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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aboration] 아는 만큼 눈에 보인다!…패션과 예술의 콜라보레이션
입력 : 2011.11.30 17: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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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확산이 돋보이는 패션계의 콜라보레이션디자이너 제레미 스콧이 디자인한 롱샴의 ‘르 플리아쥬 백’
패션계의 콜라보레이션은 이제 브랜드와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와 브랜드, 브랜드와 스타,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콜라보레이션 등 다양한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예술과 패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패션은 예술에서 영감을 받아 옷으로 디자인되기도 하고 패션에서 영감을 얻어 예술 작품이 탄생되기도 한다. 이렇게 예술과 상업적인 패션이 함께해 그 두 가지 면을 최대로 끌어 올리는 콜라보레이션은 이제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 앤디 워홀, 빈센트 반 고흐, 잭슨 폴락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작가의 작품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옷장에서 숨 쉬고 있는 것이다. 사실 미술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패션을 ‘아트 인스피레이션(art inspiration)’이라 하는데, 지금까지 패션 디자이너들은 여러 방법으로 미술과 패션의 접목을 시도해 왔다. 미술과 패션의 손잡기의 효시는 아마도 1960년대에 ‘이브 생 로랑’이 화가 피에트 몬드리안의 그림을 드레스에 입혀 완성한 몬드리안 룩일 것이다.
또 신고전주의 화가 장 오귀스트 앵그르 작품이 담긴 ‘이세이 미야케’의 플리츠 드레스도 있었다. 이렇게 과거에는 미술과 패션의 콜라보레이션이 미술 작품의 이미지를 투영시키는 정도였다면 최근엔 아티스트가 해당 브랜드의 디자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콜라보레이션의 의미가 더욱 다양해지고 깊어지고 있다. ‘루이비통’은 일본의 팝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모노그램의 다양한 색깔의 조화와 깜찍한 캐릭터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되찾았다. 아줌마들의 백으로 전락할 뻔했던 루이비통을 젊은이들에게 다시 사랑받을 수 있도록 부활시킨 발판이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마련된 셈이다.
신세계 강남 남성관 리뉴얼을 위해 작업한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장 필립 델롬의 작품
악어가죽 가방으로 유명한 ‘콜롬보’는 9명의 한국 작가와 밀라노의 장인들이 합심해 만든 총 40여 점의 진귀한 가방들과 악어가죽 모빌과 설치 작품, 영상 등을 선보이며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장 필립 델롬이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남성관 리뉴얼을 기념한 일러스트레이트 공동 작업을 통해 6명의 각기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남성들을 이미지로 표현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창의적으로 발상의 테두리를 부수고 있는 패션과 예술의 콜라보레이션은 패션의 예술성과 예술의 대중성을 기대하며 새로운 기운을 뿜어내고 있다. 이 시점에서 인스턴트 패션에 대한 반성과 예술의 상업적인 논란이 불거진 것도 사실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단순히 즐기고 소비하는, 의식적인 소비란 덕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황의건 / 오피스에이치 대표이사 h@office-h.com]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4호(2011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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