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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k Manager]임찬희 기업은행 과천지점장…애향심 높은 고객 덕분에 힘나죠
입력 : 2012.04.25 14:3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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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고등학교 졸업 직후 꽃다운 20세에 기업은행에 입사해 올해로 만 30년을 근무한 임 지점장은 정통 ‘기업은행인’이다. 입사 때부터 의욕 넘치던 그녀는 성균관대 회계학과에 진학해 수학하고 전직시험과 문제 난이도가 높아 ‘고시’로까지 불린다는 책임자시험도 통과하며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실제로 임 지점장의 입행 동기들 중 지점장이 된 인원은 남녀 통틀어 10% 내외에 불과하다.
PB시장이 태동하던 2001년부터 작년 2월 과천지점장 부임 직전까지 그녀는 약 10년 간 행내에서 스타PB로 명성이 높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시흥지점, 여의도 한국증권지점, 평촌지점 등에서 근무한 임 지점장이 높은 기업금융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특히 중소기업 CEO 고객이 많다고 전했다. 임 지점장은 “중기 CEO 고객 중 몇몇 분들이 다른 곳(PB센터)에 가면 개인자산관리는 잘하는데 기업자금과 관련해서는 말이 잘 안 통한다는 하소연을 하는 분들이 꽤 있었어요. 저희 같은 경우 (기업)은행 특성상 기업자산과 개인자산의 관리를 전문적으로 동시에 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었죠”라며 비결을 털어놨다.
개인자산·기업자산 동시관리 이야기가 무르익자 임 지점장은 그가 부임한 과천 지역사회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지역주민들끼리 원주민이라 부르는데 대를 거쳐 오랫동안 살아온 가구들이 많아요. 그래서 그런지 주민들이 지역사회에 대한 애정이 강한 편이에요.”
임 지점장은 지역 주민들의 애향심이 영업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 지역 제조업 사장님들의 경우 안산이나 화성으로 공장을 옮긴 경우에도 은행 거래는 이 지역에서 하는 경우가 많아요. 지역사회의 금융기관에 대한 배려 측면도 있고, 어려웠을 때 이 지역 기업은행에서 자금을 빌려 성공했던 과거를 기억하시는 거죠. 많은 분들이 충성도 높은 VIP 고객이 되셨죠.”
지점장으로 부임한 지 1년을 갓 넘어선 지금 과천지점의 실적은 상당히 호전됐다. 평범했던 실적은 작년 상반기 기업은행 내 평가기준 같은 등급에서 2위를 기록했고 연간평가에서도 3위에 랭크됐다. 임 지점장은 이에 대해 “과천지역은 교육수준이 상당히 높고 강남처럼 아주 큰 자산가는 눈에 띄지 않지만 1억~5억원 사이의 자산가 수는 전국에서 상위권 지역에 속해요. 투자 성향은 상당히 보수적인 분들이 많다 보니 금리 면에서 유리한 저희(기업은행)쪽으로 많이 오시는 것 같아요”라고 겸손한 답을 내놨다.
과천지점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임 지점장이 항상 웃는 얼굴로 사람을 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수려한 외모에 밝은 미소가 트레이드마크인 그녀를 흠모하는 남성들이 있지 않았을까 묻자 그녀는 “많진 않아요.(웃음) 입사 초기 한동안 외근을 나갔다 들어오면 주인 모를 초콜릿이 제 책상에 놓여 있었죠. 근데 어느 날부터 없었어요. 앞에 나타나지도 않았고 선배 언니들이랑 군대를 갔다고 자체적으로 결론을 내렸어요. 근데 가끔 생각나요. 누군지 알았으면 같이 식사 한 끼라도 했을 텐데”라며 웃었다.
바쁜 지점장의 신분이지만 그는 시간 날 때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남편과 장성한 두 아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기도 하고 영화를 보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고.
30~40대 수입 40% 이상 재테크를 오랜 자산관리 경험을 가진 임 지점장에게 반드시 필요한 재테크 원칙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나이대별로 다른 답을 내놨다. 30~40대 직장인들은 수입의 40% 이상을 저축하라고 조언한다. 또 무리한 부동산 투자는 지양하고 절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이가 자라면서 교육비 등의 지출이 커지면 수입의 40% 이상을 재테크하기 힘들어져요. 그래서 적어도 30~40대에는 그 정도는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많은 대출을 떠안고 무리하게 집을 구매할 필요도 없다고 봐요. 이전처럼 부동산에 투자해 돈을 벌긴 힘들잖아요. 오히려 연금저축이나 절세가 가능한 상품 등에 가입하는 등의 세테크 전략이 필수적이죠.”
반면 50대 이상 층은 무리한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노후대책을 빨리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오신 분들은 실상 들여다보면 노후대책을 세우지 않으신 경우도 많아요. 은퇴시기가 늦어도 50대 초반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새 많이 찾는 즉시연금 등에 가입해 재투자를 하더라도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는 것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편안한 노후를 보내는 방법이죠. 빠를수록 좋다고 봅니다.”
단호하면서 진심 어린 조언을 한 임 지점장에게 마지막으로 다소 뜬금없는 질문을 해보았다. ‘꿈’이 무엇인가? 금융인다운 답이 돌아온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목표예요, 그러다 보면 복잡하고 어려운 금융환경에서 지점장으로서 명예롭게 정년을 맞이하는 꿈이 이뤄지리라 생각합니다.”
[박지훈 기사parkjh@mk.co.kr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9호(2012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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