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uto] 존 켓 크라이슬러 아시아ㆍ태평양지역 사장, “수요 UP! 재도약은 시작됐다”

    입력 : 2011.09.15 16:5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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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라이슬러가 달라졌다. 최근 국내외에서 전해지는 소식이 알차다. 우선 지난 5월 북미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 증가한 11만5363대를 기록했다. 미국 빅3 중 유일한 판매 증가다. 덕분에 토요타를 제치고 판매 순위 3위에 올랐다. 특히 올해 70주년을 맞은 지프(Jeep) 브랜드는 5월에만 3만5573대가 팔리며 전년 동월 대비 55%나 성장했다.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와 제휴하며 가까스로 위기를 넘긴 2년 전 상황을 떠올리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국내에선 지난 5월에만 253대가 팔렸다. 1월부터 5월까지 총 판매대수는 1275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4%나 신장된 성적이다. 국내에서도 단연 지프가 돋보인다. 총 679대가 판매됐다. 과연 크라이슬러 상승세의 원인은 무엇일까.

    최근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지프 브랜드 탄생 70주년’ 행사에 참여한 존 켓(John Kett) 크라이슬러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장은 “지난 2년 동안 어려운 상황을 겪으면서 개별 시장에 대한 초점을 잃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강조했다. 그가 꼽은 크라이슬러 호성적의 원동력은 ‘공격적인 신차출시’와 ‘브랜드 마케팅’. 국내 시장만 놓고 보면 우선 지난 6월1일 르노삼성 부사장 출신 그렉 필립스 사장을 새롭게 영입하고 올 상반기 지프 랭글러를 시작으로 컴패스, 컴패스 70주년 기념 모델 등 다양한 차종을 선보였다. 더불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페이스북 등 SNS와 시승캠페인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처럼 가능성이 큰 시장은 한국을 이해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그렉 필립스 사장은 어떤 모델을 어떻게 포지셔닝 해야 할지, 크라이슬러 브랜드와 지프 브랜드를 어떻게 이끌고 배분해 나갈지 통찰력이 충분하다고 믿습니다. 올해는 크라이슬러 브랜드만 5000대 판매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신임사장에 대한 신뢰를 이야기하는 품이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그동안 수입자동차 업계에선 “크라이슬러가 한국 시장 사장 선임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신임사장 면접을 마르치오네 회장이 직접 진행했다. 그만큼 신중했고 또 한국 시장에 대한 비중을 높였다는 방증이다.

    “물론 5000대 판매 예상에 장애물이 없는 건 아닙니다. 무엇보다 수급이 가장 큰 문제일거라 생각됩니다. 새로 론칭된 모델들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생산량보다 수요량이 많은 실정입니다. 한국 시장에 제때 수급할 수 있을지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그 부분이 해결되면 목표량 달성은 무난할 거라 자신하고 있습니다.”

    크라이슬러는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에 피아트 모델을 선보인다. 존 켓 사장은 “피아트500 등 인기모델의 판매 상황을 지켜본 뒤 스포츠카 브랜드 알파로메오의 한국 시장 도입도 계획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 시장은 크라이슬러 판매망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새로운 브랜드 도입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자만 연간 3억 달러 절감효과 사실 크라이슬러의 재도약 분위기는 지난 5월 말 방점을 찍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정부와 캐나다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공적자금 76억 달러(약 8조3000억원)를 당초 계획보다 6년 빨리 상환한 것이다. 미국 내에선 ‘자동차 산업의 회복을 알리는 이정표’로 받아들여진 사건이다. 존 켓 사장은 조기상환의 가장 큰 이유로 ‘낮은 이자 부담’을 꼽았다.

    “피아트의 마르치오네 회장이 크라이슬러를 맡으며 빠르게 수익성이 개선되고 현금유동성도 좋아졌습니다. 여기에 좋은 제품이 출시되며 회사의 신용도가 높아졌어요. 일반 금융권에서 지원받을 수 있을 만큼 장기적인 비전이 생겼습니다. 훨씬 유리한 이율로 갈아타는 게 당연한 일 아닙니까. 결과적으로 조기상환을 통해 연간 3억 달러의 이자비용을 아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파산 위기에 있던 회사가 회생하자 세간의 이목은 기업공개(IPO) 여부로 이어졌다. 지난해 마르치오네 회장이 “올 하반기에 IPO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실행 여부에 언론의 초점이 집중됐다. 최근 마르치오네 회장은 “올해는 IPO를 진행한다 해도 회사에 아무런 이익이 없다”며 “IPO 시기는 주식시장 상황과 회사가 얼마를 끌어 모을 수 있는지 여부 등에 달렸지만 최소한 2012년 이전은 아닐 것”이라고 일단락 지었다. 존 켓 사장이 이야기한 이유는 좀 더 구체적이다. 크라이슬러의 앞으로 계획도 언급됐다.

    “구체적인 기획이 잡힌 건 아닙니다. 우선 크라이슬러와 피아트의 지분 구조가 안정돼야겠죠. 또 하나 내부적으로 크라이슬러가 피아트 기반의 소형차를 생산하는 조건이 있습니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는 시점에 정확한 시기가 공개될 예정입니다.”

    [안재형 기자 ssalo@mk.co.kr│사진 =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0호(2011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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