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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urance] 이곳저곳 겹치기 가입…‘보험 다이어트’ 서둘러라
입력 : 2011.12.29 14: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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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산업 전문가에 따르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입보험료 비율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5위권 안에 속한다”며 “외형적으로만 보면 보험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한국의 높은 보험 가입률이 무색하게 효율적인 보험설계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낮은 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한 보험료 수준에 비해 보장 수준이 낮은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에 따르면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본인이 가입한 보험의 내용을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어떤 보험에 가입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장 큰 원인은 보험가입이 비자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PCA생명 김민수 팀장은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보험가입 시 본인의 필요에 따라 자발적으로 가입하기보다는 비전문적인 설계사로 활동하는 지인의 권유에 못 이겨 비자발적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또한 이러한 가입이 반복되다 보니 중복 가입이나 비효율적인 설계가 이뤄진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저렴한 보험료라도 길게보면 차이 커 요즘 보험료는 많이 저렴해져 매달 2~5만원 사이의 상품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렇게 내려간 가격에도 불구하고 보험은 10년에서 길게는 20년간 납입해야 하는 장기투자 상품이다. 비효율적인 보험설계로 매달 5만원씩 손해를 보는 가입자를 가정하면 20년 납입 시 1200만원을 낭비하는 꼴이다.
김민수 팀장은 “실제 상담을 하다 보면 보험을 특정보장에 편중되게, 그리고 본인의 재무목표와 무관하게 가입한 경우를 접하게 된다”며 “이러한 가입자는 위기의 순간에 보장은 보장대로 받지 못하면서 돈은 돈대로 나가는 격”이라고 말했다.
비효율적으로 보험에 가입돼 있는 경우 ‘보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보험 리모델링이란 다수의 보험에 가입한 가입자가 불필요한 보험은 정리하고 필수적인 보험상품에 새로 가입해 보험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는 것을 말한다.
보험산업 전문가에 따르면 “아직도 대다수의 보험가입자들은 보험가입을 투자 개념으로 접근하려 하지 않고 최후의 안전장치 정도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일본이나 미국 같은 보험 선진국에 비해 보험의 본 기능인 보장이나 연금자산 비율이 낮은 이유가 이 때문이다”라 전했다.
필수적인 40~50대 남성의 보험 리모델링 전문가들은 특히 40~50대 남성들의 경우 보험 리모델링이 시급한 가입자가 많다고 한다. 대한생명 관계자에 따르면 “고객들을 접하다보면 40~50대 남성들은 고향 후배나 배우자의 지인을 통해 여러 가지 보험에 가입해 있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가입할 때 뿐 자신의 본업에 바빠 보험설계에는 무신경한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김 팀장은 “보험도 여타의 투자상품과 마찬가지의 경제원칙이 적용된다.
최소의 투자와 비용으로 최대한의 경제효과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나 40~50대 남성들의 보험설계는 비효율적인 경우가 많은데, 보장은 높이되 비용은 줄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40~50대 남성들의 보험 리모델링 원칙을 공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수입 대비 보험료의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 전체 보험료는 수입의 5~10%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이때 가족 구성원별 보험의 비중은 차등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우선순위는 가장-배우자-자녀의 순이다. 집안의 가장은 가정의 주 수입원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른 가족 구성원보다 상대적으로 비율을 높게 가져가는 것이 현명하다”며 “가장이 사망 또는 질병으로 수입이 중단될 경우 대비 최소한 가족이 기본 생활을 누릴 수 있을 정도의 보험금을 보장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둘째, 주계약이 많아 보험료가 과다한 경우 정기특약을 통해 보험료를 낮추고 보장을 크게 하는 것이 좋다. 혹시 가계규모의 10%이상이 보험료에 들어가고 있다면 특히 주계약을 정기특약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 꼼꼼히 고려해 봐야 한다.
셋째, 의료비 보장이나 실손보험이 중복돼 있으면 그 중 하나를 해지하고 부족하면 보완한다.
해지할 경우에는 나중에 가입한 상품을 우선적으로 한다. 장기간 보험에 가입한 경우 보험료가 저렴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유의할 것은 부족한 부분의 보완이다. 김 팀장은 “과거의 보험상품 중 현재 나온 상품보다 보장 범위가 넓은 것들도 있다.
임플란트 등이 보장되는 등 계속 유지하는 것이 유리한 보험상품도 있다”며 “상품의 보장 범위를 비교분석해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경우 보완해 가입하는 것도 리모델링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넷째, 보장기간이 지나치게 짧은 경우 장기상품으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늘어나, 노후에 보험 보장기간이 끝나버리면 재가입인 불가능한 경우도 있고 가능하더라도 연령 및 위험도가 높아 보험료가 과도하게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기대수명의 연장과 의료비 증가를 감안해 60세 이후의 의료비 보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미 보험에 가입돼 있는 경우 보장 내용이 비슷한 새로운 보험상품으로 갈아탈 때는 갱신형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비갱신형 상품이 같은 보험료기준 전체 보험료로 따졌을 때 훨씬 저렴한 것이 일반적이므로 주의를 요한다.
1. 전체 보험료는 수입의 5~10%를 유지
2. 보험료 과다 시 주계약을 정기특약으로 전환
3. 의료비나 실손보험 중복 가입 시 후 가입상품 해지
4. 보장기간이 지나치게 짧은 경우 장기상품으로 전환
5. 새로운 보험상품으로 갈아탈 때는 갱신형 여부를 확인 [박지훈 기자 parkjh@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5호(2011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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