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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가 단지서 시작된 ‘보유세 1%’ 시대 에테르노청담·나인원한남 年 4억원 돌파
입력 : 2026.05.27 15: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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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청담동 ‘에테르노 청담’이 2년 연속으로 전국 공시가격 최고 아파트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에테르노청담 전용면적 464.11㎡의 올해 공시가격은 325억7000만원이다. 프리츠커상 수상자 라파엘 모네오가 설계하고 현대건설이 시공한 이 단지 입주자는 올해 보유세 부담이 4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가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이점옥 부단장의 자문을 얻어 시뮬레이션한 결과, 1가구 1주택자 기준으로 재산세·종부세 공정시장가액이 지난해와 동일할 것으로 가정하면, 이 가구의 올해 보유세 추정액은 4억1680만원에 달한다. 공시가격 대비 1.28% 수준이다. 지난해 이 아파트 같은 평형의 보유세는 2억7525만원이었다. 1년 만에 1억4155만원(51.4%)이 늘어난 것이다.
가수 아이유가 분양받은 곳으로 유명한 에테르노청담은 2020년 분양 당시 공급 가격이 최대 300억원대에 형성되며 화제가 됐다. 올해 4억원 넘는 보유세를 내야 하는 최상층 펜트하우스는 평균 공시가율(69%)을 역산하면 시세가 5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전용 244.72㎡)의 올해 보유세도 재산세 4811만원과 종부세 2억5421만원을 합쳐 3억232만원에 달한다. 공시가격(242억8000만원) 대비 1.25%다. 나인원한남은 가수 지드래곤과 장윤정 등 유명 연예인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용산구 한남동의 대표 고급 단지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을 대표하는 고가주택 ‘나인원한남’. <사진 연합뉴스> 이 밖에 청담동 PH129 전용 407.71㎡의 올해 보유세는 재산세 5050만원에 종부세 2억7619만원을 더한 3억2669만원으로 추산된다. 공시가격(232억3000만원)의 1.41%에 해당한다. 한남더힐 전용 244.75㎡ 역시 공시가격(160억원)의 1.18%를 보유세(1억8940만원)로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수 사례이긴 하지만 초고가 아파트의 경우 보유하는 것 만으로도 매년 공시가격의 1%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보유세 수준은 국제적인 기준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지자유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1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33%)의 절반 수준이다. 2022~2023년 기준의 조사 대상 30개국 중에서는 20위에 해당한다. 이스라엘이 1.24%로 가장 높았고, 그리스(0.94%)·미국(0.83%)·영국(0.72%)·폴란드(0.71%)·캐나다(0.66%)·일본(0.49%) 순이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비율은 1.0%로 OECD 평균(0.95%)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총 조세 대비 보유세 비율은 3.48%로 OECD 평균(2.85%)을 웃돈다. 그러나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 공시가격 상위권 5개 단지 가운데 4곳에서 보유세율이 1%를 넘어서는 현상이 관측됐다. 최상위 주택군에 한해서는 이미 또 다른 차원의 보유세 제가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미국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LA) 등 주요 도시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통상 1%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
2022년 이후 최고세무 전문가들은 종부세가 주택가액이 올라갈수록 세율이 함께 뛰는 ‘누진 구조’인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현재 종부세율은 과세표준에 따라 0.5~2.7%로 책정돼 있다. 다주택자 중과는 3주택 이상부터 적용된다.
3월 17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전국 1585만 가구의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평균 9.16% 올랐다. 작년(3.65%)과 2024년(1.52%)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17.20%가 뛴 2022년 이후 가장 높다.
다만 이러한 상승률은 서울 일부 지역 고가 아파트 가격 상승분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이 18.67% 올라 전국에서 유일하게 평균을 웃돌았다. 5년 만의 두 자릿수 인상이며 2005년 공동주택 공시제도 도입 후 2007년(28.40%)과 2021년(19.91%)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현실화율은 동결됐지만 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 지난해 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8.98%)은 물론 실거래가 상승률(13.49%)까지 크게 웃도는 공시가격이 산출됐다.
서울 안에서도 인상은 특정 지역에 쏠렸다.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 평균 상승률은 24.7%, 성동·양천·용산·동작·강동·광진·마포·영등포 등 한강벨트 8개 자치구 평균은 23.13%로 강남권에 근접했다.
자치구 단위 1위는 성동구의 29.04%였고 강남구(26.05%), 송파구(25.49%), 양천구(24.08%), 용산구(23.63%), 동작구(22.94%) 순으로 이어졌다. 반면 도봉구(2.07%)와 강북구(2.89%), 금천구(2.80%), 중랑구(3.29%) 등 외곽 14개 구 평균 상승률은 6.93%에 머물렀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인상폭이 10배 이상 벌어진 것이다. 서울을 뺀 전국 평균은 3.37% 오르는 데 그쳤다.
가격대별로 보면 양극화는 더 또렷해진다. 30억원 초과 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28.59%, 15억 초과~30억원은 26.63%, 12억 초과~15억원은 25.38%다. 반면 6억 초과~9억원 구간은 12.70%, 3억 초과~6억원은 4.72%, 3억원 이하는 0.50%에 머물렀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면적 84㎡의 올해 공시가격은 45억 6900만원으로 전년(34억3600만원) 대비 33% 올랐다. 이 아파트를 소유한 1주택자는 올해 보유세 2855만원을 내야 한다. 작년에 부과된 보유세 1829만원보다 56.1% 높은 금액이다.
지난해 1800만원대 보유세를 냈던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9차 전용 111㎡ 보유자는 올해 세금 부담이 3000만원에 육박하게 됐다. 지난해 34억7600만원이었던 공시가격이 올해 47억2600만원으로 36% 오르면서 보유세 부담은 57.1% 커졌다. 이 주택 소유주는 올해 재산세 949만원과 종부세 1970만원을 더해 2919만원을 보유세로 납부해야 할 전망이다.
지난해 582만원의 보유세를 냈던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84㎡ 소유주는 올해 859만원의 보유세를 내야한다. 전년 대비 47.6% 오른 수치다. 이 단지의 공시가격은 23억3500만원으로 전년(18억6500만원) 대비 25.2% 상승했다.
공시가격 기준 20억원을 돌파한 용산한가람 아파트 전용 84㎡의 보유세는 500만원을 넘기게 됐다. 지난해 477만원의 보유세를 납부했던 이 주택 보유자는 올해 재산세 416만원과 종부세 260만원을 더해 676만원의 보유세를 부담하게 됐다. 이 주택의 공시가격은 지난해 16억5700만원에서 올해 20억8800만원으로 올랐다.
다만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지역 공시가격 5억원대 아파트 소유주의 세금 부담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풍림아파트 전용 84㎡ 공시가격은 지난해 5억2400만원에서 올해 5억5800만원으로 6.5% 상승했다. 보유세는 지난해 66만원에서 올해 71만원으로 5만원 올랐다.
강북구 미아동에 위치한 두산위브트레지움 전용 84㎡ 역시 공시가격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5억원대에 머무르며 보유세 부담도 60만원대로 유지될 예정이다.
종부세 사정권 48만 가구
한 해 16만 가구 증가
서울 강남구 ‘더펜트하우스 청담(PH129)’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종부세 부과 대상 가구 수도 확장됐다. 종부세가 매겨지는 공시가격 12억원 초과(1세대 1주택자 기준) 공동주택은 전국 48만7362가구다. 작년(31만7998가구)보다 16만9364가구(53.3%)가 늘었다. 이 가운데 85.1%인 41만4896가구가 서울에 있다.
자치구별로는 강남구가 9만9372가구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7만5902가구), 서초구(6만9773가구), 양천구(2만8919가구), 성동구(2만5839가구) 순이었다. 1년 새 12억원 초과 가구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송파구(1만8821가구)였다. 강동(1만6362가구), 성동(1만5378가구), 강남(1만5327가구), 양천(1만3801가구)도 모두 1만 가구 이상이 새로 종부세 사정권에 들어왔다. 반면 강북·도봉·노원·금천·관악구는 12억원 초과 주택이 단 한 채도 없다.
체감 부담은 민원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대한 의견 접수는 지난 6일까지 1만4561건으로 작년(4132건) 대비 3.5배 늘었다.
2021년 4만9601건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다. 올해 의견의 79.7%가 공시가격을 낮춰달라는 요구였다. 작년에는 정반대였다. 작년 의견의 78.5%가 인상 요청이었다. 통상 전년 대비 공시가격 변동률이 높으면 세금 부담 등으로 인해 하향 요구가 많고, 변동률이 낮으면 대출 한도 확대 등을 노린 상향 요구가 늘어난다. 전체 의견 제출 건수에서 서울이 차지하는 비중은 69.8%로 지난해(74.4%)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국토부는 심의 결과 타당성이 인정되는 의견을 반영해 4월 30일 공시가격을 공시하고 이의 신청을 추가로 받아 6월 26일 조정·공시한다.
공시가격 상승은 시작일 뿐…
세금 부담 증가 가능성올해 인상은 출발점일 뿐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종합부동산세는 공시가격에서 공제금액을 뺀 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과세표준을 정한다. 이후 종부세 세율을 곱해 납부세액을 산출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이면 과세표준이 늘어나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가장 임박한 변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다. 세무업계에서는 이르면 4월 말 공시가격 확정치 발표 시점, 늦어도 6월 보유세 과세 확정 전까지 정부가 비율 조정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은 법률을 개정할 필요 없이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하다.
종부세에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문재인 정부 들어 80%에서 95%로 단계적으로 인상됐지만 2022년 이후로는 60%로 낮아졌다. 재산세에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60% 수준이라 인상 가능성이 거론된다. 만일 종부세와 재산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이 과거 수준으로 환원될 경우 보유세 부담은 지금 추정치를 크게 웃돌 수 있다.
7월 발표될 세법개정안에서 세율 자체가 조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다음 단계로 고가 1주택 보유자를 겨냥한 세율 개편이 진행될 가능성을 크게 본다. 종부세 과세표준 구간을 더 촘촘히 나누고 고가 구간의 세율을 끌어올리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