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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좋아할 식당] ① 평화의 음식 내는 퓨전 한식당 ‘담아’
입력 : 2011.12.29 15: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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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외국인들이 모두 찬사를 보낸 담아는 특급호텔의 번듯한 식당이 아니다. 대학로에서도 호젓한 골목에 자리 잡은 작은 식당이다. 게다가 그들보다는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더 맞을 만한 한식을 내는 곳이다. 그런 식당이 외국인까지 만족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직접 만드는 가양주와 소스 담아는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뒤 소극장들이 있는 뒷길 중에서도 제일 안쪽인 세 번째 뒷길(동숭길)에서 또 골목으로 들어가는 곳에 있다. 마로니에공원과 낙산공원의 중간쯤 되는 곳이다. 그만큼 자기 집을 찾아가는 느낌을 준다.
신 대표를 따라 먼저 뒤뜰을 돌아봤다. 동숭동 작은 집의 뒤뜰이니 넓지는 않다. 그런데 그 좁은 뒤뜰에서 감물 들인 손수건이며 테이블보 등이 햇살에 익어간다. 수질오염을 줄이려고 물로만 빨아 말린다고 한다. 그런데 감물을 들이고 햇빛으로 말려 아주 청결하다.
그 주위로 뚜껑을 덮은 독들이 보인다. 처음 연 독에선 잘 익은 우메보시가 나왔다. 생선 먹을 때 꼭 필요한 것인데 지금은 직접 담그는 집이 별로 없는 식재료다. 그 옆 독을 여니 산머루와 오미자 등을 섞어 담근 가양주가 맛있게 익고 있다. 향긋한 냄새가 코끝을 간질이는 것 같다. 신 대표는 최근 오가피 가양주를 담갔다고 한다.
반주로 나온 가양주는 와인보다 약간 맑으면서 그윽하고 신선한 과일과 꽃의 향기를 풍긴다. 웬만한 와인보다 훨씬 부드럽게 넘어간다. 담아에선 알코올을 넣지 않고 자연 발효시킨 산머루나 오미자 오가피 복분자 가양주를 철따라 낸다. 양이 한정돼 있어 취할 만큼 주지는 않는다.
“음식을 먹으면 자연스레 활성산소가 발생한다. 항산화물질이 풍부한 가양주를 반주로 곁들이면 활성산소를 없애 소화를 돕고 식후 나른함을 방지한다.”
신 대표가 가양주를 내는 이유다. 담아의 인기 비밀 중 하나는 뒤뜰에 있는 것 같았다.
계절·손님에 맞춰내는 퓨전 궁중음식
돼지고기 수육이나 쇠갈비는 바로 먹을 수 있게 내어 냄새가 옷에 밸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당연히 외국인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이처럼 궁중음식 전문가인 신 대표는 그때그때 계절과 손님의 특성을 살린 음식을 낸다. 메뉴가 딱 정해지지 않았는데 언제 가도 새로운 느낌의 요리를 접할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담아엔 단골이 많다. 소리꾼 장사익 씨도 이곳 단골 중 하나이며 인근 서울의대 교수들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 그 깊은 맛이 외국인까지 감동시키는 것일까.
■ 퓨전 한식당 담아는 주로 예약제로 운영한다. 점심 특정식 2~3만원. 담아정식 정음 3만원, 리도 5만원, 세종 9만원. 영업은 점심은 12시부터 오후 2시, 저녁은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일요일도 단체 로 예약하면 문을 연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5호(2011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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