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rt 2 플랫폼별 전략 심층 해부] ABLY 알고리즘이 만든 취향 제국

    입력 : 2026.04.21 19: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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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 취향 맞춤형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요즘 옷 좀 입는다는 MZ세대 여성들이 선호하는 패션 쇼핑 앱 ‘에이블리(ABLY)’를 수식하는 소개말이다. 쉽게 말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맞춤형 추천 서비스인데, 사용하면 할수록 사용자가 원하는 ‘나만의 스타일’을 추천해준다. 와이즈앱 리테일에 따르면 올 2월 에이블리의 월 사용자 수 (MAU)는 약 998만 명으로 버티컬 커머스 1위에 올랐다. 종합몰이 포함 된 통합 순위에서도 쿠팡에 이어 2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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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향 기반 ‘AI 개인화 추천 기술’로 전 연령대 총집합

    에이블리를 이용하는 소비층은 취향이 우선이다. 에이블리 측은 “패션이나 뷰티 등 목적에 따라 특정 앱을 설치하거나 각 연령대를 타깃으로 출시된 별도의 앱을 이용하지 않아도 에이블리 앱 하나로 원하는 스타일과 카테고리 상품을 쉽고 빠르게 쇼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에이블리를 사용하는 연령대는 고르게 분포돼 있다. 와이즈앱 리테일의 조사를 살펴보면 올 2월 에이블리의 연령대별 사용자 비중은 20대가 30% 수준, 10·30·40대가 각각 20% 내외로 조사됐다. 이처럼 전 연령대가 에이블리로 모인 이유는 업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AI 개인화 추천 기술’ 덕분이다. 에이블리 측은 “물, 휴지 등 공산품에 최적화된 아마존의 AI 추천 서비스 ‘AWS’를 이용하는 타사와 달리 사업초기부터 자체 개발 추천 알고리즘을 사용해왔다”며 “기술의 핵심은 유저와 비슷한 취향을 지닌 다른 사용자의 행동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취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준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패션을 넘어 화장품, 인테리어, 음식 등 취향이 담긴 다양한 카테고리를 넘나들며 카테고리 간 교차 추천하는 수준까지 고도화에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꽃무늬 원피스 상품을 클릭하거나 찜하면 해당 꽃무늬 원피스를 좋아하는 또 다른 유저가 선호하는 트위드 원피스, 블라우스등 다양한 스타일까지 추천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추천 기술력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원동력은 하루 평균 4억 건, 연간 약 1500억 건까지 축적되는 고객 행동 빅데이터다. 노출, 클릭, 상품 찜(선호 표시), 마켓 찜, 장바구니, 주문 수 등 이용자의 취향이 반영된 쇼핑 행동을 기록한 데이터베이스(DB)인데, 노출된 상품을 클릭하지 않거나 클릭 후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행동까지 취향 정보로 포괄하고 있다. 에이블리 측은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기도 전에 사용자의 취향을 읽어내 10대 사용자들의 호응을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수익성 등 유동성 논란도

    에이블리 유저들은 옷을 사러 왔다가 틴트도 장바구니에 담고 초콜릿도 함께 구매한다. 특히 2021년 여성 패션 플랫폼 최초로 신설한 뷰티 카테고리는 1020 잘 파세대의 모바일 화장대로 떠올랐다. 에이블리 측은 “지난해 신규 입점한 뷰티 브랜드의 전체 구매 고객 분석 결과 1020대 비중이 70%에 달했다”고 전했다. 푸드 카테고리 역시 오프라인 백화점 디저트 팝업스토어, 성수동 카페 거리 못지않게 인기를 끌고 있다. 과일, 채소 등 장보기 위주의 신선식품 대신 과자, 초콜릿, 식단 관리 등 트렌디한 먹거리 위주로 상품군을 구성해 지난해 4분기 푸드 카테고리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80%) 증가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그런가 하면 패션 플랫폼의 재무 구조에 대한 우려도 현재진행형이다. 매출 등 외형 부문의 성장은 지속되고 있으나 누적된 적자와 자본 잠식 등의 위기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남성 플랫폼 론칭, 일본 진출 등 외연이 확장되며 거래 규모와 매출은 늘었지만 그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 개선이 요구된다”며 “최근 거래 규모보다 자금의 유동성을 중시하는 투자 환경도 수익성에 대한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INTERVIEW|권채정 에이블리 마케팅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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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 기준은 세대나 가격이 아닌 취향”

    에이블리의 마케팅을 총괄하는 권채정 본부장은 “이용자의 니즈와 특성을 반영한 카테고리 확장은 오히려 버티컬 커머스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에이블리는 연령보다 취향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Q 버티컬 커머스가 카테고리를 확장한다는 건 매출 면에선 득일 수 있지만 플랫폼의 정체성 면에선 실이 될 수도 있을 텐데.

    A 에이블리의 카테고리 확장에는 ‘취향’이라는 명확한 기준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기조에따라 개인의 취향과 스타일이 가장 쉽게, 많이 드러나는 패션을 시작으로 뷰티, 라이프, 푸드, 음반 등 카테고리를 확장해왔습니다. 카테고리마다 에이블리 유저의 니즈와 특성을 반영해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에이블리만의 정체성은 오히려 뚜렷해졌어요. 반복해서 찾아주는 충성 고객도 늘고 있습니다. 일례로 푸드 카테고리의 경우, 육류, 채소 등 장보기 성격의 상품보단 SNS에서 유행하는 수제 간식, 식단 관리 등 니즈에 맞는 상품군으로 라인업을 구성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Q 알고리즘 추천에 대한 잘파세대와 MZ세대의 반응은 어떻게 다릅니까.

    A 패션, 뷰티 등 스타일 상품의 구매를 결정하는 요소가 나이는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 요즘 잘파세대는 그랜마 코어(할머니 옷장에서 꺼내 입은 듯한 빈티지 패션)를 즐기고, 중장년층은 힙(Hip)한 감성의 와이드 팬츠를 즐겨 입어요. 연령보다 취향이 우선이죠.

    Q 잘파세대의 이용률이 높은데, 이들을 공략한 에이블리만의 전략이라면.

    A 잘파세대는 희소성에 열광합니다. 쇼핑을 하나의 콘텐츠이자 놀이처럼 즐기는 경향이있어요. 컬래버, 단독 선론칭, 라이브 방송 등 다양한 전략으로 고객 경험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입점 파트너사와 협업해 시즌별 신상품, 단독 기획 상품을 선론칭 형태로 선보이고 있는데요. 먼저 살 수 있다는 희소성에 잘파세대의 즉각적인 반응이 관찰되곤 합니다. 인플루언서나 판매자와 채팅을 통해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커뮤니티 요소를 중시하는 잘파세대와의 소통 전략이죠.

    Q 각 소비층의 차별점이라면.

    A 공통으로 나타나는 특징은 패션, 뷰티, 푸드 등 스타일 영역에서 내 취향이 구매 결정의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실제로 특정 상품 하나를 두고도 구매자의 연령대가 10대부터 40대 이상까지 폭넓게 형성되기도 하거든요. 다만 각 연령대에 따라 구매, 리뷰 활용 방식 등 세세한 부분이 다르죠. 잘파세대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다양한 상품을 직접 경험해보는 것 자체에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에 다른 연령층 대비 신상품도 거리낌없이 도전하고, 리뷰가 없어도 먼저 구매해 트렌드를 리딩하곤 합니다. 리뷰도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콘텐츠로 여기는 측면이 있어요.

    Q 종합몰과 다른 버티컬 커머스만의 특징이라면.

    A 종합몰은 공산품부터 식품까지 폭넓은 상품군을 한곳에서 저렴하게 제공하는 ‘접근성’과 ‘최저가 전략’이 핵심입니다. 반면 전문몰이라 불리는 버티컬 커머스는 가격이나 접근성보단 특정 카테고리에 대한 전문성을 중심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유저 니즈에 맞춰 어떤 상품을 어떤 추천 로직으로 보여줄 수 있느냐가 종합몰 대비 상대적으로 중요한 영역이죠.

    Q 에이블리만의 차별화된 홍보 전략이라면.

    A 자발적으로 놀이 문화를 형성하고 트렌드를 공유할 수 있도록 ‘온라인 놀이터’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죠. 그 대표적인 사례가 ‘99% 쿠폰 뽑기 이벤트’인데, 전 상품에 적용 가능한 최대 99% 할인 쿠폰을 랜덤 지급하는 이벤트예요. 당시 유저가 자발적으로 오픈 채팅방을 개설하거나 커뮤니티를 통해 링크를 공유하며 즐기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습니다.

    [안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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