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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포과 함께하는 스타트업 생존방정식] 김관백 북아이피스 공동대표 | 대치동 학원강사 자료도 플랫폼에 쏘옥
입력 : 2026.01.29 17: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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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이피스는 교육 콘텐츠의 합법적 유통과 가공을 지원하는 에듀테크 인프라 기업이다. 2020년 설립 이후 국내 최초로 저작권 라이선싱 기반의 교육 콘텐츠 플랫폼 ‘쏠북(SOLVOOK)’을 선보이며 교육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언뜻 수식어가 어려워 무슨 기업인가 싶은데, 시중 교재를 활용한 짜깁기 문제지 등 학원가에서 유행하던 저작권 침해 문제를 국내 주요 출판사, 개인 저자들과 계약을 맺어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였다. 쏠북을 통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합법적으로 콘텐츠를 이용, 가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단순한 중개를 넘어 기술력도 눈에 띈다. 디지털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막는 보안 솔루션부터 방대한 문항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맞춤형 교재를 제작할 수 있는 ‘엑스퍼트’ 솔루션도 갖추고 있다.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난 김관백 공동대표는 “투자자 중 직접 써보고 정말 필요한 서비스라고 평가한 분들이 여럿”이라며 “쏠북에서 교재와 문제 등 서비스를 이용하면 국내 교육 시장에서 가장 앞선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관백 북아이피스 공동대표 ▶ He is
1984년생.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졸업 후 에듀테크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이후 LG이노텍 전략기획을 거쳐 모바일 미디어 스타트업 피키캐스트 전략 및 서비스 운영 총괄, 에스티유니타스 플랫폼 본부장, 엔라이튼 CPO를 역임했다. 2023년 북아이피스에 합류했다.100분의 1로 낮춘 저작권 장벽Q 사무실 분위기가 IT 기업 같은데요.
A 사실 창업 초반엔 변변한 제품이나 사업군이 없었어요. 학습 출판물에 대한 저작권이 비즈니스의 핵심인데, 그 권리를 확보해야 했기 때문에 출판사 대응팀 한두 명이 책상 놓고 창업했습니다. 그렇게 확보된 저작권을 바탕으로 지금의 저작권 중개 플랫폼 ‘쏠북(SOLVOOK)’을 오픈하면서 제품과 사업 조직이 커지기 시작했어요. 디지털 콘텐츠의 특성상 각종 보안 솔루션이 필수적이어서 모니터를 두 세대씩 쓰는 분들이 많긴 합니다. PDF 파일을 그냥 공유해서 쓴다면 저작권 보호가 안되잖아요. 넷플릭스가 영상 유출 경로를 추적하듯 쏠북을 통해 PDF 파일을 이용하면 어떤 유저가 언제 사용했는지 모두 다 기록되고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교육 콘텐츠에 집중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A 예전에 입시학원 다닐 때를 생각해 보면 짜깁기한 자료가 많았잖아요. 학원 선생님이 여러 참고서의 문제를 잘라 붙여서 학생들에게 나눠주곤 했어요. 그런데 이건 저작권 문제가 있는 행위거든요. 하지만 선생님들 입장에선 그런 자료를 쓸 수 있게 해주는 사이트나 방법이 없었어요. 전체 고등학생의 80%가 수시로 대학가는 시대에 학교는 변별력을 위해 점점 난도가 높은 시험 문제를 냅니다. 학원 입장에선 이 모든 걸 대비해야 하는데, 양질의 자료 사용이 불법인 거죠. 저희가 집중한 건 이렇게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였어요. 1차 학원 선생님들, 최종적으론 학생들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는 것 부터 시작했습니다.
Q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 같은데요.
A 출판사들의 교육 저작권이나 학습 저작권은, 예를 들어 영어나 국어 교과서 한 권을 1년간 사용하는 데 드는 비용이 적게는 2000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까지 높게 책정돼 있어요. 영어 한 과목의 경우 한 학년에 2권, 고2로 넘어가면 3권씩 씁니다. 1년 간 한 출판사에 지불해야 하는 저작권 비용만 수억원, 영어 한 과목에만 수십억원을 지불해야 하죠. 만약 개인이 이 출판 교재로 저작권을 마음껏 활용하면서 수업도 하고 자료도 만든다면 해결해야할 저작권료가 1년에 수십억원인 셈이에요.
Q 어떻게 돌파구를 찾은 겁니까.
A 음원 시장이 다운로드 시장이었던 시기에 불법다운로드로 전체 파이가 30%가량 줄었거든요. 멜론 같은 스트리밍사들이 음원 저작권 구조를 만들면서 시장 규모가 회복됐습니다. 교육콘텐츠 시장도 그래야 한다고 믿었어요. 이런 내용에 대해 출판사들을 계속 설득했습니다. 공동대표인 윤미선 대표가 창업부터 프레젠테이션을 이끌었고, 마침 메이저 출판사 2곳이 시장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참하면서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됐지요. 또 보수적인 출판사들에겐 B2B 기회도 제공했습니다. 초창기 에듀테크 기업들은 저작권에 신경 쓰지 않고 사업을 키웠거든요. 이후에 해결하려고 보니 출판사마다 요구하는 금액도 제각각이고 규모도 꽤 커서 난감한 상황이었죠. 저희가 많은 출판사들과 조율해 이 기업들의 이용 규모나 사용량에 비례해 저작권을 해결할 수 있는 공통의 기준을 만들어 제안했습니다. 이 제안에 동의한 출판사들이 쏠북 내에서 개인과의 B2C 거래도 허락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Q 구체적으로 저작권 사용료가 어떻게 달라진 건가요.
A 100분의 1 가격이 됐어요. 플랫폼에서 자료를 구매할 때마다 저작권료을 투명하게 정산하면서 출판사와 협의했습니다. 지속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니 비용을 낮춰달라고 한 거죠. 예를 들어 예전에 1억원이 들었다면 100만원으로 시작할 수 있는 겁니다.
Q 쏠북에서 문제를 만들어 올리는 분들에겐 희소식이군요.
A 저희는 저자라고 부르는데, 웹툰 플랫폼의 작가와 같은 개념입니다. 그동안은 저자들이 콘텐츠(문제)를 만들어 판매하는 모든 과정이 불법인 환경이었어요. 문항은 스스로 창작하지만 원래 문학 작품이나 참고서의 텍스트일 수 있는 지문은 따로 높은 저작권료를 내야 했거든요. 그 원문에 대한 비용을 100분의 1만 내도 시작할 수 있는 겁니다.
Q 저자가 주업인 분들도 있습니까.
A 실제로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자료를 보면 톱 레벨의 저자들은 억 단위를 정산해갔어요. 쏠북 이전엔 없던 직업이기 때문에 저희가 생태계를 정상적으로 돌리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나름의 의미도 두고있습니다.
Q AI 활용도가 높다고 들었습니다.
A AI와 학습 분야는 조금 버퍼가 있는 영역이에요. 교육은 정답이 명확해야 하고 문항의 학습 퀄리티가 보장돼야 하는데, 아직은 AI가 학습 경향을 반영하거나 문항의 난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AI가 작성한 문항들을 보면 선지만 봐도 답이 나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사람과 AI가 협업하면서 질 높은 문항을 뽑는 단계에 리소스를 얼마나 절감할 수 있을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스케일업 지원 프로그램 ‘포스트팁스(Post-TIPS)’ 과제이기도 하죠. 개인 저자 입장에서 현장이 요구하는 문항이 100이라면 하나하나 개인의 노하우로 만드는 전통 방식으론 원하는 시점에 10도 만들 수 없거든요. 저희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초벌 단계를 내부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결하려고 연구하고 있어요. 저희 판단으론 초기에 투자하는 시간과 비용이 약 10분의 1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저자의 역할이 없어지냐, 절대 그렇진 않습니다. 최종 감수자로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저희 휴먼-AI 협업툴의 기본 방향입니다.
Q 디지털화에도 AI가 큰 역할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A 교육산업은 여타 산업에 비해 디지털화가 거의 안 돼 있었어요. PDF 자료는 존재하는데, 컴퓨터가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언어로는 변환돼 있지 않았던 거죠. 그러니 문제 은행으로 쓸 수가 없었던 겁니다. 이 텍스트를 하나하나 추출하고 문항의 맥락을 파악해 어떤 유형의 문제이고 어떤 교육 과정과 연동돼 있는지, 약 50%의 작업을 AI로 자동화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비용은 3분의 1, 시간은 절반가량 줄어들었죠.
Q 성장세가 궁금해지는데요.
A 2023년 대비 2024년엔 약 3배, 2025년에도 2.6배가량 성장했어요. 지난해 누적거래액이 120억원입니다. 올해도 전년 대비 3배 성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Q 현재 투자 현황은.
A 누적 투자액은 100억원이 좀 넘습니다. 쏠북 서비스를 통한 PDF 유통에 앞서 문서보안(DRM) 솔루션 같은 전반적인 보안 리소스가 필요해 지금까진 이러한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비용 투자가 많았어요.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교육 과정의 범위와 과목을 확대하려고 합니다. 사업 초기엔 영어, 그 다음엔 국어로 확장했는데 올해는 수학, 사회, 과학까지 범위를 넓힐 계획입니다.
Q 국내 교육 콘텐츠 시장의 어려움이라면.
A 불법 콘텐츠 활용이 여전하다는 거죠. 그러다 보니 콘텐츠를 만든 이에게 제대로 된 수익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리기 위해선 동참하는 출판사들이 좀 더 늘어야 하고 다양한 관련 캠페인도 병행 돼야 합니다.
Q 정부의 역할도 필요해 보이는데요.
A 교육콘텐츠는 결국 공교육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렇게 공교육에서 활용되고 있는 콘텐츠를 개인이나 저희 같은 기업이 활용할 때는 이렇게 이용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출판사별로 접근해 설득하는 작업이 줄지 않을까요.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 중 일부는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갖추고 있거든요.
수능 넘어 평생교육으로Q 사업 범위가 수능에만 머무를 것 같진 않습니다.
A 당장은 수능에 포커스를 맞춰 진행하고 있지만 당연히 일상의 교육과정 전체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은 이 분야에 성장 가능성이 높거든요. 지난해에는 고등 영어와 국어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중등 과정에도 집중할 계획입니다.
Q 해외 진출도 기대되는 부분인데.
A 저작권에 대해 접근하다 보니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시장의 접근성이 다르더군요. 쏠북 서비스는 저작권 이용을 디지털적으로 풀어내기 때문에 시장의 성숙도가 관건이에요. 그런데 두 시장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현재 한국어 교육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아요. 그래서 베트남의 대학들과 MOU를 맺고 한국어 교육, 그와 관련한 에듀 투어 상품을 만들었습니다. 지난해 1차로 진행했고 올해도 보완해 나갈 계획입니다.
Q 스타트업의 목표 중 하나는 상장 아닙니까.
A 단기적으론 투자 없이도 먹고 사는 구조를 만드는 게 우선이죠.(웃음) 그 단계가 성숙되면 바로 다음 과정이 상장일 수 있을 겁니다.
[안재형 기자 ·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85호 (2026년 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