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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서도 ‘중티’ | PartⅡ] 수입차 시장서도 ‘중티’ TOP4 진입한 BYD ― 회의론이 경계론으로
입력 : 2026.07.22 17: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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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중국 베이징 모터쇼의 BYD. “국산차가 미국 시장에 진출할 당시와 비교하는 분들도 있던데, 거대한 중국 시장이 뒷받침하는 중국 브랜드가 훨씬 유리한 상황이죠. 그래도 국내 소비자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고,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가성비로만 승부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1년 전 업계 관계자가 전한 중국 차에 대한 전망은 시간이 지날수록 힘을 잃고 있다. 당시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의 국내 진출 소식에 온라인 여론은 냉소적이었다. “한두 해 타는 차가 아닌데 누가 중국 차를?”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저렴한 전기차로 세계 시장을 평정했지만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 앞에선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도 이어졌다. 하지만 2025년 1월 16일 한국 시장에 공식 진출한 BYD코리아는 그해 6107대를 판매하며 단숨에 수입차 톱10에 진입했다. 테슬라가 국내 시장에 진출했을 때보다 빠른 속도다. 올 들어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올 1월부터 4월까지 BYD의 국내 판매량은 5991대로 전년 동기 대비 983.4%나 폭증했고, 수입차 판매량 순위는 지난해 10위에서 4위로 수직 상승했다. 올 1월에만 1347대가 등록되며 아우디(847대), 볼보(1037대) 등 강자들을 제쳤다. 회의론은 이제 경계론으로 바뀌었다.
왜 한국 시장인가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유독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가장 큰 배경은 중국 내수시장의 포화다. 중국자동차제조협회에 따르면 2025년 중국의 자동차 생산량과 판매량은 각각 3453만1000대와 3440만대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그만큼 업체 간 경쟁도 극심해졌다. 수많은 전기차 업체가 난립하며 공급 과잉 문제가 대두됐고, 재고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저가 전략을 앞세워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가장 큰 글로벌 시장 중 하나인 미국은 100%가 넘는 관세가 부과되며 진입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 반면 한국은 관세율이 8% 수준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선택지가 됐다. 전기차 보조금 체계도 크게 불리하지 않다. 국산 전기차가 대부분 50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는 것과 비교하면 약 3분의 1 수준이지만, 애초에 차량 가격이 낮아 보조금을 더해도 여전히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테스트베드로 정평이 난 한국 시장 특유의 성격도 한몫 했다. IT 기기와 자동차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한국 시장에서 품질과 상품성을 인정받으면 북미나 유럽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이다.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부문 대표는 <매경LUXMEN>과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선진국을 꼽을 때 아시아에선 한국과 일본, 글로벌에선 유럽과 북미가 있다”며 “한국 시장에서 받아들이면 유럽이나 미국, 북미 시장에서도 통할 거라고 분명히 믿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세계는 이미 중국 차 천하
지커의 7X 한국에서의 약진은 사실 세계 시장 판도 변화의 연장선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판매된 전기차는 총 2147만 대로 전년 대비 21.5% 증가했다. 이 중 BYD가 412만 대를 판매하며 1위를, 지리그룹이 222만 대로 2위에 올랐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1, 2위를 모두 중국 기업이 차지한 셈이다. 순수 전기차(BEV) 부문은 좀 더 극적이다. BYD는 2025년에 225만6700대를 판매하며 처음으로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 순수 전기차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 기준으로도 BYD는 460만2000대를 기록하며 글로벌 6위에 올랐고, 상하이자동차(SAIC)와 지리자동차가 각각 7위와 9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톱10에 올랐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그룹 CEO는 “이제 중국은 주요 판매 시장일 뿐 아니라 혁신의 원천이자 중요한 기술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한 발 더 나아가 “중국 전기차 업체가 미국과 유럽의 강력한 무역장벽에도 불구하고 2030년까지 내연차를 포함한 세계 자동차 시장의 약 3분의 1을 점유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BYD 다음은…BYD의 한국 시장 흥행을 지켜본 후발 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지리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Zeekr)’는 지난 6월 5일에 한국 시장 진출 첫 모델 ‘7X’를 공개하고 사전 계약 엿새 만에 500대를 넘어섰다. 최저 5299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대가 비싸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지만 프리미엄 라인업을 앞세운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지커는 올해 강남 전시장을 시작으로 전국 14개 전시장을 신설하며 판매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자율주행 기술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샤오펑’도 ‘엑스펑모터스코리아’라는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첫 출시 모델로는 중형 세단 ‘P7’과 중형 SUV ‘G6’가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 ‘체리자동차’, ‘샤오미’ 등이 한국 진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고, 중국 ‘립모터’와 스텔란티스의 합작 브랜드 립모터 역시 진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업계에선 “BYD가 중저가 대중 브랜드라면 지커와 샤오펑은 한 단계 높은 준프리미엄급으로 평가받는 만큼, 이들이 본격 진출할 경우 가장 직접적인 타격은 국산 전기차가 아니라 오히려 BYD가 될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브랜드 간 내부 경쟁이 한국 시장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안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