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nowledge] 가슴을 뛰게 하는 新동기부여 방법론
입력 : 2011.11.04 17:13:35
-
HCL테크놀로지(HCLT)는 인도에서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세계적 정보기술 서비스 회사다. 그러나 2005년 비니트 나야르가 CEO로 부임할 당시 HCLT의 성장률은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시장점유율 또한 하락하고 있었다. 비니트 나야르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한다.
“당시 HCLT는 심각한 문제점에 봉착하고 있었지만, 조직 내부에 누구도 정확한 이유를 밝혀내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해답을 고객으로부터 찾아보기로 했다.”
비니트 나야르는 몇몇 핵심고객으로부터 HCLT에 대한 불만을 면밀히 청취하기 시작했고, 곧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됐다. 어느 실패한 프로젝트 고객사는 다음과 같은 얘기를 했다.
“비니트, 당신의 젊은 직원들은 할 수 있는 데까지 했다. 문제는 그들을 제대로 지원해주지 못한 조직에 있다. HCLT가 제대로 지원했다면 분명히 당신의 직원들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비니트 나야르는 조직 내 가장 중요하고 주목해야 할 집단은 고객과의 최접점에서 실제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HCLT 경영진은 젊은 실무진에게 실제 업무와 무관한 프레젠테이션과 보고서를 무리하게 요구하고 실제 실제로 필요로 하는 지원에는 관심을 덜 기울이는 등 오히려 업무를 방해해 실무진의 전반적 사기가 저하되고 있었다.
비니트 나야르는 즉시 조직의 핵심 가치 창출집단을 젊은 실무진으로 규정하고 ‘직원이 우선, 고객은 다음, 경영진은 맨 마지막’ 이라는 유명한 캠페인을 실행했다. 그는 젊은 직원들에게 가슴 뛰는 비전을 제시하고 경영진이 직접 최전선 실무진을 지원하도록 했다. 젊은 세대의 특징을 파악해 경영전략에 도입, CEO 부임 5년 만에 연매출 7억 달러의 회사를 연매출 25억 달러 회사로 바꾸어 놓았다.
동기부여의 방법은 제각기 다르지만 동기부여를 위해 모든 기업이 처음 한 일은 동일하다. 기업의 미래를 짊어질 신세대 직원을 이해하는 것이다.
신세대 직원은 우선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관계에 익숙하다. 그들은 동료와 대등한 관계에서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일하는 것에 자연스럽다. 또 그런 환경에서 업무 몰입도 및 능률이 오른다.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업무지시나 커뮤니케이션은 본능적으로 거부하며 그러한 관계 속에서 그들과의 진정한 신뢰는 싹트지 않는다.
다음으로 신세대 직원은 보상에 매우 민감하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76년 이후 출생한 신세대 직원 4731명 중 45%가 ‘더 매력적인 직장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오면 당장 이직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보상이 뒤따르지 않으면 회사에서 정해진 것 이상으로 노력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에 30대 중반 이후 직원의 21%만이 ‘그렇다’라고 답했으나 76년 이후 출생한 신세대 직원은 46%가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평생직장의 꿈을 버린 지 오래인 그들은 어떤 형태로든 보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회사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충성하진 않는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을 중시한다. 조직의 소속감 또는 애사심이 아닌, 개인생활에서 오는 에너지가 신세대 직원의 원동력이다. 금전적 보상도 중요하지만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을 맞춰주지 못한다면 좋은 직장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新동기부여 방법론 F.O.R.C.E. ‘내부고객’인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려면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 이에 T-Plus는 전략수립과 병행하였던 다양한 변화관리 프로젝트의 경험을 바탕으로 新동기부여 방법론 ‘F.O.R.C.E’를 제시한다.
업무 외적인 즐거움 못지않게 중요한 건 업무 자체에서 얻는 즐거움이다. 매일 아침 출근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곳에서 좋은 성과를 창출한다는 것은 어렵다.
-정시 퇴근제 및 장기 휴가제
신세대 직원은 과거 어느 세대보다 일과 사생활의 균형을 중시한다. 그들은 업무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실한 사생활에서 충전한다. 이들의 일하고자 하는 의욕을 가장 확실하게 불러일으키고 불만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노동시간의 단축이다.
일본 미라이공업 창업주 야마다 야키오 씨
실제 미라이공업의 연간 총 노동시간은 1640시간에 불과하다. 이런 근무 조건임에도 급여는 일본 대기업과 동등한 수준을 유지한다. 미라이공업의 성공요인은 충분한 휴식으로부터 오는 직원들의 창의력과 그를 통한 제품 차별화다. 미라이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들춰보면 조직원이 낸 아이디어 상품이 1만8000여 종에 달하며 이 중 98%가 특허상품이다.
-아이디어 즉각 보상제
구성원이 아무리 눈부신 아이디어를 갖고 있더라도, 적절한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제출한 아이디어에 대한 보상이 없다면 직원들은 금세 흥미를 잃게 될 것이다.
미라이공업은 ‘5000원 장려금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의 골자는 아무리 사소한 의견이라도 내놓으면 무조건 5000원을 즉시 지급한다는 것. ‘응접실이 추운데 바닥에 카펫을 까는 것은 어떨까요?’ 같은 식의 사소한 제안도 어김없이 경영진에게 전달되어 검토되며 즉시 5000원 가량의 장려금이 지급된다.
제출한 아이디어가 채택돼 상용화되면 더 큰 장려금을 지급하지만 제출 당시 아이디어 내용과 무관하게 ‘즉시’ 소정의 장려금을 지급함으로써, 조직 내 창의력과 일하는 재미는 배가된다. 이런 식의 적은 비용과 경영진의 약간의 수고로 인해 미라이공업은 총 2300건이 넘는 실용신안과 의장을 보유하게 됐다.
2. Opportunity : 개인 커리어에 대한 구체적 비전을 제시하라SPC의 신입사원 실습교육 광경
-경력개발 지원 프로그램
P&G의 경우, 신입사원 입사 당일 직속 상사와 함께 경력개발 계획을 수립한다. 발전 가능성이 높은 핵심인재에게는 목표 직위를 정하게 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최적 커리어 경로를 설계해 제공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P&G는 ‘마케팅 사관학교’로 불리며 2006년 국내 외국계기업 취업 선호도 1위를 차지했다. 핵심고객과 최접점에 있는 부서 및 계층에 대한 지원 강화는 기업 이미지와 구성원 만족도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게 해준다.
-Fast Track 제도
HSBC는 ‘Fast Track 제도’를 마련해 내부 지원자 중 선발한 일부 인원을 대상으로 2년간의 인재개발 프로그램 및 Assessment Center(평가 센터)를 가동한다. 훈련 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조직 내 주요 사업부에서 순환 근무를 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모든 프로그램 및 평가를 통과한 직원에 대해서는 관리자를 넘어 임원직을 보장함으로써 그들에게 구체적 커리어 비전을 제시한다. 이 Fast Track 제도는 젊은 직원들의 동기부여 효과와 함께 우수 인력의 잠재능력을 조기 실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서의 기능도 함께 수행한다.
3. Responsibility: 실무진의 권한을 강화하고 책임감을 부여하라 세 번째 요소는 Responsibility, 즉 권한 위임을 통한 동기부여다. 신세대는 수평적 네트워크 조직에 익숙하다. 기성 조직의 수직적 문화와 무조건적 하달식 업무 체계로는 신세대 직원들의 의욕을 자극할 수 없다.
경영진이 그들의 눈높이로 내려와서 그들을 부속품이 아닌 비즈니스 파트너로 인정할 때 의욕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역량 또한 제고될 수 있다.
-소규모 독립채산제도
아메바형 조직은 회사 내부를 작은 독립채산 집단으로 나누어 각각의 조직에 절대적 권력을 부여해 자율성을 보장하는 대신 책임을 강화한다.
글로벌 사무기기 전문기업 교세라는 모든 조직을 아메바형 조직으로 운영한다. 그들은 조직을 20~30여 명 내외 집단의 집합으로 개편했다. 또 신뢰를 바탕으로 각각의 아메바 집단에 업무목표 설정·업무방식 결정·채용 등 권한을 부여했다. 대부분 아메바 조직이 독립채산 형태가 되므로 직원 개개인에게 CEO 수준의 자율성과 책임이 부여된다. 교세라는 이 방법으로 연평균 15% 이상 매출을 늘리고 있다.
-전 직원 CEO 제도
많은 기업에서 하부로 권한을 위임하려하지만 뜻대로 추진되지 않는 이유는 결과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미국 게임개발사 징가(Zynga)는 구성원의 동기부여와 핵심인재 관리를 위해 ‘Everyone is CEO Something(모든 구성원은 뭔가의 CEO)’라는 재밌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을 평가해 모든 직원들에게 CEO 직함을 부여했다. 이를테면 재능 있는 프로그래머의 경우 ‘CEO of Programming’, 회계지식이 탁월하다면 ‘CEO of Accounting’이 되는 식이다. 단순히 직함만 부여하는 게 아니라, 각 CEO들에게 담당 분야에 대해 최고의사결정권을 부여한다.
4.Communication: 지속적 소통을 통해 신뢰를 강화하라노경 친선 축구대회에서 드리블하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소셜 네트워크 활용
신세대 직원들은 메신저, 인터넷 블로그, 각종 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미 광범위한 소통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 네트워크를 ‘그들만의 리그’로 보지 않고 최고경영진이 직접 참여해 소통하려고 노력한다면 매우 큰 파급력을 가지게 된다.
자포스의 토니 셰 CEO는 직원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한 수평적 기업문화 형성에 트위터를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트위터 팔로어는 180만 명이 넘는다.
아예 독자적 인트라넷형 SNS를 구축하는 경우도 있다. IBM은 전 세계 33만 IBM 임직원간의 온라인 네트워크를 인트라넷상에 구현했다. 직급에 상관없이 유사한 관심사, 전문성에 따라 온라인상에서 ‘친구맺기’가 가능하며, 상호간 정보교류를 통해 아이디어 창출 및 의견 교환을 활성화한다.
-경영진 커뮤니케이션 제도화
최고경영자의 커뮤니케이션 시도는 단발로 끝나서는 안 된다. 신세대 구성원들이 최고 경영진의 소통을 향한 진정성을 인정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어설프게 시작했다가 지속되지 않을 경우 ‘역시나 그럼 그렇지’라는 반응으로 끝날 것이 뻔하다.
시노버스는 1888년에 설립된 자산규모 320억 달러, 매출액 15억 달러 규모의 종합 금융사. '포춘'지 선정 ‘훌륭한 일터 100대 기업’에 1998년 이래 6년 연속 Top 10에 든 시노버스는 PDE(People Development Exponent, 구성원 개발 선도) 프로그램으로 구성원과 경영진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세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매일 비전과 전략을 구성원들에게 인식시키고, 수시로 구성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으며,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항상 열어두는 것이다. 그들은 ‘신뢰 문화 위원회’를 통해 CEO가 정기적으로 무작위로 선정된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직접 대면해 대화하는 시간도 가진다. 또 ‘Team Appreciation Day’라는 특정한 날을 정해 경영진이 정기적으로 특정 팀에게 그간의 노고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달한다.
5. Equity : 평가의 형평성을 확보하고 경영자가 직접 동의를 구하라 다섯 번째 동기부여의 요소는 Equity, 즉 평가 및 보상의 형평성이다. 직원들은 갈수록 보상에 민감해지고 있다. 이러한 민감성은 구성원이 평가 및 보상의 형평성에 대한 의문을 품을 때 더욱 심각해진다. 사내 정치나 학연, 특정 인물에 대한 편견 혹은 편애로 인해 평가가 왜곡될 때 구성원의 동기 수준은 큰 폭으로 떨어지게 마련이다.
-720도 다면평가 제도
360도 다면평가제도는 여러 기업에서 이미 시도하고 있으나 부작용이 많다. 특히 관리자 다면평가 시, 평가자가 피평가자의 관리 범위에 들어 관계 악화를 우려해 객관적 평가를 하지 못한다. 360도 다면평가제도의 한계를 보완한 것이 720도 다면평가제도이다. 720도 다면평가제도는 평가자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구성원뿐만 아니라, 약간이라도 관련성이 존재하는 조직 내 모든 구성원을 평가자에 포함시킨다. 720도 다면평가제도는 기존의 다면평가 대비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서 간 협조 정도, 조직 내 영향력의 범위 등 피평가자의 본연의 업무 외에도 다양한 정보를 확보해 총체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객을 움직이고 싶다면 직원부터 움직이게 하라 고객이 외부에서 기업을 바라보는 평판과 직원이 내부에서 기업을 바라보는 평판 중 어느 것이 기업의 미래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인가. 대부분 전자가 훨씬 밀접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결과는 정반대이다. IMD의 로사 전(Rosa Chun)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외부평판보다 내부평판이 더 좋은 기업이 오히려 높은 성장을 성취하고 있다. ‘내가 왜 여기서 이런 일을 하고 있을까?’ 라는 마음으로 일하는 직원이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고 고객을 감동시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다면 지금 동기부여 방식이 ‘F.O.R.C.E’에 부합하며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3호(2011년 10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