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ver StoryⅡ] 정부 대신 한류가 해낸 일…‘북한’ ‘전쟁’ 부정적 이미지 확 줄였다

    입력 : 2012.04.25 14:47:44

  • 한류가 한국의 부정적 이미지를 지우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들은 한국 하면 떠오르는 첫 번째 이미지로 ‘북한’ 또는 ‘한국전쟁’을 많이 꼽았다. 이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로 이어지면서 국가 브랜드를 손상시켰다. 하지만 매일경제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한류를 이끌고 있는 ‘한국 드라마’ ‘K-Pop’이 1, 2위로 올라오면서 부정적 이미지를 많이 지운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설명
    매일경제는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과 함께 해외 9개국(중국, 일본, 대만, 태국, 미국, 브라질, 프랑스, 영국, 러시아) 현지인 3600명(각국 400명, 15세 이상 60세 미만)을 대상으로 지난 2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한국에 대해 알고 있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가장 많이 꼽은 응답은 ‘한국 드라마’(18.3%)였다. 2위는 ‘K-Pop’(14.9%), 3위는 ‘한식’(14.5%), 4위는 ‘전자제품’(14.0%)으로 나타났다. 반면 ‘북한’(7.7%)과 ‘한국전쟁’(6.7%)은 5, 6위에 그쳐 한류 덕분에 국가 이미지 개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별로는 중국·대만·태국에서 ‘한국 드라마’가 1위를 차지했고, 일본·미국에선 ‘K-Pop’이 1위, 브라질·러시아에선 ‘전자제품’이 1위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영국에선 ‘북한’, 프랑스에선 ‘한국전쟁’이 1위를 차지했다. 이 결과는 한류의 침투 정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류가 비교적 깊숙이 침투한 아시아에선 한국 드라마와 K-Pop에 대한 이미지가 강하지만, 아직 한류가 많이 퍼지지 않은 유럽에선 북한과 한국전쟁 이미지가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자제품도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지우는 데 공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류는 한국에 대한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 방문과 제품 구매, 한식 체험 유도 등 파급 효과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류를 접한 후 한국에 가고 싶어졌다’는 응답자가 2094명으로 전체의 58.2%에 달했다. 또 ‘한국 음식을 먹고 싶어졌다’는 응답자가 1910명(53.1%), ‘한국 전통문화를 알고 싶어졌다’ 1766명(49.1%), ‘한국 제품을 사고 싶어졌다’ 1632명(45.3%) 등으로 조사됐다.

    한류의 인기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매력적인 외모’라고 답한 응답자가 203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새롭고 독특하다’(2029명), ‘우수한 품질’(1691명), ‘뛰어난 퍼포먼스’(1661명), ‘세련되고 고급스럽다’(1545명)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은 한류 스타의 매력적인 외모를 가장 중요한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이에 비해 미국과 유럽은 한류 콘텐츠가 새롭고 독특하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문성’과 ‘친근감’은 전반적으로 낮게 평가됐다. 이에 따라 한류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전문성 제고에 대한 노력과 함께 이질감을 줄이고 호감도를 높이는 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류의 범위는 드라마와 K-Pop, 영화 등 대중문화에서 한식, 제품, 패션 등으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류라고 생각하는 것은’이라는 질문에 드라마, K-Pop, 영화가 1~3위를 차지한 데 이어 한식, 한국산 제품, 패션, 한국 관광, 한글, 전통문화, 게임, 태권도, 문학, 스포츠, 의료 등도 포함됐다.

    [오재현 매일경제 문화부 기자 ohhhhho@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9호(2012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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