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uto] 미래를 위한 지구인의 선택, ‘Hybrid Car’

    입력 : 2011.11.04 17: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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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장이 잦은 회사원 윤석민(35) 씨는 요즘 고민 하나가 늘었다. 출장비는 정해져 있는데 리터당 2000원을 넘나드는 휘발유 값이 영 부담스러웠던 것. 그렇다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니 제품 샘플을 들고 이동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윤 씨가 선택한 해결방법은 자동차 교체. 윤 씨는 추석연휴가 시작되기 전 2000cc 가솔린 세단을 팔고 하이브리드 카를 구매했다. 새차를 탄 윤 씨는 귀성길에서 하이브리드 효과를 확실히 체험했다. 예년 같으면 귀성길에 주유소에 들려야 했는데 이번엔 귀경길에 들렸다. 왕복 주유비를 따져보니 절반 정도 아낀 셈이다. 이처럼 고유가 시대가 지속되면서 하이브리드 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경제성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하이브리드 카가 속속 등장하며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미래를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인 ‘2011 프랑크푸르트 모터쇼’(9월15일~25일)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됐다. BMW, 아우디, 토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가 내세운 모토는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친환경 기술력. 고연비 차종에 대한 관심과 자존심 싸움이 여전히 화두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국산 하이브리드 카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현재 국산 하이브리드 카의 양대 산맥은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기아차 ‘K5 하이브리드’. 우선 일반 가솔린 차량과 비슷한 가격이 장점이다. 여기에 세제 혜택이 있어 가격 경쟁력에서 앞선다. 리터당 21㎞에 달하는 연비는 기본, 시속 60㎞ 이하일 땐 전기 주행모드로 변환돼 연료비를 줄일 수 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잦은 시내 주행이나 장거리 운전자들에게 매력적인 차”라며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자동차 시장의 지각변동에 국산 브랜드가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 모델 모두 해외에서의 성과 또한 기대 이상이다. 과연 국산 하이브리드 카의 태동과 진화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Chapter 1. 하이브리드를 꿈꾸다
    미국 일주 최고연비 기네스 신기록을 달성한 기아차 ‘K5 하이브리드’
    미국 일주 최고연비 기네스 신기록을 달성한 기아차 ‘K5 하이브리드’
    최근 K5 하이브리드가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8월26일부터 9월10일까지 16일 동안 하이브리드 차량 최초로 미국 48개주(州) 전역(알래스카, 하와이 제외)을 일주하며 최고 연비 달성 기네스 기록에 도전한 것. 그 결과 총 7899마일(약 1만2710㎞)을 운행하며 평균 연비 64.6mpg(약 27.5㎞/ℓ)를 달성해 기네스북의 새로운 주인공이 됐다. 기네스사가 제시한 기록 달성 연비 52.3mpg(약 22.2㎞/ℓ)를 상회한 기록이자 K5 하이브리드의 미국 고속도로 공인 연비인 40.0mpg(약 17.0㎞/ℓ)를 무려 61.5%나 초과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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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차는 K5 하이브리드가 미국 전역을 일주하는 동안 운행 정보와 주행 영상, 사진을 페이스북, 블로그, 트위터 등 기아차의 글로벌 SNS로 실시간 중계했다. 도전 기간 동안 전 세계 네티즌의 이목이 집중됐음은 물론이다. 여기서 잠깐, 그렇다면 한국이 최고 연비를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카는 어떤 차일까. 우선 하이브리드(Hybrid)는 ‘혼합’ 등을 의미한다. 하이브리드 카는 두 가지 동력원을 함께 사용하는 차다. 즉 서로 다른 두 개의 동력원인 내연기관(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해 운행된다.

    주행 중 발전기로 전기를 생산, 충전해 그 전기로 모터를 구동한다. 자동차가 엔진으로 주행할 때 낭비되는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해 사용하는 것이다.

    Chapter 2. 국산차 친환경 기술 시동
    40㎞/h 미만 운행시 모터의 힘으로 차량이 움직이는 EV모드. 쏘나타 하이브리드.
    40㎞/h 미만 운행시 모터의 힘으로 차량이 움직이는 EV모드. 쏘나타 하이브리드.
    현대자동차는 2008년 미국 LA에서 열린 ‘LA 국제오토쇼(LA International Auto Show)’에서 친환경 브랜드 ‘Blue Drive(블루 드라이브)’를 발표했다. 블루 드라이브는 바다, 하늘 등 자연을 의미하는 Blue와 이동성과 추진력을 의미하는 Drive의 조합. 이는 현대차가 친환경차를 통해 인류와 지구에 공헌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블루 드라이브 고유 엠블럼은 현재까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소연료전지차, 바이오연료차 등 현대차의 친환경 신기술이 적용된 차량 측면에 동일하게 부착돼 있다. 같은 해 3월 기아자동차는 친환경 브랜드 ‘Eco Dynamics’를 발표하고 향후 친환경차 개발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Eco Dynamics는 자연, 환경, 생태를 의미하는 Ecology와 효율·절약·경제를 의미하는 Economy, 원동력·에너지·활력을 의미하는 Dynamics의 조합. 현대차의 블루 드라이브처럼 친환경 신기술이 적용된 기아차 신차종에 고유 엠블럼이 부착돼 있다. 양사의 친환경 브랜드 발표는 그 이면에 축적된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난다. 믿을 만한 신제품을 개발했으니 새로운 브랜드군을 형성해 시판하겠다는 얘기다. 사실 국산차의 친환경 기술은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 개발 역사와 맞닿아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현대차는 전기자동차 개발로 축적된 기술을 하이브리드 카 개발에 집중했다. 1995년과 1999년 서울 모터쇼에 등장한 컨셉트 ‘에프지비1’(FGV1)과 ‘에프지비2’는 현대차 하이브리드 카 연구의 시발점이다. 현대차는 FGV시리즈 개발 경험을 기반으로 양산형 하이브리드 카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다. 그 결과 1999년 ‘아반떼 하이브리드’, 2000년 무단변속기를 장착한 병렬형 하이브리드 세단 ‘베르나 하이브리드’, 디젤엔진을 장착한 직렬형 하이브리드 버스 ‘카운티 하이브리드’를 각각 개발했다.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 LPi 시스템.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 LPi 시스템.
    현대차는 2004년 10월 국내 최초로 ‘클릭 하이브리드’ 50대를 환경부에 납품하기도 했다. 환경부는 공급 받은 자동차를 경찰청 업무용 차량으로 지원했다. 이는 하이브리드 카가 서울과 수도권을 실제 주행하는 첫 번째 사례다. 당시 환경부에 공급한 클릭 하이브리드는 2003년 5월부터 16개월간 106억원을 투자(대당 약 2억원 소요)한 제품. 연비 18.0㎞/ℓ로 기존 가솔린 차량 대비(연비 12.1㎞/ℓ) 50% 수준의 연비 향상을 이뤄냈다. 현대차를 하이브리드 카의 정부기관 공급을 계기로 친환경 미래자동차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신형 베르나와 프라이드 하이브리드 350대를 양산해 정부에 공급했고 2006년 730대, 2007년 1682대 등 2007년까지 총 2800여 대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납품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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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3.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 국산차 친환경 기술 시대의 서막은 아반떼와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 모델로 요약된다. 각각 2009년 7월에 출시된 두 모델은 세계 최초의 LPi 하이브리드 모델로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LPi엔진과 전기모터를 동력원으로 사용했다.

    2009년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는 2009년 7월 출시되며 국내 자동차 시장에 친환경차 시대를 열었다. 현대차가 3년7개월 동안 2508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세계 최초의 LPi 하이브리드 모델로 1.6 감마 LPi 엔진, 무단변속기, 전기모터, 인버터, 컨버터, 배터리 등이 탑재됐다. 현대차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전기모터, 인버터, 컨버터, 배터리 등 4가지 핵심전기동력부품의 독자개발과 국산화에 성공한다. LPi 엔진 출력 114마력, 전기모터 출력 20마력, 공인연비 17.8㎞/ℓ, 특히 99g/㎞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LPG 연료 차량 최초로 북미 배기가스규제인 SULEV(Super Ultra Low Emission Vehicle)를 만족시키며 국내 최저 이산화탄소 배출 차량으로 등극했다. 차량 정차 시 엔진을 정지시키는 ‘오토 스톱 기능’이 적용돼 불필요한 공회전과 연료소비를 줄였다.

    같은 시기에 출시된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는 기아차가 25개월 동안 2400억원을 투입해 완성한 친환경 하이브리드 카. 직렬 4기통 LPi 엔진과 영구자석형 동기모터를 장착해 동력성능과 경제성을 높였다. 기존 포르테와 달리 친환경 디자인 컨셉트인 ‘4-에코 스타일(Eco Style)’을 강조해 미래지향적이고 화려한 느낌으로 디자인됐다.

    Chapter 4. 쏘나타 & K5, 정통 하이브리드를 논하다 아반떼와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가 국산 하이브리드 카의 서막이라면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는 완성이다. 우선 현대차는 국내 최초 중형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지난 5월 국내에 출시했다. 2008년 프로젝트명 ‘YF HEV’로 개발에 착수해 약 34개월 동안 총 3000여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됐다. 출시 2개월 전 2011 서울 모터쇼에 공개된 이 모델은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에 성공한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친환경 기술력과 성능을 확보한 신개념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토요타와 GM 등이 사용하는 복합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비해 구조는 간단하면서 성능은 크게 개선된 독자 시스템이다. 복합형 시스템은 구조가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큰 용량의 모터가 필요한 반면, 병렬형 시스템은 엔진과 모터의 동력 단속을 담당하는 엔진클러치와 하이브리드 전용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보다 간단한 구조와 적은 모터 용량이 장점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현대차가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개발한 ‘누우 2.0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50ps와 최대토크 18.3kg.m로 동급 최고의 동력성능을 확보했다. 엔진과 함께 출력을 담당하는 모터는 ‘30kW급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전기모터’를 적용해 최고출력 41ps(30kW), 최대토크 20.9kg.m(205Nm)의 동력성능을 구현했다. 연비는 21.0㎞/ℓ를 달성해 동급 하이브리드 모델 대비 최고의 경제성을 갖췄다.

    같은 기간에 출시된 기아차의 차세대 친환경 중형세단 ‘K5 하이브리드’는 2011 서울모터쇼에서 친환경 그린차 부분 ‘베스트카’로 선정되는 등 출시 이전부터 관심을 불러일으킨 모델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같은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 하이브리드 전용 누우 2.0엔진을 탑재하고 6속 자동변속기, 30kW급 전기모터, 엔진클러치를 병렬로 연결해 엔진 출력 150마력, 전기모터 출력 41마력 등 총 191마력의 최고출력을 확보했다. 또한 정차 시 엔진을 자동으로 정지시키는 고급형 ISG 시스템과 공기유입을 제어하는 에어 플랩, 제동 또는 감속 시 발생 에너지를 회수해 고전압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어 시스템 등을 적용, 21.0㎞/ℓ의 연비를 실현했다. 또 최근엔 환경부로부터 하이브리드 차량 최초로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획득하며 친환경성을 인정받았다.

    그런가 하면 두 모델 모두 가격경쟁력 면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개별소비세와 교육세를 각각 최대 100만원, 30만원씩 감면받는 것. 또한 차량 등록 시 최대 140만원의 취득세를 감면받고 채권 및 공채 또한 최대 200만원까지 매입 면제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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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5. 하이브리드, 날개를 달다
    K5 하이브리드
    K5 하이브리드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는 고유가 등 연비 높은 차량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맞닿으며 국내외 시장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국내 판매가 시작된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경우 3개월 동안 총 4001대가 팔리며 쏘나타 전체 판매(2만6650대)의 15%를 점유했다. 6월 1301대, 7월 1500대, 8월 1200대 등 매달 1000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기아차 K5 하이브리드도 같은 기간 2350대가 판매되며 K5 전체 판매(2만56대)의 12%를 차지했다.

    미국시장에서의 선전도 만만치 않다. 수출이 본격화 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지난 8월 1448대가 판매되며 미국 내 35개 하이브리드 모델 중 판매순위 3위에 올랐다.

    2009년에 출시돼 미국시장 진출했으나 신통치 않았던 아반떼와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도 올 들어 각각 1747대와 1326대가 판매되며 선전하고 있다.

    국산 하이브리드카의 선전에는 독자기술이 가장 큰 몫을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 카의 연비개선 신기술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세계 최초로 적용된 ‘하이브리드 전용 6단 자동 변속기’는 토크 컨버터 대신 엔진 클러치를 탑재해 시스템 단순화와 회생 제동 에너지 극대화, 효율성을 증대시켰다.

    둘째, 범퍼 그릴 후면에 개폐 가능한 ‘지능형 공기 유입 제어 장치(액티브 에어 플랩)’를 설치해 차량 상태에 따라 공기 유입 및 차단을 능동적으로 제어하고 있다.

    셋째, ‘회생 제동 브레이크 시스템’은 제동 또는 감속 시 모터가 제너레이터로 동작해 소모되는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 배터리를 충전한다. 브레이크 엑추에이션 유닛 내부에 별도의 페달 시뮬레이터 장치를 적용해 자연스러운 브레이크 페달 조작감을 구현했다.

    넷째, ‘전동 에어컨 컴프레셔’는 엔진이 구동하지 않는 전기차 모드 주행 시에도 에어컨 사용이 가능하다. 엔진 동력 대신 전기모터를 이용해 구동돼 연비 개선과 에어컨 성능을 향상시켰다.

    한편 양웅철 현대차그룹 연구개발총괄본부장(부회장)은 지난 9월14일 ‘2011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현지에서 “향후 그룹의 친환경차 개발 전략은 현대차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카’, 기아차는 ‘전기차’로 나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차 양사가 각자 역할을 분담해 친환경차 시대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올해 말 출시될 기아의 경차용 박스카 ‘탐(TAM)’은 전기차 모델도 일반 출시될 예정이다. 양 부회장은 “사실 일본의 토요타도 하이브리드 카 수익성 문제로 고민할 만큼 친환경 자동차는 당장 기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한 뒤 브랜드 이미지 상승효과가 컸듯 기술력이나 브랜드를 알리는 차원에서는 적지 않은 이득이 된다”고 말했다. 일반 고객을 상대로 판매되는 전기차는 ‘탐’이 처음이다. 기아차는 탐의 전기차 모델 판매 대수를 연간 2000대로 정했다.

    ■ 한국 전기차 시대의 서막 ‘블루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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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 분야도 현대자동차가 국내 선두주자다. 2010년 9월 국내 최초로 전기차 ‘블루온(BlueOn)’을 공개한 현대차는 총 30대의 전기차를 지식경제부, 환경부 등 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에 제공해 시범 운행하고 있다. 2012년 8월까지 약 2년간 충전 인프라 개발 및 검증, 일반 홍보용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유럽 전략 소형 해치백 모델인 ‘i10’을 기반으로 개발된 전기차 ‘블루온(BlueOn)’은 약 1년의 연구기간 동안 총 400억 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완성됐다. 고효율의 전기모터와 함께 국내 최초로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16.4kWh의 전기차 전용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를 탑재, 최고출력 81ps(61kW), 최대토크 21.4kg·m(210Nm)의 동력성능을 갖췄다. 순수전기차는 배터리와 전기모터만으로 구동하는 만큼 배터리의 수명과 저장 능력에 따라 차량 성능이 좌우된다. 현대차가 블루온에 탑재한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는 기존 니켈수소 배터리에 비해 무게가 30% 가볍고 부피가 40% 적어 효율성이 뛰어나고 차량 내부공간의 활용성도 높다. 최고속도 130㎞/h,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도달 시간 13.1초로 동급 가솔린 차량보다 가속성능이 우수하다. 특히 전자식 회생 브레이크를 적용해 1회 충전으로 초기 목표 130㎞ 대비 10㎞ 증가된 최대 140㎞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일반 가정용 전기인 220V을 이용한 완속 충전 시 6시간 이내에 90% 충전이 가능하고 380V의 급속 충전 시 25분 내에 약 80% 충전이 가능하다.

    ■ 현대·기아차 수소연료전지차 개발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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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반응으로 발생한 전기를 이용해 모터 구동이 가능한 무공해 친환경자동차. 대기오염물질이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저공해 자동차다. 현대·기아자동차는 1999년부터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착수, 2000년 국내 최초로 연료전지차량인 스포티지 연료전지차를 개발, 2004년엔 80kW급 연료전지를 적용한 투싼과 스포티지 연료전지차를 독자 개발했다. 현대차는 최근 차세대 친환경차인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FCEV:Fuel Cell Electric Vehicle)를 개발완료하고 국내외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는 독자 개발한 100kW급 연료전지 시스템과 2탱크 수소저장 시스템(700기압)이 탑재됐고 연비 31㎞/ℓ, 일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 650㎞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 효율성과 성능을 지녔다. 특히 수소연료전지차의 핵심인 연료전지 스택과 운전장치, 인버터, 고전압 정션박스 등 ‘연료전지시스템 통합 모듈화’을 통해 연료전지 시스템의 부피를 20% 축소, 차량 조립성과 정비성을 개선해 향후 연료전지차 보급 시 요구되는 차량 생산 기술 기반을 마련했다.

    현대·기아차는 2009년부터 시작된 수소연료전지차 실증사업의 수행을 위해 올해 모하비 수소연료전지차 52대,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48대 등 총 100대의 수소연료전지차를 서울·수도권 및 울산 지역에서 운행할 예정이다.

    ■ 외모는 왜건, 주행은 세단 i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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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현대자동차가 출시한 ‘i40’는 유럽 시장을 겨냥한 야심작이다. 신차 발표회 무대에 선 현대차 양승석 사장이 “유럽에서의 점유율 5% 달성을 위한 주역이 될 것”이라며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맘먹고 만들었다”고 공언할 만큼 디테일을 살렸다. 실제 현대차가 i40 개발에 들인 공력은 4년6개월, 2300억원. 경쟁차종으로 삼은 모델이 폭스바겐 파사트일 만큼 품질과 가치를 업그레이드시켰다. 우선 i40의 외모는 왜건. 실제 쓰임새는 SUV에 가깝다. 가로형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과 윙 타입 안개등을 적용해 첫 인상이 스포티하고 역동적이다. 측면의 캐릭터 라인이 인테리어에도 이어져 선 흐름이 다이내믹하다. 덕분에 실내공간이 실제보다 넓어 보인다. 뒷좌석 시트에는 폴딩 기능을 탑재해 다양한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 외형만 놓고 보면 주중엔 출퇴근용 차량으로, 주말엔 패밀리카로 변신하기에 어쩌면 가장 알맞은 차량이다. 눈에 띄는 편리함은 국내 최초로 적용했다는 ‘러기지 레일 시스템’과 ‘와이드 파노라마 썬루프’. 다양한 형태의 화물을 고정할 수 있도록 레일에 부착된 가로 분리바가 전후좌우로 이동하는 러기지 레일 시스템은 별다른 소음 없이 트렁크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영민한 기능. 그동안 해치백과 왜건, SUV의 트렁크에 짐을 실은 후 미세한 소음이 거슬렸던 운전자라면 꼭 필요한 시스템이다. 천장이 훤히 드러나는 와이드 파노라마 선루프는 여타 세단과 SUV에서도 익숙한 기능. 하지만 세단과 SUV의 장르를 넘나드는 i40는 루프 센터 트림을 없애고 롤 블라인드의 수납 위치를 앞 뒤 양쪽에 둬 개방감을 극대화 시켰다. i40 2.0 가솔린 모델에 앉아 약 100㎞를 주행해봤다. 가속은 140㎞/h까지 무리 없다. 스포츠모드로 바꾼 후에는 가속페달의 반응이 민감했다. 다시 말해 속도를 즐기기에도 무난하다. 하지만 i40는 거친 운행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온 가족 모여 피크닉 가는 길에 레이서는 필요 없는 법. 고로 패밀리카에 어울리는 실내 정숙성과 부드러운 승차감이 강점이다.

    i40 2.0 GDI는 2000cc 직렬 4기통 DOHC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178마력(6500rpm), 최고토크 21.6kgm, 공인연비는 13.1㎞/ℓ. 1.7VGT디젤은 1685cc 터보 엔진에 최고출력 140마력(4000rpm), 최대토크 33.0kgm이다. 연비는 18.0㎞/ℓ. 두 모델 모두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2.0 GDI 2835~3075만원, 1.7VGT 2775~3005만원.

    [안재형 기자 ssalo@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3호(2011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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