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rt 1] 생존을 위한 AX, AI로 체질 개혁 ― AX는 기술이 아닌 문화

    입력 : 2026.03.24 10:3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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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전환(AX·AI Transformation)’이란 용어가 일상화되다 못해 넘쳐나는 시대다. 하지만 성공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지난해 8월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산하 NANDA 이니셔티브가 발표한 보고서 ‘생성형 AI의 격차: 2025년 기업 내 AI 현황(The GenAI Divide: State of AI in Business 2025)’을 살펴보면 생성형 AI의 효율적인 쓰임새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 진행되는 파일럿 프로젝트 대부분은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AI를 도입했지만 매출 성장을 이룬 사례는 전체의 약 5%에 불과했다. 조사 대상 기업의 95%는 AI가 기업 손익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 원인은 AI의 성능이나 규제 때문이 아니라 학습 격차에 있었다. MIT는 챗GPT 같은 범용 툴은 개인 사용자에겐 강점이지만 기업의 업무에 맞춰 학습하거나 적응하지 못해 현장에선 성과가 정체된다고 분석했다. 쉽게 말해 ‘도구를 깔았다’와 ‘체질을 바꿨다’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란 말이다. 그럼에도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선 획기적인 변화가 진행 중이다. 개발팀의 전유물이던 AI가 세일즈, 고객 상담, 재무, 제조 현장으로 번지고 있고, 단순 자동화를 넘어 일하는 방식 자체를 재설계하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AI를 트렌드가 아닌 생존 전략으로 규정했다. 일례로 올인원 AI 비즈니스 메신저 ‘채널톡’을 운영하는 채널코퍼레이션의 AX는 개발팀 한 명의 실험에서 시작됐다. 한 개발자가 바이브 코딩 서비스 커서(Cursor)를 활용해 코드 작성과 리뷰 업무의 약 90%를 자동화했다. 이 사례가 사내에서 우수 사례로 공유되며 2025년 5월 전사 AX 태스크포스(TF)가 꾸려졌다. 경영진이 선언하고 조직이 따르는 하향식이 아니라 현장의 실험이 전사 전략이 된 상향식 AX다.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사내독립기업(CIC)인 ‘뤼튼AX’를 설립하고 AI 에이전트를 직접 업무에 적용, 그 결과를 수치로 공개했다. 2025년 10월에 발간한 ‘AX 리포트 2025’는 고객 상담, 재무, 프론트엔드 개발, 백엔드 개발 등 4개 분야의 성과를 정리했다. 가장 두드러진 수치는 고객 상담 영역이다. 사내 FAQ와 정책을 학습한 AI 에이전트 ‘뤼트리버’가 문의 응답, 환불, 재배송 처리를 자동화한 결과, 총 노동시간이 73% 줄었고 생산성은 35%나 올랐다. 재무 에이전트는 제품 수령 확인부터 송장 검토, 재무제표 작성까지 자동화해 노동시간 40% 단축, 생산성 21% 향상을 기록했다. 개발 영역에서도 프론트엔드 에이전트는 근로시간 28% 감축, 백엔드 에이전트는 55%의 감축 효과를 냈다. 뤼튼AX는 이 수치를 외부 기업·기관에 설득 도구로 쓰고있다. 뤼튼AX의 접근방식은 스스로 쓰고 수치로 증명한 후 외부로 진출한, 가장 체계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AI 협업 플랫폼 ‘오피스넥스트’를 출시하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박승애 지란지교소프트 대표는 “도구를 깔아놓는다고 조직이 바뀌지 않는다”며 “AI를 잘 쓰는 사람이 인정받고 경영진도 직접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AX가 문화가 될 때 팔 수 있는 자산이 된다”고 강조했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86호 (2026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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