이는 그렇게 의식을 깨우치고 건강하게 자란다. 되물어보자. 최근 사흘 동안 누군가가 당신을 만져준 적이 있나? 자신이 존재한다고 느끼는 건 누군가의 터치에서 비롯된다. 집이나 직장에서 뚝 떨어져 홀로 된 것 같은, 나이든 남자일수록 이런 터치가 익숙치 않다. 남자들은 만지는 걸 잘 못해서 외로워하고 여자들은 익숙해서 남자보다 오래 산다. 근본적인 소통 없이는 변화란 게 없다.
변화가 없는 이들일수록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누구나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는데 단점이 크게 보일 때가 있다. 그런데 그것도 생각을 달리하면 쉽게 해결되는 문제다. 장점을 키우다보면 사람이 평균 이상으로 올라선다. 그럼 자연스럽게 단점도 평균정도까지 올라서게 되거든. 장점만 키운다고 단점은 제자리에 있는 게 아니지. 같이 올라선다. 단점에만 빠져서 난 왜 이럴까 하지 말고 장점을 좀 더 키우면 단점도 밑바닥에서부터 조금씩 따라 올라선다.
작은 변화가 시작됐다면 인생을 즐겁게 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정서를 나눌 수 있어야지. 2002 한·일 월드컵이나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보는 이들이 모두 희열과 감동을 느꼈잖은가. 하나가 돼서 울고 웃었지. 이렇게 울고 웃는 건 내 슬픔과 기쁨을 공유해달라는 의미다. 만지는 게 기본이라면 그 다음은 정서를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
알고는 있지만 행동하는 게 어색한데. 그게 리추얼(Ritual)인데, 정서적 반응과 의미를 부여하는 리추얼은 일종의 습관이다. 행복한 리추얼이 많을수록 삶은 사랑스러워지거든. 그러니 작은 것부터 실천할 줄 알아야지. 자녀가 잘하는 게 있으면 자꾸 칭찬해주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입으로 말해서 타인이 행복해지니 당신도 행복해진다. 잘하는 것을 잘한다고 말해주는, 이렇게 삶의 의미가 부여된 리추얼이 다양해질수록 행복한 사람이 된다. 또 하나 감탄할 일이 없더라도 미리 감탄하거나 사소한 것에도 감탄하면 분명 정말 감탄할 일이 생긴다. 한 심리학 이론을 보면 슬퍼서 울기도 하지만 울면 슬퍼지거든.(웃음) 그러니 자꾸 감탄하면 정말 감탄한 일이 나타날 것 아냐. 그러면 행복해지지 않을 수 없다.
[안재형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2호(2012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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