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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수 아이벡스 대표 “피지컬 AI, 안정적 양산·비용 구조가 경쟁력”
입력 : 2026.09.30 10: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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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민수 아이벡스 대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GE의 재무관리·기업감사 조직과 보스턴컨설팅그룹을 거쳐 스탠퍼드대학교에서 MBA를 마쳤다. 미국 머신러닝 스타트업 Qeexo를 공동창업한 뒤 부친이 설립한 자동차 부품사 광성기업의 대표를 맡아 제조업을 경영했다. 머신러닝과 자동차 부품 양산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결합해 2020년 아이벡스를 공동창업했다. 현재 제조용 AI 비전 검사와 AI로봇 자동화, AI 운영 플랫폼 사업을 이끌고 있다.아이벡스는 불량 검사 및 수작업 관련 판단과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뇌’(AI모델), 물리적 불량 및 각종 물체를 인식하는 ‘눈’(광학), 그리고 물체를 물리적으로 핸들링하는 ‘손’(기구)을 결합해 구현하는 산업용 피지컬 AI 기업이다. 2020년 AI 비전 검사로 출발해 카메라와 광학계, 기구·전장 설계, 로봇 제어까지 기술 범위를 넓혔다. AI가 이미지를 분석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판단 결과에 따라 실제 설비와 로봇을 움직이는 ‘피지컬 AI’가 아이벡스가 지향하는 사업 영역이다.
강점은 AI 모델의 성능 자체뿐만 아니라 이를 제조 현장에서 작동시키는 통합 역량에도 있다. 아이벡스의 임직원 약 95명 가운데 80명가량이 엔지니어다. AI 연구자 뿐 아니라 광학·기구·전장·제어·로보틱스 분야 인력을 사내에 두고 있다. ICCV, ICML 등 글로벌 톱티어 학회에 논문을 게재하며 개발한 파운데이션 모델을 바탕으로, 카메라와 렌즈, 센서, 로봇 등 범용 부품은 외부 제품을 활용하지만 특정 공정에 필요한 시스템은 직접 설계하고 통합한다. 시중 제품으로 해결하기 어려우면 로봇 끝에 부착하는 그리퍼 같은 장치까지 자체 설계한다.
이처럼 기술 범위를 넓힌 데는 성민수 대표의 외주에 대한 원칙이 작용했다. 아이벡스는 창업 초기 6명으로 시작했을 때도 기구 설계자와 광학 설계자를 각각 한 명씩 두었다. 상세 설계와 전장 설계 상당 부분을 외부에 맡기던 시기였지만, 외주 결과물의 기술 수준과 비용을 판단할 전문가만큼은 회사 안에 있어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적어도 외주를 주려면 그 분야를 잘 아는 사람이 회사 안에 있어야 합니다. 모르는 사람이 외주를 통제하기는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아웃소싱을 활용했지만 내부 전문가가 이를 관리했고, 이후 기술을 점차 내재화했습니다.”
스타트업이 AI 모델, 광학부터 메카트로닉스와 로봇 제어까지 직접 다루는 것은 인력과 비용 부담이 큰 선택이다. 그러나 성 대표는 외주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일정과 품질을 통제하기 어렵고 가격 협상력도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고객에게 공급하는 시스템의 완성도와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핵심 엔지니어링 역량을 내부에 축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기술은 네 개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연결된다. AI 비전 검사 플랫폼 ‘AIVision(아이비전)’, 데이터 관리·분석 플랫폼 ‘AIVData(아이브데이터)’, AI 모델 운영 플랫폼 ‘AIVOps(아이브옵스)’, 로봇 통합 제어 플랫폼 ‘AIVot(아이봇)’이다. 검사와 로봇 작업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다시 학습에 활용해 AI 성능을 개선하는 ‘클로즈드 루프(Closed-loop)’ 구조다.
아이벡스는 2021년 53억원 규모 시리즈A, 2022년 97억원 규모 시리즈B, 2024년 21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하며 기술과 조직을 확장했다. 성 대표는 피지컬 AI 시장의 승부가 화려한 기술 시연이 아니라 공장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양산성과 비용 구조에서 갈릴 것으로 본다. VLA(Vision-Language-Action)와 같은 최신 기술만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공정의 특성과 요구 수준에 따라 룰베이스, 3D 비전, AI 비전과 VLA를 적절히 조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제조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고객이 감당할 수 있는 비용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 성 대표가 설명하는 아이벡스의 경쟁력은 결국 여기에 모인다.
Q 아이벡스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A 실리콘밸리에서 대학원을 마칠 때부터 테크 분야에서 창업하고 싶었습니다. 이후 전략컨설팅을 거쳐 미국에서 머신러닝 기술 스타트업 퀵소를 공동창업했고, 그 뒤 제조업계에서도 오래 일했습니다. 제조업과 머신러닝을 결합하면 고객 입장에서 투자 대비 효과와 ROI를 명확하게 계산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약 2년간 함께할 엔지니어들을 찾았고, 2020년 AI 인스펙션부터 시작했습니다.
Q 제조업을 피지컬 AI의 첫 시장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제조업은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기 때문에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증명되면 새로운 솔루션을 도입해야 하는 동기가 분명합니다. 가사로봇처럼 성공했을 때 훨씬 큰 시장도 있겠지만 단기간에 프로덕트 마켓 핏(PMF)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제조 현장은 자동화를 통해 얻는 효과와 투자 회수 기간을 상대적으로 명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가 축적한 제조업 경험과도 잘 맞았습니다.
Q 대표님이 생각하는 피지컬 AI의 범위는 어디까지입니까.
A AI가 물리 세계에서 판단하고 그 판단에 따라 실제 설비나 로봇의 동작·제어가 이뤄진다면 피지컬 AI라고 생각합니다. 자율주행이나 로봇뿐 아니라 사람이 검사하고 판단한 뒤 장비를 조작하던 일을 AI가 대신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공장에서 AI가 상황을 판단해 설비의 설정값을 바꾸거나 장비를 제어하는 것도 물리 세계에 영향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피지컬 AI의 영역이라고 봅니다.
Q 비전-언어-행동모델(VLA)이 기존 산업용 로봇 기술을 빠르게 대체할까요.
A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산업용 로보틱스에는 전통적인 티칭 방식부터 3D 기반 룰베이스 비전, AI 비전가이드, VLA까지 여러 방식이 있고 용도가 서로 다릅니다. 기술적으로는 VLA가 최신이지만 제조 현장의 양산 적용은 아직 시도되는 단계입니다. 반면 AI 비전가이드 방식은 이미 양산 사례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에서 완성도 높은 솔루션을 만들려면 최신 기술 하나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에 맞는 방식을 모두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Q 광학부터 메카트로닉스, 로봇 제어까지 기술 범위를 넓힌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처음부터 모두 내재화한 것은 아닙니다. 초기에는 AI 모델을 직접 개발하되 상세 설계나 전장 설계는 외주를 활용했습니다. 다만 외주를 주더라도 회사 안에 그 분야를 이해하는 사람이 있어야 품질과 비용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사업을 하면서 외주 비중을 낮추고 내재화를 확대했습니다. 결국 고객에게 공급하는 제품의 기술적 완성도와 비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선택입니다.
Q 네 개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연결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A AI는 현장에 한 번 설치했다고 끝나는 기술이 아닙니다. 공장은 제품과 원자재, 작업 방식이 계속 바뀌고 그 과정에서 모델의 성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시 학습할 데이터를 선별하고, 모델을 학습·검증한 뒤 배포하는 사이클이 계속 돌아야 합니다. 저희가 AIVision·AIVData· AIVOps·AIVot을 연결하는 이유도 이 과정을 하나의 산업용 피지컬 AI 생태계로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고객사 프로젝트마다 코드를 수정해가면서 개발을 하면 개발 공수도 많이 들고, 향후 레거시 코드 관리도 크게 부담이 됩니다. 따라서 제품을 만들고, 제품에서 고객향 솔루션을 만드는 것을 추구합니다.
Q 거대언어모델처럼 산업용 AI도 모델 규모를 계속 키우는 방향으로 갈까요.
A 검사 및 로봇 AI는 LLM과 조건이 다릅니다. 공장에서는 0.1초나 0.05초 단위의 택타임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엣지에서 빠르게 돌아가야 하고 모델이 지나치게 커질 수 없습니다. 로봇 분야에서는 큰 파운데이션 모델을 클라우드에서 활용하는 방식과 비교적 가벼운 모델을 현장에서 빠르게 학습·추론하는 방식이 모두 시도되고 있습니다. 산업용 AI에서는 무조건 큰 모델보다 현장의 속도·정확도·비용·운영 환경에 맞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국내 제조기업들이 데이터 유출을 우려해 온프레미스를 선호하는 문제에는 어떻게 대응합니까.
A 현실적으로는 고객의 정책을 따라야 합니다. 방산이나 디스플레이처럼 보안 때문에 온프레미스가 필요한 분야도 있습니다. 저희는 데이터와 모델은 고객사 로컬 서버에 두고 기능 배포나 로그 관리 등은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도 사용합니다. 중요한 것은 고객의 보안 요구를 지키면서도 모델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업데이트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Q 궁극적으로 사람의 개입이 없는 ‘제로 터치’ 공장을 목표로 합니까.
A 완전한 제로 터치는 아직 지향점에 가깝습니다. 데이터 선별이나 모델의 자동학습·튜닝은 상당 부분 자동화할 수 있지만, 불량 여부처럼 판단 기준을 정립하고 검증하는 과정에서는 사람의 확인이 여전히 필요합니다. 로봇 역시 스스로 모든 작업 정책을 수립하는 단계까지 가지는 않았습니다. 지금의 경쟁은 사람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내려야 하는 지시와 개입을 얼마나 쉽고 적게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Q 앞으로 아이벡스의 사업 구조는 어떻게 달라집니까.
A 현재는 비전검사 사업의 매출이 더 크지만, 올해부터는 이미 수주한 사업들이 매출로 반영되면서 로보틱스 부문도 상당히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비전검사와 로보틱스의 비중은 2대1 정도입니다. 장기적으로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마다 고급 엔지니어를 추가로 투입하는 구조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AIVision·AIVData·AIVOps·AIVot이라는 네 개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에서 고객별 솔루션을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반복 공급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고객사가 늘어나도 개발비와 인력 투입이 같은 비율로 증가하지 않고, 플랫폼과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반복 매출도 확대할 수 있습니다.
Q 앞으로 어떤 산업과 고객군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입니까.
A 자동화 필요성만으로는 실제 사업이 되기 어렵습니다. 투자 여력이 있고 PoC 이후 양산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산업과 기업을 선별해야 합니다. 검사 분야에서는 반복 생산할 수 있는 모델과 하드웨어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 핵심 전방산업을 정해 집중적으로 영업하고 있습니다. 로보틱스 역시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고객이 투자 대비 효과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동일한 솔루션을 여러 현장에 반복 적용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박수빈 기자 · 사진 류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