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한 웰빙 중식의 달인, 피터 야오 롯데호텔서울 도림(桃林) 셰프

    입력 : 2011.09.28 18: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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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수를 건네는 손이 보들보들하다. 지천명을 넘긴 셰프의 손이 어쩜 저리 부드러울까 넌지시 비결을 묻자 “날 때부터 그랬다”며 수줍게 웃는다. 뽀얀 손의 주인공은 롯데호텔서울 중식당 ‘도림’(본관 37층)이 새롭게 영입한 셰프 피터 야오(Peter Yao). 상하이 그랜드하얏트호텔, 다롄 인터콘티넨탈호텔, 광저우 타워레스토랑, 대만 프라미스트랜드호텔, 로얄호텔, 파리스레스토랑, 홍콩의 유명 레스토랑 푹람문(Fook Lam Moon), 하버시티 샥스핀 레스토랑을 거친 그는 국내외 식객을 노리는 도림의 비밀병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공을 들였다. 지난 4월 영입 후 3개월간이나 한국의 식재료와 메뉴개발에 시간을 할애했다. 그렇게 첫 손님을 받기 시작한 지 두 달. 홍보담당자의 말을 빌자면 피터 야오식 중국요리는 서서히 느는 매출이 눈에 보일만큼 입소문을 타고 있다.

    “한국 분들도 웰빙에 관심이 많으시더군요. 신선한 재료를 센 불에서 살짝 익히고 기름과 소금을 최대한 적게 사용해 저지방, 저칼로리의 건강식을 내고 있습니다. 정통 중식과는 조금 다른데, 담백한 맛의 풍미가 다르다더군요(웃음).”

    한식의 세계화? 시간문제일 뿐 한국에서 생활한지 다섯 달. 할 줄 아는 한국어라곤 “안녕하세요”와 “감사합니다”가 전부라지만 그에게 한국은 전혀 낯선 땅이 아니다.

    “형제가 모두 11남매예요. 둘째가 6년 전부터 신사동에 자리한 중식당 ‘채운’에서 셰프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홍콩(광동식) 요리가 생각날 땐 동생에게 가죠(웃음). 휴일엔 맛집 기행에 나서기도 합니다. 남대문의 족발도 좋고 인삼 삼계탕도 좋아요. 삼겹살은 홍콩에서도 즐겨 찾던 음식입니다.”

    열여섯 살 되던 해에 요리를 접했으니 올해로 36년. 트렌드에 민감하고 패셔너블한 도시가 좋아 서울을 택했다는 이 베테랑 셰프는 이른바 ‘불 조절의 달인’으로 업계에 소문이 자자하다. 그만큼 재료의 겉과 속을 모두 제대로 익혀 내놓는다. 당연히 그가 꼽은 베스트 메뉴는 불 조절이 관건인 홍콩식 양갈비구이와 상어지느러미찜 그리고 해삼전복요리. 그 중 해삼전복요리는 소스를 최대한 자제하고 재료의 맛을 고스란히 살려 단연 최고란다.

    “도림에 오신다면 해삼과 전복요리를 대접하고 싶습니다. 그 마음을 아셨는지 가장 잘 나가는 메뉴 중 하납니다.”

    둘째가라면 서러운 셰프가 한국에서 처음 접한 중국음식도 있을까. 그 또한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처음 즐긴다는 자장면의 존재를 피해가진 못했다.

    “대만에도 자장면과 비슷한 음식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달라요. 짬뽕도 그렇습니다. 여기서 접하고 바로 배웠어요. 지금은 저도 잘 만드는 음식 중 하나죠. 맛이 정말 좋습니다(웃음).”

    불을 다루는 솜씨도 일품이지만 피터 야오 셰프는 90권의 요리책을 직접 펴낸 작가로도 유명하다. 아직 국내에 번역된 작품은 없지만 중화권에선 꽤나 유명한 요리 전문작가로 통한다. 요리사이자 요리 작가인 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을 묻자 어떠한 외부 압력에도 스스로의 입맛을 지켜내야 한다며 술과 담배를 자제하던지 아예 입에 대지 말라고 조언했다(실제 그는 미각을 유지하기 위해 술과 담배를 단 한 번도 입에 댄 적이 없다). 그렇다면 그가 느끼는 한식의 첫 느낌은 어떠했을까.

    “한식은 이미 세계화됐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미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어요. 중식과 비교한다면 시간적인 차이밖에 없습니다. 중식이 세계인들에게 알려진 게 좀 더 오래전일 뿐이죠. 여유를 갖고 느긋이 기다린다면 어느 순간 세계 어느 곳을 가도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이 돼 있을 겁니다. 아, 그 여유로운 시간을 도림에서 즐기신다면 더없는 영광입니다(웃음).”

    롯데호텔서울은 피터 야오 셰프 영입과 함께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저지방, 저칼로리 중식 코스 메뉴’를 매달 선보일 예정이다.

    [안재형 기자 ssalo@mk.co.kr│사진 =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2호(2011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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