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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nk] 와인은 휴식이자 문화의 술…이동현 BWS강남와인스쿨 원장
입력 : 2011.06.23 14: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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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재동에 자리한 BWS강남와인스쿨 이동현 원장은 “과하지 않게 절제할 수 있는 술이 와인”이라며 “특히 비즈니스 현장에서 꼭 필요한 문화이자 에티켓”이라고 덧붙였다. 2006년 문을 연 BWS강남와인스쿨은 ‘CEO 와인 최고위 과정’으로 이름난 곳이다. 처음부터 수강대상을 CEO로 정했다. 와인 붐이 일던 시기에 일반인이 아닌 CEO급 수강생만을 모집한 이 원장의 혜안은 결과적으로 보기 좋게 히트했다.
“대기업 중역부터 고위 공무원, 변호사, 회계사, 사업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와인 관련 콘텐츠야 온라인상에 널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죠. 하지만 이렇게 오프라인 강의가 이뤄지면 와인을 매개로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온우회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운영한 CEO 와인 최고위 과정이 올해 12기 수강생을 맞았다. 매주 한번씩 4개월 동안 이어지는 프로그램은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된다. 매주 한번이라지만 꽉 짜여진 커리큘럼과는 거리가 멀다. 수업시간은 단 두 시간. 이탈리아 스타일의 저녁식사를 마치면 두 시간 동안 강의가 이뤄지고, 이후 파티가 이어진다. 배운 내용을 직접 확인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강의와 파티를 접목했다.
“단순히 와인 이름을 외우는 게 아니라 이 술이 어떤 문화 속에서 어떻게 만들어지고 왜 이런 맛을 내는지, 제대로 마시려면 어떤 에티켓이 필요한지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시실리 와인이라면 그 지방의 토지, 역사, 관습, 음식 등 전반적인 문화를 알게 됩니다. 알았으면 확인해 봐야죠. 강의 시간에 배운 여러 문화를 이야기하며 잔을 채웁니다(웃음).”
서울과 부산에서 진행되는 와인스쿨은 잔잔한 입소문과 트렌드가 맞물려 인기를 얻었다. 서울의 경우 경기도 안성과 평택에서 올라오는 이들이 적지 않다.
비즈니스 미팅을 이끄는 전략, 와인 이 원장이 와인을 알게 된 건 20여 년 전. 그 시절 식품 무역업을 시작한 그는 해외출장이 잦아지며 와인을 접했다.
와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약 10년 전이다. 당시 10개국의 와인을 수입하며 자연스럽게 와인스쿨로 이어졌다. 부산에 본사를 둔 와인유통업은 지금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해엔 와인스쿨과 와인유통, 와인바 등의 사업체에서 총 80여 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와인스쿨 수강생들이 그러더군요. 강의 내용이 비즈니스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어떤 분은 대화의 폭이 넓어졌다고 좋아합니다. 처음 만난 사람과 소주 한잔 할 순 없는 노릇 아닙니까. 비즈니스 미팅에서 와인으로 대화를 풀어 가면 자연스럽게 상대방과 교감할 수 있습니다.”
이 원장이 강조한 와인 비즈니스 전략은 첫째, 와인의 테루아로 그 지방 문화를 이야기하며 대화가 시작된다는 것. 둘째, 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지 않아도 오래도록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 셋째, 와인의 맛을 논하며 동질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와인을 이야기하지만 그 안에 음식과 여행이 있으니 휴식의 술이요,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미팅의 에티켓을 챙기게 되니 문화의 술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이 아닙니다. 간단히 와인에 대한 이미지를 생각해보세요. 건강, 파티, 기념일, 선물 등이 떠오릅니다. 와인스쿨이 끝나면 개중에 소주 한잔으로 뒤풀이하는 분들이 있어요. 좋은 술과 분위기를 마지막까지 이어가는 건 좋지만 애석하죠(웃음). 제대로 즐기려면 문화를 익혀야 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와인은 어떤 테루아를 지녔을까. 이 원장은 2~3만원대의 신대륙 와인을 추천했다.
“칠레, 아르헨티나,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대륙 와인 중에 까베르네 쇼비뇽 품종의 레드 와인이 있습니다. 2~3만원대면 아주 훌륭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입맛에 맞아야겠죠. 식탁 위의 음식과 입맛의 조화가 가장 훌륭한 와인입니다.”
[안재형 기자 ssalo@mk.co.kr│사진 =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호(2011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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