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컬렉터블 럭셔리 | Part 4] 포트폴리오 구성은 | 금융시장 변동성 대비한 안전 자산 상속·증여에 대출 담보로 활용도

    입력 : 2026.07.30 14:11:59

  • “하이 주얼리나 고가 현대미술품 같은 소위 컬렉터블 럭셔리 상품은 소위 성장 자산(growing asset class)으로 분류됩니다. 최근 슈퍼리치들은 부동산과 주식 외에 자산의 일정 부분을 이들로 구성하기도 해요. 국내에서는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지만 해외 금융기관들은 거래되는 이런 자산들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거나 별도의 컨설턴트를 고용하고 있는 곳도 많습니다”

    한 생명보험사 패밀리오피스 PB의 설명이다.

    흔히 개인 자산은 부동산과 금융상품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기에 컬렉터블 럭셔리가 더해졌다. 미술품에 이어 하이 주얼리와 시계, 고가의 주류 등 다양한 럭셔리 상품이 자산 구성의 한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실제 글로벌 투자은행 UBS의 2025년 조사에 따르면, 고액 자산가 수집가들은 시장 격변기에도 미술품의 가치 보존 능력을 신뢰하며 평균 자산의 20%를 미술품에 배분했다.

    과거 미술품 투자는 폐쇄적인 인프라를 독점한 극소수 부유층만의 전유물이었으나, 최근에는 ‘마스터웍스’ 같은 분할 소유 플랫폼의 등장으로 문턱이 낮아졌다. 피카소, 장미셸 바스키아, 뱅크시 등 거장들의 작품 지분을 쪼개어 매입하는 방식으로, 마스터웍스가 지금까지 매각한 25개 작품의 연평균 수익률은 14~17%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컬렉터블 럭셔리에 대한 투자는 일반적인 금융상품의 투자와는 다르다. 어떤 물건의 잠정적인 가격을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점도 뚜렷하다. 경기가 침체되어도 변동성이 작다는 점이다. 컬렉터블 럭셔리는 희귀하며 원한다고 다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투자 가치가 있는 작품의 경우 공급 제한으로 수요가 증가하게 되고, 결국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반드시 상승하게 된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자 하는 투자가에게 하나의 선택지라 할 수 있다.

    컬렉터블 럭셔리 투자자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술품이 대표적이다. 서진수 강남대 교수는 “미술품 투자는 추천해준 작품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곤란하다”면서 “미술품은 문화상품이기 때문에 미술사와 개별 작가들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또한 미술 시장은 일종의 특수시장으로,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매 통한 구매가 유리
    서울옥션 메이저 경매 현장.
    서울옥션 메이저 경매 현장.

    컬렉터블 럭셔리 구입은 전문 중계기관이나 온라인을 통해 보유자가 설정한 가격에 직접 구매하는 방법과 경매에 참여해 구입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상품에 대해 조예가 깊은 전문가가 아니라면 경매를 통해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경매회사에서 검증 작업을 거쳐 나오는 제품들이고 그에 대한 설명 또한 자세히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컬렉터블 럭셔리 제품 경매가 선진화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프라이빗뱅킹(PB)이나 패밀리오피스 등 자산관리(WM) 전문회사들이 관련 상품을 고객의 자산 포트폴리오에 포함해 위험관리, 이익 창출, 증여나 상속 대상으로 관리해주는 사례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부동산을 대신할 상속·증여 수단으로 컬렉터블 럭셔리를 자산 포트폴리오에 넣으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시장의 특성상 정확한 거래내역 확인이 어려워 과세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특징을 지니고 있어 증여나 상속 자산으로 인기가 높다.

    하이 주얼리 전문가인 윤성원 한양대 겸임교수는 “하이 주얼리는 부동산·미술품 보다 보관·관리 부담이 적고, 국경을 넘어 이동하기도 쉽다”며 “화폐 가치가 떨어지거나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를 대비해 자산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 차익을 노리고 뛰어드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윤 교수는 “유색 보석의 경우, 주식이나 금처럼 바로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아니다. 매수자 수요가 있어야 거래가 성사되는 시장”이라며 “세대를 넘어 최소 10년 이상 보유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아트 파이낸싱도 본격 도입

    컬렉터블 럭셔리 중에서 고가의 미술품이나 일부 하이 주얼리의 경우 금융기관의 담보로도 가치가 인정된다. 특히 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한 미술품의 경우, 금융기관이 대출 희망자가 소유한 미술품의 시장가치를 평가해 일정 비율의 금액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개인의 신용 점수나 상환 능력 등을 고려하지만, 시장가치가 높은 미술품을 담보로 하는 만큼 일반 대출상품과 비교해 대출한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미술품 담보 대출은 이미 미국과 영국, 홍콩, 스위스 등 미술품 거래가 활발한 주요 국가에서는 보편화돼 있고 최근 미술시장이 외연을 넓히고 있는 한국에서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미술품 담보 대출을 활용하면 미술품 수집에 필요한 높은 현금 유동성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술품의 특성상 금리, 한도, 기간 등 담보 대출의 세부 사항은 전부 건 별로 검토된다. 통상적으로 대출한도는 가장 낮은 추정가(시가)의 40~60% 범위에서 대출이 이뤄진다.

    다만 모든 컬렉터블 럭셔리가 담보물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꾸준히 시장의 수요가 있고 계속해서 거래가 이뤄줘야 한다. 미술품을 예로 들면, 대부분 시장가치가 높은 10만 달러(약 1억3680만원) 이상의 20·21세기 동시대 현대미술 작품이다. 또 담보물이 될 미술품의 소유자는 반드시 대출 희망자 본인이어야 하고, 미술품은 반드시 보험에 가입돼 있어야 하며 대출이 종결될 때까지 해당 보험을 유지해야 한다.

    시중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에서도 미술품 담보 대출 서비스를 새롭게 도입하는 추세다. 다만 은행과 미술품 경매사들은 대출 심사 기준에서 차이를 나타낸다. 은행들은 개인의 신용도와 미술품을 비롯한 고객의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 은행과 고객의 관계를 담보로 삼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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