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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포털 위협하는 페이스북에 던진 세 가지 질문
입력 : 2011.05.27 16: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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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아이들은 무얼 물어보면 아무렇게나 ‘예’, ‘아니오’라고 답하는데 마크는 이것저것 따져서 답한다. 마크한테 ‘아니다’고 말하려면 논리와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마크가 어른이 되면 승률이 100%에 가까운 변호사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인터뷰) 물론 가장 재능을 보인 분야는 프로그래밍이다. 홈 네트워크라는 게 없었을 당시인 12세 때 자기 집에 ‘저크넷(Zucknet)’이란 홈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1990년대엔 집 근처 대학원에서 프로그래밍 관련 수업을 청강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재학 중 음악재생 프로그램 ‘시냅스’를 제작, 마이크로소프트와 AOL의 인수, 고용 제안을 받았지만 단칼에 거절하고 2002년 9월 하버드 대학교에 입학한다. 페이스북은 바로 하버드에서 시작됐다. 2004년 친구 더스틴 모스코비츠, 에두아르도 새버린, 크리스 휴스와 함께 하버드대 학생들끼리 연락처를 공유하고 인맥을 관리하는 서비스 ‘더 페이스북’을 처음 만들었다.(영화 속에서 여자친구에 차이고 페이스북을 만들었다는 것도 완벽한 허구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을 만들기 전 만난 여자친구와 지금도 사귄다) 페이스북이 교내서 인기를 얻자 저커버그는 스탠포드, 콜럼비아대 등 미국 전역 대학으로 가입 대상을 확대했다. 이후엔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페이스북의 영향력은 폭발적이다. 인도네시아에선 인터넷 사용자 3000만 명 중 2780만 명이 페이스북을 이용한다. 우리나라 사용자도 400만 명에 가깝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2010년 페이스북의 기업 가치를 300억 달러로 평가했다. 저커버그의 재산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포브스>는 2010년 그의 재산을 69억 달러로 집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눈앞의 돈벼락엔 관심이 없다. 2006년 야후가 10억 달러에 인수를 제안했지만 시냅스 때와 마찬가지로 거절했다. 상장 계획도 없을 뿐더러 집도 없이 팔로알토 회사 인근에 세들어 살고 있다. “페이스북은 내 자식(baby)이기 때문에 보살피고 성장시키고 싶다”는 게 그의 말이다. Q2. 페이스북은 어떻게 성장했을까
사용자가 페이스북에 체류하는 시간은 6시간으로 다른 사이트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수준이다. 구글의 4배가 넘는다. SNS 서비스가 검색보다 체류시간이 길수밖에 없긴 하지만 2위를 차지한 MSN/WindowsLive/Bing보다 체류시간이 2배 이상이라는 건 페이스북의 경쟁력을 여실히 증명한다. 또 주요 사이트별 평균 체류시간 증가 추이를 봐도 페이스북을 제외한 구글, 야후, MSN, AOL 등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평균 체류시간이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AOL과 야후의 평균 체류시간 감소율이 각각 35.4%, 19.5%로 상당히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구글마저도 11% 감소했다. 페이스북의 평균 체류시간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8.7% 증가한 22분 39초를 기록했다.
이런 변화는 방문자 수와 방문시간이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의 주요 수익원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인터넷에서 만들어지는 돈이 전반적으로 페이스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페이스북은 아직 상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 재무적인 성과는 알 수 없는 상황이긴 하나 막대한 사용자를 기반으로 돈을 ‘갈퀴로 긁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14일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페이스북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페이스북이 지난해 4분기 2억5000만 달러의 순익을 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의 9월 누적 순익은 3억5500만 달러로 집계됐는데 이에 따라 작년 전체 순익이 6억 달러를 넘는다는 것이다. 비슷한 시기 <뉴욕 타임스>가 추정한 페이스북의 2010년 순익 4억 달러보다 50% 가량 많은 액수다. 매출 급신장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011년 페이스북의 법인세 이자 차감 전 순익(EBITDA)을 20억 달러, 매출은 4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구글의 1/30밖에 되진 않지만 직원이 2000명 남짓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엄청난 수익이라는 점에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Q3. 페이스북의 성공 요인은 무엇인가
페이스북은 2007년 5월 SNS 업계 최초로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통해 제3개발자가 페이스북에서 제공될 수 있는 게임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했다. 개발자에게는 수익을, 소비자에게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페이스북을 플랫폼으로 만든 것이다. 앱스토어로 플랫폼 전략의 대명사가 된 애플조차 아이폰 OS를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SDK(Software Development Kit)를 배포한 시점이 2008년 2월이었다. 여기에 더해 페이스북은 2008년 12월, Facebook Connect 서비스를 통해 다른 사이트, 애플리케이션, 이동단말기, 게임시스템 등에서 이용자들이 페이스북 계정으로 로그인해 함께 쓸 수 있게 했다.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페이스북 서비스에 더 쉽게 접속할 수 있게 하고 다른 인터넷서비스, 게임 등의 사업자들에겐 페이스북 사용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 것이다. 대표적인 윈-윈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2010년 5월에 페이스북 개발자가 100만명, 애플리케이션은 55만개가 등록됐으며 25만개 이상의 웹사이트에서 페이스북에 로그인 할 수 있도록 연결돼 있을 정도로 이 전략은 큰 호응을 얻었다.
실제로 이 같은 페이스북 전략에 적극적으로 동참, 성공 가도를 달리는 기업들이 많다. 소셜게임사 ‘징가’가 대표적인 케이스. 2007년 설립돼 페이스북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 중인 징가는 최근 미국 비상장 주식 거래소인 쉐어스포스트가 기업 가치를 약 55억 달러로 평가했다. 세계 2위 게임사인 일렉트로닉아츠(EA)의 시가총액은 약 52억 달러다.
결국 페이스북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공급될 수 있도록 자체 플랫폼을 개방했고 이는 사용자 수, 체류시간 증가, 재방문율 증가 등으로 이어져 다시 개발자, 애플리케이션 공급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시스템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페이스북의 성공 요인은 특별한 서비스나 기능을 내놓아서가 아니라 사용자와 서비스, 사용자와 개발자, 개발자와 서비스(페이스북) 사이의 관계를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만들었던 것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페이스북의 혁신은 외부 개발자, 기업과 공동의 이익을 창출해 내는 데 있었던 것이다. 이런 점은 한국의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상생과 협력을 수십년 째 외치지만 실제 성과는 크지 않았던 것이 그간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실리콘밸리와는 다른 기업 환경도 분명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겠지만 외부 개발자와 모든 것을 나누려는 진짜 윈-윈전략, 공동배분 수익구조 등이 과거 제대로 만들어진 적이 있었는지 뒤돌아 볼 일이다.
[최순욱 /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wooksoon.choi@gmail.com 사진 매경DB]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호(2011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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