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포과 함께하는 스타트업 생존방정식] 식스티헤르츠 | “태양광이 화석 연료보다 단가 낮아 지금이 장기계약 적기”

    입력 : 2026.03.27 14:07:28

  • AI 시대, 전력 생산과 전기요금이 산업계의 화두다.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싼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느냐가 문제의 핵심이다. 에너지 IT 소셜벤처 ‘식스티헤르츠(60Hz)’의 김종규 대표는 “이미 태양광 발전 단가가 화석 연료보다 낮아지는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했다”며 “재생에너지는 이제 ESG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경제성을 갖춘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2020년 12월에 설립된 식스티헤르츠는 한국전력망이 안정을 유지하는 주파수 60Hz가 사명(社名)이다. 현재 국내 태양광·풍력 발전소 19만곳을 자사 소프트웨어로 관리하며 재생에너지 거래를 중개하고 있다. 20여곳의 대기업이 식스티헤르츠와 함께 RE100을 이행 중이다. 김 대표는 “앞으론 대기업의 공급망 탄소 관리가 더 강화될 것”이라며 “1·2차 벤더인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재생에너지 거래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생에너지는 20년 장기 고정가 계약이 가능하다”며 “향후 전기료 인상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 지금 가격을 확정 짓는 건 매우 합리적인 투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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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규 식스티헤르츠 대표
    1983년생. 한동대에서 IT, 생명공학을 전공한 후 서울대 생물정보학 석사, 카이스트 MBA를 거쳤다.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2020년에 식스티헤르츠를 설립했다.

    국내 재생에너지는 OECD 최하위권

    Q 사무실을 옮긴다고 들었습니다.

    A 재작년에 입주했는데, 매년 2배씩 성장하다 보니 구성원이 70명으로 늘었어요. 마침 이 건물의 한 층 전체가 비었다고 해서 모두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Q 식스티헤르츠는 어떤 기업입니까.

    A 저희 사업 분야는 크게 두 가지예요. 첫째는 재생에너지 발전소, 전기차, ESS 같은 분산 전원들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듭니다. 둘째는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생산한 친환경 전력으로 기업들이 RE100을 달성할 수 있도록 거래를 중개하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어요.

    Q 고객사가 궁금해지는데요.

    A 약 20곳의 기업이 함께하고 있는데요. 현대차, 기아차, 카카오, 외국계로는 모건스탠리, 스탠다드차타드 등이 저희를 통해 국내에서 RE100을 이행하고 있습니다. 아직 100% 달성은 아니지만 진행 중이죠. 앞으로 대기업의 협력사들도 공급망 탄소 관리 차원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하니 중소기업 대상 거래도 늘어날 겁니다.

    Q 수익 구조는 어떻게 됩니까.

    A 중개 수수료나 유통 수수료 방식이에요. 재생에너지 도입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전기 가격이 오를 거란 판단에서 움직입니다. 지금 계약하면 이 가격 그대로 20년 동안 고정되기 때문에 빨리 계약할수록 유리하다는 거죠. 실제로 지금 시장에선 “왜 재생에너지를 써야 하느냐”가 아니라 “언제, 얼마에 계약할 수 있나”로 바뀌었어요.

    Q 재생에너지의 가격 경쟁력이 확보됐다?

    A 태양광 발전 단가가 화석 연료보다 낮아지는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에 이미 도달했습니다. 지금은 태양광으로 계약하는 게 산업용 전기를 쓰는 것보다 쌉니다. 게다가 20년 장기 계약으로 가격 변동 리스크를 없앨 수 있으니 기업 입장에선 합리적인 의사결정이죠.

    Q 현재 국내 재생에너지 도입 수준은 어떻습니까.

    A 객관적으로 OECD 최하위권이에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10% 이하 수준이죠. 한국은 에너지 집약적인 제조 산업 중심이라 전환이 더딘 측면도 있습니다. 에너지 시장 구조 면에서도 한국전력 등 공기업 주도 체제가 강해 민간 참여가 제한적이에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뒤처져 있습니다.

    Q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선행돼야 할 점이라면.

    A 소규모 발전소는 인허가 절차 간소화가 핵심입니다. 지금은 절차가 너무 복잡해서 개인이나 소규모 사업자가 태양광을 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반대로 대규모 발전소는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합니다. 원자력 발전소를 지을 때처럼 정부가 부지 선정, 주민 설득, 보상까지 관여하는 계획 입지 제도가 재생에너지에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Q 일각에선 개인의 소형 태양광 투자 수익률이 좋다는데.

    A 일반 투자 대비 안정적인 건 맞습니다. 현재는 태양광 에너지 수요가 공급을 앞서고 있어서 가격도 좋은 편이죠. 놀고 있는 땅이 있다면 지금이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공급이 늘면 수요 공급의 원칙에 따라 수익률은 조정되겠지요.

    98% 정확도 자랑하는 발전량 예측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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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재생에너지 발전소 약 8만개의 위치와 발전량을 확인할 수 있는 ‘햇빛바람지도’를 무료로 공개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A 창업 초기에는 변변한 데이터가 없었어요. 2021년에 공공 데이터를 끌어모아 태양광·풍력 발전소 7만개를 분석해 완성한 게 햇빛바람지도죠. 공개 후 공공데이터 활용 우수 사례로 대통령상을 수상했습니다. 사실 그보다 더 큰 효과는 마케팅, 홍보 인력이 단 한 명도 없는 저희에게 이 지도를 사용하던 기업들이 먼저 연락을 해온다는 거예요. 서비스는 무료지만 이를 통해 기술력을 검증받고 대기업과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강력한 마케팅 도구가 된 셈이죠.

    Q 현재 관리하고 있는 발전소가 약 19만개라고 들었습니다.

    A 현재 저희 소프트웨어로 관리하는 발전소만 태양광, 풍력, 태양열, 지열, 수소연료전지 등 다 합쳐서 약 19만 개입니다. 용량으로는 약 16GW, 한국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절반에 이르는 수치죠. 발전량 예측 기술도 보유하고 있는데, 이 기술은 전력거래소가 활용하고 있습니다.

    Q 발전량 예측은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A 연평균 오차율이 2~3%대, 그러니까 97~98% 수준의 정확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천리안 위성 데이터를 활용해 구름의 이동을 분석하고 초단기 발전량을 예측하는 시스템이에요.

    Q EV·연료전지까지 아우르는 통합 에너지 관리라면.

    A 예를 들어 건물 옥상에 태양광을 깔고 전기차 충전기까지 설치했다면 이걸 하나의 화면에서 통합 관리하는 게 편하겠죠. 그런데 각각의 설비 벤더가 자기 솔루션만 제공하거든요. 저희는 이것들을 하나로 연결해 드립니다. 빌딩(BEMS), 가정(HEMS), 공장(FEMS) 단위로 통합 에너지관리시스템을 만들고 있어요. 일례로 현대건설과 주거 공간 에너지관리시스템을 개발했고, 미국 조지아 현대차 공장에 태양광 중심의 에너지관리시스템도 납품했습니다.

    Q 전기차를 에너지 저장 장치로 활용하는 V2G(Vehicle to Grid) 사업도 진행 중이라고.

    A 자동차는 운행하는 시간보다 주차돼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죠. 전기차도 마찬가지예요. 이때 전기차 배터리를 전력망 안정화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전력이 부족할 땐 전기차 배터리에서 방전하고 남을 땐 충전하는 서비스죠. 현재 현대차그룹, 쏘카,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국책 연구 과제에 참여하고 있어요. 아직은 미래 신사업 단계지만 전기차가 대세가 되면 주차된 전기차가 전력망 안정 서비스를 하는 게 당연한 세상이 올 겁니다.

    Q 해외 시장 진출이 궁금해지는데요.

    A 현재 3곳에서 진행 중인데요. 미국은 현대차 조지아 공장의 에너지 관리와 현지 RE100 거래 중개, 일본은 에너지 소매 민간 개방 시장을 노린 협업, 베트남은 코이카 ODA 사업을 통해 국영 에너지 회사와 분산 전원 관리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한국 기업의 IT 기술력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요. 현재는 싱가포르와 홍콩 투자사들로부터 연락이 오가고 있습니다.

    Q 사업 성장을 위한 투자 계획도 있을 텐데.

    A 지금까지 약 40억원을 투자받았습니다. 올해는 1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해서 한 단계 도약하려고 합니다. 기후테크에 대한 시장 관심이 높아졌고, 사업 모멘텀도 좋은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어요.

    Q 매출은 어떻습니까.

    A 지난해 매출은 약 70억원입니다. 매년 2배씩 성장해왔기 때문에 올해는 140억~1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새 정부 출범 이후 재생에너지와 기후 테크 정책이 탄력을 받고 있어서 올해는 2배로는 부족하지 않을까도 싶은데(웃음)….

    Q 최근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기후테크산업협의회장으로 선출됐는데, 어떤 역할입니까.

    A 기후테크는 클린테크, 카본테크, 에코테크, 지오테크 등 5개 분과로 나뉠 만큼 범위가 넓습니다. 그런데 이 기업들이 한데 모여 정부나 투자자와 소통할 창구가 없었어요. 마침 기후에너지환경부도 신설됐고, 코리아스타트업포럼에 기후테크 회원사만 수십 개라 이를 한데 묶는 협의체를 만들었습니다. 정부와 기업 모두 서로 필요한 소통 창구죠.

    Q 분명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을 텐데.

    A 두 가지예요. 첫째는 투자입니다. 정부가 녹색 전환(GX)을 AI 전환(AX)과 함께 양대 축으로 삼겠다고 했는데, 그 재원이 실제 기후테크 기업 육성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둘째는 규제 완화예요. 에너지·환경 분야는 공공영역이 워낙 크다 보니 민간이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민간이 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공간을 열어줬으면 합니다.

    Q 10년 후 식스티헤르츠는 어떤 모습일까요.

    A 생산, 관리, 유통을 수직 계열화한 통합 에너지 기업을 꿈꾸고 있어요. 현재는 중개 위주지만 직접 생산 물량도 100배 이상 늘릴 계획입니다. 에너지 전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표준, 의미 있는 규모의 기업이 돼 있을겁니다.

    [안재형 기자 · 사진 류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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