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컬렉터블 럭셔리 | Part 2] INTERVIEW | 명욱 세종사이버대 교수 “빈티지 등 대체 불가능한 요소가 수집의 첫걸음”
입력 : 2026.07.29 14:14:03
-
명욱 세종사이버대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겸임교수 최근 <왕과 술의 세계사>를 출간한 명욱 교수는 “위스키 수집은 빈티지 기입이나 증류소의 서사를 살피는 게 우선”이라며 “창업자나 현 경영자의 철학이 때로 가격 변동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조언했다.
Q 글로벌 자산가들이 빈티지 위스키를 매력적인 대체 투자 자산으로 꼽는 이유는.
A 소장용 희귀 위스키는 엄청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에요. 60년 숙성 위스키가 모두 소진된다면 그 위스키를 만드는 데 60년이 걸립니다. 시간과 내 자산을 교환하는 거죠. 최근엔 빈티지까지 추가되면서 오직 그해에만 출시된 대체 불가능적 요소를 담은 위스키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어요. 이런 위스키는 수량이 적어지면 적어졌지 결코 늘어날 수 없는 공급 불가의 서사도 갖고 있습니다.
Q 가장 투자 가치가 높은 위스키를 꼽는다면.
A 현재로선 ‘맥캘란 파인&레어 시리즈’의 인기가 높아요. 빈티지까지 기입돼 있어 대체 불가능한 요소가 많죠. 발베니도 직접 재배한 보리를 사용하는 만큼 희소성이 높다고 볼 수 있어요. 특히 ‘발베니 DCS’의 경우 추가적인 생산이 거의 불가능한 만큼 소장 가치가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본의 히비키나 야마자키도 좋은 편인데, 최대 수출처가 중국이었기에 중국 경기 악화로 가격 변동성이 높아졌어요. 다만 아시아 최고의 위스키인 만큼 많이 저렴해진다면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Q 자산가들 사이에 캐스크 투자가 회자되고 있는데요.
A 가치 있는 투자죠. 오크통 자체의 원액을 구매하는 경우, 현장에 가지 않는 한 실물을 볼 수 없다는 게 아쉽지만 확실하게 증류소 등지에서 관리하는 만큼 의미는 있다고 봅니다.
Q 한국은 술의 가격에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를 채택하고 있어 고연산 빈티지 위스키를 국내로 들여올 때 약 155%에 달하는 세금이 붙습니다. 시장의 성장을 막는 근본적인 한계란 지적도 있는데.
A 한국의 술이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죠. 싸게 만들어 싸게 팔 수밖에 없는 이유예요. 일본이나 대만, 영국이나 프랑스처럼 농업의 가치를 높여주는 주류 선진국이 되기 위해 꼭 개선되어야 하는 법령입니다.
Q 매년 쏟아지는 수많은 ‘리미티드 에디션’ 중 10년, 20년 뒤에도 살아남을 진짜 ‘블루칩’을 감별하는 기준은.
A 확실한 건 이왕이면 빈티지가 적힌 것을 구매해야 한다는 거죠. 또 하나는 증류소 창업자나 현재 대표의 철학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맛이 좋아도 해당 기업이 불법을 저지르거나 품질에 문제가 생긴다면 소장용 희귀 위스키의 경우 순식간에 가격이 떨어질 수 있거든요.
Q 한국산 숙성 위스키가 스카치위스키처럼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라면.
A 첫째는 일단 시간이 필요합니다. 천천히 지켜보는 게 중요하죠. 둘째는 지역적 가치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 셋째는 만든 사람의 철학이 얼마나 남다르냐가 중요합니다. 여기에 한국 특유의 환경과 기후가 얼마나 많은 차별화를 가져오는지, 과학적으로 증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일단 세금이에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병입했는지 숙성 기준도 필요합니다. 아직은 제도화가 덜 돼 있거든요.
Q 위스키 재테크를 시작하는 자산가들에게 조언하신다면.
A 재테크로 접근한다면 결코 권하지 않습니다. 맛을 보고 음미하고 감상하고 그 위스키가 태어난 지역을 여행하는 건 제안하겠습니다. 그 후 나와 위스키의 어울림을 보고 그다음에 취미 삼아 수집한다면 200% 추천합니다. 증류소 탐방이 어려운 게 아니거든요. 가까운 남양주에도 있고, 안동소주나 오크통에 숙성 소주를 제조하는 곳들도 있습니다. 싱글몰트 위스키 증류소와 유사한 곳이 한국의 증류식 소주 양조장들이니까요.
명욱 교수가 전하는 위스키 투자 TIP1. 한국 주류 유통 구조와 환금성 리스크
한국은 주류 면허 제도에 따라 유통 경로가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어 개인이 보유한 위스키를 제도권 시장에서 자유롭게 매매하기 어렵다. 따라서 해외 경매 시장이나 수집가 시장을 활용하지 않는 한 현금화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
2. 출처가 최고의 진품 보증서
희귀 위스키일수록 병 자체보다 출처가 중요하다. 국내에선 백화점, 대형마트, 공식 수입사, 면세점, 스마트오더 등 신뢰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을 이용하는 게 기본 원칙이다. 반대로 출처가 불분명한 개인 거래나 검증되지 않은 온라인 거래는 위조품이나 보관 상태 불량품을 접할 가능성이 높다.
3. 글로벌 시세와 제품 정보 확인
희귀 위스키의 가치는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서 먼저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소더비(Sotheby‘s), 본햄스(Bonhams), 위스키 옥셔니어(Whisky Auctioneer) 등 주요 국제 경매사의 낙찰 사례를 통해 시장 흐름과 가격 변동 추이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위스키베이스(Whiskybase) 같은 글로벌 위스키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면 라벨 디자인, 병 형태, 캡슐 구조, 시리얼 번호, 바코드 위치 등 제품의 세부 정보를 비교할 수 있어 정품 여부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투자 목적의 수집이라면 단순히 병을 구매하는 게 아니라 해당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거래 이력과 시장성을 갖고 있는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
4. 영수증과 부속품은 자산 가치의 일부
고가 위스키 시장에선 병만 남아 있는 제품보다 원 박스, 보증서, 구매 영수증 등이 모두 보존된 제품이 훨씬 높은 평가를 받는다. 구매 시 제공된 포장재와 관련 서류는 모두 보관해야 한다.
5. 소유 이력도 가치 평가의 중요한 요소
해외 경매 시장에선 단순히 정품 여부뿐 아니라 해당 위스키가 누구의 소유였는지, 어떤 경로를 거쳐 현재의 소장자에게 왔는지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작용한다. 이를 프로비넌스(Provenance)라 부르며 미술품과 희귀 와인 시장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개념이다. 특히 수십 년 이상 된 희귀 위스키일수록 현재 상태만큼이나 과거의 보관 및 거래 이력이 중요하게 평가된다.
[안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