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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e] 독일 리슬링 와인의 감출 수 없는 매력
입력 : 2011.11.25 15: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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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방송뿐 아니라 지난 9월 '뉴욕타임스'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퓨전 한식당 ‘정식당’의 임정식 쉐프와의 인터뷰 역시 세간의 화제가 됐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레스토랑 이름으로 건 ‘정식당’을 서울에 이어 뉴욕에도 선보인 한식열풍의 선두주자이다. '뉴욕타임스'가 한국 음식과 요리사를 다루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이처럼 아직 오픈도 하지 않은 식당을 크게 보도했던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미국 주류사회에서 얼마만큼 한식을 주목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이미 유럽과 아시아를 뜨겁게 강타한 한류열풍이 연예, 문화 콘텐츠 뿐 아니라 한식까지 핫한 아이템으로 자리 잡게 했음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맵고 강한 양념과 국물요리가 주를 이루는 한식과 가장 무난하게 어울릴 수 있는 와인은 무엇이 있을까?
뜨거워진 혀를 살살 달래줄 시원한 화이트 와인, 리슬링 품종의 와인에 그 해답이 있다.
팔색조 같은 매력의 와인 리슬링 품종은 늦게 수확하는 만생종으로 다른 품종의 포도에 비해 포도나무에 오래 매달려 있는 만큼 천천히 익는 특징이 있다. 상큼한 피니시의 드라이 화이트 와인에서 스위트한 모습, 때론 스파클링의 경쾌한 모습까지 담아내는 팔색조 같은 매력을 지닌 품종이 바로 리슬링이다.
리슬링 하면 독일 와인을 떠올릴 정도로 리슬링은 독일의 간판격 와인이다. 전 세계 리슬링의 반 이상이 독일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독일 라인강에서 자란 야생포도가 현재 리슬링 품종의 기원이라는 주장도 있다.
얇은 껍질의 청포도인 리슬링 품종은 연녹색을 띤다. 풍부한 꽃 향이 느껴지며 시간이 흐를수록 과일 향과 미네랄의 느낌이 살아난다.
리슬링 품종은 토양이나 포도밭 주변의 날씨, 일조량 등 포도나무가 자라는데 영향을 주는 여러 요소들의 합인 테루아를 고스란히 와인에 담아내는 특성이 강하다. 그래서 어느 지역에서 재배했느냐에 따라 그 매력은 천지차이다.
서늘한 기후는 포도가 서서히 익어가도록 만드는데 이로 인해 알코올 도수는 꽤 낮지만 잘 익은 과일 향이 풍부한 리슬링 와인이 만들어진다. 또한 온도가 낮은 지역에서 자란 포도는 높은 산도를 품고 있는 특징이 있다. 대게 10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수확이 이루어지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숙성을 거친 결과 리슬링은 매우 다양한 맛을 띠게 된다. 기분 좋게 느껴지는 꽃향기를 바탕으로 추운 지역에서 자란 리슬링은 감귤류, 레몬, 배, 풋사과, 자몽 향을 느낄 수 있다. 더운 지역의 리슬링은 복숭아, 벌꿀 등 달콤한 향을 가지고 있으며 약간 무거운 바디감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의 리슬링 와인 생산지인 알자스는 프랑스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 중 하나로 손꼽흰다. 리슬링을 생산하는 포도원은 다량의 햇볕을 받을 수 있는 비탈진 경사면에 자리 잡고 있다. 프랑스 리슬링 와인은 독특한 휘발유 냄새를 느낄 수 있다. 유럽에서 주요 리슬링 생산지로 손꼽히는 또 다른 지역은 오스트리아로 드라이한 스타일을 생산한다. 지역에 따라 미네랄이 강하고 풍부하고 무거운 스타일의 차이가 있다.
독특한 리슬링 와인 병 디자인1. 슐로스 폴라즈 1573 / 2. 슐로스 폴라즈 카비넷
리슬링 와인의 명가, 슐로스 폴라즈
슐로스 폴라즈는 그 전까지는 없었던 고급 와인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도입한 와이너리로서, 1728년 보존문서에 따르면 슐로스 폴라즈 와인 중에 특별히 선별한 포도로 만든 최상급 와인은 ‘카비넷(Cabinet)’이라 불리는 지하저장고에 따로 보관했다고 한다. 이것이 1971년 제정된 독일 와인 법에 의해 정식명칭으로 지정되어 지금의 독일의 최고 와인 등급인 QmP(Qualitaswein mit Praedikat) 와인 등급 중 하나인 카비넷의 시초가 됐다. 약 60헥타르의 포도밭에서 고집스럽게 리슬링 한 가지 품종만 재배한다.
결과는 구대륙 베스트 화이트 와인 3회 수상, 2010년 올해의 화이트 와인 생산자상 수상, 최고 독일 와인 트로피 수상, 최고 독일 슈패트레제 수상 등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의 화려한 수상 경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와이너리의 상징물이자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건물인 캐슬타워(Castle Tower)는 14세기에 지어졌으며 현재는 독일의 유명한 관광명소로 지정되어 전 세계 관광객에게 사랑받고 있는 명소이다. 콘서트 및 와인&다인 행사와 같이 성 내외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이벤트로, 외국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 사람들에게도 꼭 가보고 싶은 관광지 중 하나로 사랑받고 있다.
이처럼 슐로스 폴라즈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로서 와인에 역사와 전통을 모두 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 중에서도 슐로스 폴라즈 1573을 보면 그 특별한 이유를 알 수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언어가 변하는 것처럼 슐로스 폴라즈의 와인을 보면 독일의 명칭 표기 방식도 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예전에는 슐로스 폴라즈의 폴라즈가 ‘Volratz’에서 현재 ‘Vollards’로 변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 슐로스 폴라즈 1573 와인에서는 옛 표기 그대로 사용한 것이 돋보인다. 현재와 과거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타임캡슐로서, 와인 한 모금과 함께 중세시대로 돌아간 것과 같은 묘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또한 1573년에 그려진 슐로스 폴라즈의 옛 모습을 레이블 위에 펼쳐 놓았다. 와인 판매 8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역사적 기록을 찾던 슐로스 폴라즈 측에서 헤센 지방의 자료를 뒤지던 중 1573년에 그려진 지도를 발견하게 된다. 그 지도 속에 담겨있는 슐로스 폴라즈의 성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와 새로운 레이블로 디자인한 것이 현재 슐로스 폴라즈 1573다. 슐로스 폴라즈 병의 특징은 목 부분의 독특한 모양과 리슬링 품종의 상큼한 개성을 드러내는 푸르른 색채의 레이블 삽화다. 삽화 속 슐로스 폴라즈를 상징하는 고성이 아련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역사적 가치를 원형에 가깝게 전달하고자 레이블뿐 아니라 와인 제조 방식 또한 중세시대부터 내려오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리슬링 와인과 한식의 매칭
삼겹살과 같은 비교적 밝은 색을 띠는 육류와 해산물도 리슬링과 잘 어울린다. 리슬링의 상큼한 향이 식욕을 자극하며 자칫 느끼해질 수 있는 기름기를 기분 좋게 전환시킨다. 전복, 새우와 같은 해산물과 함께 할 때 입안에서 향을 극대화 해 먹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각종 야채와 고기를 기름에 볶아 무친 잡채는 풍성한 살구 향이 돋보이는 부드러운 리슬링 와인과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대표 한식인 불고기에도 약간의 당도가 있는 독일 카비넷이, 소금간이 된 기름장에 찍어먹는 살짝 구운 소 갈비살과는 드라이한 독일 리슬링 와인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는 슐로스 폴라즈의 에어스테스게벡스가 잘 어울린다.
■ 이달의 추천 와인
마스까롱 메독(Mascaron Medoc)
문의 금양인터내셔날 02-2109-9200 [유동기 / 금양인터내셔날 마케팅 차장 dkyoo@keumyang.com]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4호(2011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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