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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ence] 한국 공군의 천리안 피스아이
입력 : 2012.01.26 15: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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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항공기 : 보잉 737
최초운영 : 2010년(호주)
운영국 : 한국·호주·터키
최대속도 : 853km/h
기장/기고/기폭 : 33.6m/12.5m/34m
제작사 : 미국 보잉
한 나라의 공군 전력을 평가하는 척도는 다양하지만 현대전에서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 탐지능력, 즉 레이더의 성능이다. 얼마나 먼 거리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적기와 미사일을 잡아내느냐가 중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한국 공군의 전력은 2011년 9월 ‘피스아이(Peace Eye)’ 1호기를 가동하면서 비로소 제 모습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피스아이의 원래 이름은 공중조기경보통제기(737-300 AEW&C MESA 레이더 안테나)이다. 미국 보잉-737 기종에 레이더를 달아 만든 항공기인데, 한국 공군이 도입하면서 피스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보통 이 기종을 도입한 나라마다 고유 이름을 붙였는데 호주는 ‘웨지테일(호주 서식 독수리 이름)’, 터키는 ‘피스이글’ 등으로 부른다. 피스아이 기능은 MESA(다기능 전자식 위상배열)라고 불리는 고성능 레이더를 이용해 멀리서 다가오는 적기나 미사일 등을 포착해 지상기지에 보고하고, 아군의 전투기나 지상 방공기지를 지휘·통제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공중의 전투지휘사령부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피스아이에 탑재되는 레이더는 현존하는 최고의 성능을 자랑한다. 360도 전 방위 수색이 가능하고 탐지거리가 최소 반경 370㎞에 달해 한반도 전역을 통제권에 둘 수 있다. 한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의 레이더 탐지 능력 180㎞의 두 배가 넘는다. 그만큼 미리 적기의 비행 정보를 파악해 우리 전투기에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고공비행하는 적 전투기는 물론 낮게 침투해서 지상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 북한의 AN2같은 저고도 항공기도 잡아낸다. 또 천여 개 표적을 동시다발적으로 탐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고성능의 지상 레이더망도 똑같은 기능을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보통 산 정상에 자리 잡은 지상 레이더는 전쟁이 터지면 적의 일차 공격 목표이기 때문에 개전 초기에 파괴될 가능성이 높고, 지상방공망은 한순간에 무너진다.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공격에 취약한 것이다.
반면 피스아이는 공중에서 날아다니며 레이더를 가동하기 때문에 고정된 지상의 레이더에 비해 생존성이 월등히 높다. 또 지상 레이더는 지형이나 방해물 탓에 탐지할 수 없는 공간이 있지만 피스아이는 하늘에서 지상을 내려다보기 때문에 지상레이더가 잡지 못하는 지대까지 탐지가 가능하다.
사실 피스아이보다 더 많이 알려진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에이왁스(AWACS)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 사용하는 기종이다. 피스아이는 이 기종보다 레이더 무게와 전력소모량이 적어 경제성이 높다는 장점을 가진다. 피스아이의 적정한 비행시간은 6시간이다. 이 때문에 한국 공군은 24시간 비행 체제를 갖추려고 총 네 대를 도입하는데, 지난 9월과 12월에 각각 한 대가 들어왔고 2012년까지 두 대를 추가로 도입한다.
[이상훈 / 매일경제 정치부 기자 Karllee@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6호(2012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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