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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조 예산’ 공교육, 과연 효율적일까
입력 : 2026.04.23 11: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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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라는 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바라보면 ‘김 부장’이 누리는 환경, 즉 ‘서울에 내 집이 있고 번듯한 대기업에 다니는 가장’이라는 설정이 정말 보편적이고 평범한 사람의 모습인가 하는 데 이르면 의문부호가 붙습니다. 진로와 진학으로 눈을 돌려봅시다. 상위 5%의 좁은 문을 통과하는 것만을 성공으로 정의하는 진료교육은, 나머지 95%의 아이들을 잠재적 실패자로 만드는 위험한 도박과도 같을 수 있어요”
최근 <한국사회를 알면 진로와 진학이 보인다>를 출간한 조진표 와이즈멘토 대표의 일성이다. 조 대표는 말 그대로 한국 진로와 진학 변천사의 산증인이다. 2004년 큰 관심조차 없었던 진로교육에 발을 디뎌 20여 년 동안 현장에서 전국의 교육청과 학교, 지자체를 찾아다녔다.
“원래 대학과 대학원에서 산업공학 특히, 인간공학을 전공했어요. 컨설팅 회사에 다니다 학생들의 진로(입시를 통한 진학이 아니라)에 대해 사회적으로 관심이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해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죠.”
조 대표가 회사를 설립하고 직접 개발해 특허를 받은 ‘학과계열적성검사’는 지금도 학교에서 10만 명 이상의 학생들에게 진로의 나침반이 돼주고 있다.
“학교 교육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변화를 따라갈 수밖에 없어요. 교육의 앞단에 있는 사회의 변화가 중요한데, 부모님들이 교육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어요. 예를 들어 한국 사회를 강타한 의대열풍을 봅시다. 고교 1학년 때부터 생명과학 쪽으로 집중하다, 3학년 때 의대 갈 점수가 안 되면 어떻게 되나요? 사회로 눈을 돌려보면 한국에서 생명공학 관련 산업의 규모는 반도체나 자동차에 비할 바가 되지 못할 정도로 규모가 작습니다. 장차 취업에 문제가 생길 공산이 크죠. 기본적으로 사회, 산업 구조의 모습을 알고 진로 설정을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회 변화의 큰 흐름과는 동떨어진 진학 위주의 교육은 그가 책을 출간한 계기이기도 하다. 조 대표가 바라보는 사회 트렌드 변화의 가장 큰 축은AI(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다. 첨단 기술이 일자리를 위협하는 단계에 이른 현재에 그가 제시하는 답은 그 기술 분야에 직접 뛰어들거나,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가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다.
특히 문과 계열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공무원이나, 변호사, 교사 등이 여전한 안전판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조 대표는 한국 사회 일부에서 불고 있는 인문학 강조 분위기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최근 일부 매체에서 미국의 단순 실업률 통계를 기반으로 철학과가 컴퓨터공학과보다 낫다라고 주장하는 게 대표적 사례. 조 대표는 “실제 데이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철학이나 인문학 전공자들은 불완전 고용이나 질낮은 직장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결국 전공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것인데, 여전히 컴퓨터를 잘 다르고 기획까지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시장에서 찾기 힘들어요.”
대졸자 사회 진출 너무 늦어조 대표는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반도체, 신소재, 컴퓨터공학 등의 전공은 유효하다고 단언한다. 국내 10대 수출품목 산업의 성장 동향과 학교에서 배운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진로 탐색이 중요하다는 게 조 대표의 생각이다. 한국 사회 진로와 진학 관련해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너무 늦은 사회 진입을 지적한다.
통계청의 기준을 살펴봐도 대졸자들이 대게 30살 넘어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30년을 교육에 투자헤서 많아봐야 30년 소득을 올리는 구조는 문제가 있다는 것. 실제 혼인을 미루거나 출산율이 낮아지는 배경에는 이런 이유가 깔려 있다고 본다.
“진짜 직장가지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일상이 어려워지는 시기가 도래했어요. 더욱이 1965년에서 1974년에 출생한 인구가 한국 사회의 주력으로 있으면서 은퇴 시기를 최대한 늦추려는 경향이 강해졌는데, 결국 진학과 진로 선택 과정에서 방황하는 시간이라도 줄여줘야 합니다”
조 대표는 고교 때부터 전공할 과목을 미리 알고 대학에가는 게 도움이 된다고 본다. 최근 논란이 많은 고교학점제가 대표적이다. 국내 대기업에 필요한 인재들은 대부분 공학 분야 전공자들인데, 여전히 대학 정원이 5대5인점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학생들 입장에선 사회 진입을 빨리할 수 있는 제도를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대기업 계약학과, 군의 무복무형 전공,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 등 성적과 전공별로 다양한 옵션이 있는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야한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에 대해 조 대표는 부모가 자신의 가치관을 아이들에게 투영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학부모들이 본인들이 하고 싶었던 것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어요. 한국에는 4개의 과학기술원이 있습니다. 소위 입시판에 가보면 일반 대학과 비교하는 점수 서열이 있는데, 이런 것보다는 아이들이 더 공부를 해서 전문성을 쌓는 데 어디가 유리한지 등을 판단해야 합니다.
조 대표는 특히 공교육의 비효율성 문제가 한국 사회 진로와 진학에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직격한다. 특히, 한국 사회 일각의 사교육 때리기는 팩트와 동떨어졌다고 강조한다. 실제 사교육비는 2007년 20조원에서 2027년 29.2조원으로 약 46% 증가했고, 이는 가계에 부담이 되는 액수다. 하지만 공교육 예산으로 눈을 돌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같은 기간 공교육 예산은 31조원에서 95.7조원으로 3배가 넘게 불어났다. “정부와 일부 언론에서 사교육을 ‘교육 질서를 망치는 주범’이라며 질타하지만 우리는 이제 반대의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공교육의 덩치가 이토록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왜 학생들은 여전히 사교
육 시장을 전전해야 하는가? 즉 공교육 시스템의 고질적인 비효율이 사교육이라는 거대한 풍선효과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 당국은 공교육의 내실을 기하는 데 정책적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국민이 낸 세금의 가치를 현장에서 증명해 보여야 할 때입니다.
조진표 와이즈멘토 대표 He is
KAIST, POSTECH, 서울대를 모두 다녀본 독특한 이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영컨설팅회사인 딜로이트에서 근무했고, 2004년 진로적성교육연구소 와이즈멘토를 창업하여 20여 년간 진로교육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전공인 인간공학을 기반으로 매년 10만 명 이상의 학생들이 활용하는 ‘학과계열선정 검사’, ‘자기주도 학습 습관 검사’ 등 다수의 적성검사를 개발하여 특허를 획득했다. 매년 100회 이상의 지자체, 교육청과 학교, 기업 강연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 교
사를 직접 만나며 교육 현장의 고민을 나누고 해결책을 모색해 왔다[김병수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