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포와 함께하는 스타트업 생존방정식] 최두아 휴레이포지티브 대표 “디지털 AI로 건강관리, 일본 너머 동남아 공략 시동”

    입력 : 2025.12.03 15:07:38

  • 최두아 휴레이포지티브 대표
    최두아 휴레이포지티브 대표
    ▶ He is
    1976년생.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휴기스소프트 신규사업팀장, 네이버 멀티미디어 검색팀 팀장을 거쳐 2010년 휴레이포지티브를 창업했다.

    ‘건강하고 게으른 사람들도 쓸 수 있는 건강 관리 서비스’ 국내 대표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휴레이포지티브’의 서비스 방향이자 목표다. 2010년 설립된 이 기업은 방대하게 축적한 헬스케어 데이터에 AI 기술을 접목해 개인 맞춤형 건강 인사이트와 솔루션을 제공한다. 기업들과 B2B서비스를 통해 근로자들의 건강 관리를 진행하는데, 구체적으로 ‘휴레이 체크’와 ‘휴레이 밸러스’ 등 웹과 앱 서비스를 통해 근로자가 자신의 건강을 체크하면 건강검진 결과 등을 종합해 자세한 관리법을 제시하고 행동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비용은 회사가 결제한다. 최두아 휴레이포지티브 대표는 “내년 상반기 동남아시아 론칭과 2027년 IPO를 준비 중”이라며 “생활 습관만 교정하면 드라마틱하게 좋아지는 건강의 비결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건강도 안전의 영역

    Q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인데, 더 바쁘다고 들었습니다.

    A 2010년에 창업했는데, 16년째 분주합니다.(웃음) 바쁜 이유가 계속 바뀌는 것 같아요. 2027년에 IPO를 준비 중인데, 계획대로 진행하려면 1~2년간 열심히 준비해야 하거든요. 올해 주관사 선정도 마무리해야 하고 매출이나 기술 조건도 역산해 갖추고 있습니다.

    Q 주식시장은 호황인데 경기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고들 합니다. 어떠십니까.

    A 올해 성적이 만족스럽진 않아요. 최근 3~4년이 비슷한 상황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는데, 저희는 임직원들의 건강을 잘 관리해서 회사의 생산성을 높이고 좀 더 건강한 문화를 만들어가는 일을 하고 있어요. 경영자 입장에선 매출이 오르든 비용이 줄든 당장 눈에 보이는 숫자가 중요한데, 근로자들이 건강해져서 그 효과가 매출로 이어지는 건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경기지표가 안 좋아지거나 순이익이 강조되는 분위기일수록 경영자가 이런 부분에 돈을 쓰는 게 어렵죠.

    Q 팬데믹의 영향이 컸을 것 같은데요.

    A 팬데믹 당시엔 유동성이 확 풀렸는데, 마무리된 후 거의 모든 기업이 IMF 시대에 준하는 리스크를 논하고 있어요. 금리도 올랐죠. 그러다 보니 건강에 돈 쓰는 걸 주저하는 상황으로 확 돌아섰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그랬던 문화가 최근 서서히 바뀌고 있다는 거예요.

    Q 안전이 기업의 화두인데, 그와 관련된 일이군요.

    A 산업안전보건법이나 중대재해처벌법이 안전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보통 산업안전복원이라고 하는데, 예를 들어 극심한 스트레스나 지속적인 2, 3교대, 최근 이슈가 된 새벽 근로 등은 건강에 치명타를 주는 요소예요. 단기적으로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결국 건강에 대한 이슈도 안전의 영역에 포함되는 거죠. 당장 1~2년 새 분위기가 확 달라지진 않겠지만 근로자의 삶의 질, 건강의 질을 생각하는 문화로 나아가고 있어요. 저희 입장에선 이러한 인식 전환이 좀 더 많은 가치를 증명하는 과정으로 이어질 거라 믿고 있습니다.

    Q 건강 관리의 불평등도 푸념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A 한국에서 급여를 받는 근로자 수는 약 2200만 명이에요. 자영업자가 약 500만 명이니 2700만 명이 돈 버는 일을 하고 있는 거죠. 그 중 대기업 근로자가 약 250~300만 명이고, 공무원이나 유사한 기관에 종사하는 분들이 300만 명입니다. 약 1700만 명은 중소, 중견기업에 다니는 분들이에요. 대기업이나 국가기관에 종사하는 분들은 건강 검진을 비롯해 관련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인데, 안타깝게도 1700만 명의 근로자들은 국가 검진을 받는 정도의 수준이죠. 건강을 챙겨주는 복지는 거의 없습니다. 건강의 불평등이 기업 간에도 꽤 크게 발생하는 거죠. 의사나 간호사가 개개인의 건강을 관리한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건 꽤 비싸잖아요. 디지털 AI 툴이 “이건 드시고 이건 드시지 마세요”라든지 “잠은 이렇게 주무시고 생활 습관 중 이런 걸 고치면 체중도 감량됩니다”처럼 훨씬 가성비 있고 때에 따라 적확한 답을 준다면 좋은 습관을 형성해주지 않을까요.

    Q 그게 바로 휴레이포지티브의 서비스군요.

    A 저희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휴레이 체크’라는 서비스인데, 카카오톡으로 근로자에게 웹 링크가 전해지면 20~30개 정도의 문진이 진행되고 동의를 거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있는 건강 기록을 불러와 본인의 건강과 관련된 일종의 잔소리를 듣게 되죠.(웃음) 또 하나는 ‘휴레이 밸런스’인데요. 휴레이 체크는 상호작용이 있진 않아요. AI가 근로자에게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죠. 휴레이 밸런스는 매일 쌓이는 개인의 건강 기록(Personal Health Record·PHR)에 따라 얼마나 잠을 잤는지, 얼마나 걷고 활동을 했는지, 어떤 걸 먹었는지, 오늘 혈당은 얼마나 올랐는지 등 모든 정보들을 FA 밸런스라는 앱에 입력하거나 입력된 정보를 저희가 끌고 오거나 해서 건강한 행동으로 유도하는 별도의 맞춤형 건강관리 앱이에요. 비용은 휴레이 체크가 1인당 1년에 1만원, 휴레이 밸런스는 3만원입니다. 물론 회사가 지불합니다.

    개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기록 볼 수 없어

    Q 기존 서비스와의 차별점이라면

    A 휴대폰이나 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에서도 여러 센스로 걸음 수나 취침 시간, 호흡 등이 기록되는데 그러한 데이터를 다 모으고 개인의 건강 정보, 건강 검진 정보와 연결해 “관절염이 있는데 너무 많이 걷고 그럴 때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근력운동으로 대체해보라”는 식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건강은 의사결정을 해야 하잖아요. 예를 들어 다이어트약으로 살을 빼고 싶은데 내 상태에서 먹어도 되는지, 처방된 약에 대해 의사에게 묻고 싶은데 사정의 여의치 않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식 플랫폼의 개념이죠.

    Q 이용자가 AI에게 물으면 답변을 들을 수 있는 형식이군요.

    A 창구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건강하고 게으른 사람들도 쓸 수 있는 건강 관리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어요. 그래서 의사나 간호사에게 상담하듯 물어보는 창구도 챗봇처럼 열려 있어요. 또 유튜브 알고리즘처럼 건강 관련 영상이나 기사, 논문을 PHR 데이터에 맞춰 우선 순위를 정해 계속 띄워줍니다. 휴레이 밸런스 앱만 켜놓으면 여러 정보와 조언이 계속 뜨는데요. 그냥 보고만 있어도 건강 지식이 올라가는 상황으로 만드는게 첫 번째 목표죠. 의료법이 허용되는 선에서 병원 밖의 건강관리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개인정보보호와 보안 이슈가 리스크가 될 수 있는데.

    A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을 데이터 3법이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본인의 동의가 있어도 이 3법의 거버넌스 체계가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아서 이 법을 통과해도 저 법에 걸리곤 했어요. 다행히 3~4년 전에 정리가 완료됐습니다. 특히 두 가지가 명료한데, 하나는 나의 건강 기록 건강 정보가 익명화돼 연구용으로 쓰이는 건 본인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아요. 또 하나는 본인이 동의하면 내가 갖고 있는 메디컬 정보들을 상업용으로도 쓸 수 있게 됐어요. 올 3월부터 시행됐는데, 저희는 연구용으로 쓰는 것들은 다 익명화를 해버리고, 가명화해 쓰기도 합니다. 가명화는 A라는 데이터와 B라는 데이터를 합치면 누군지 특정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익명화는 어떤 걸 합쳐도 알 수가 없습니다.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이죠. 또 저희 서비스는 대부분 클라우드에 저장됩니다.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보안툴을 모두 활용하고 있습니다.

    Q 내 건강 기록을 회사가 알고 있다는 것도 근로자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일인데요.

    A 그래서 보통 노조가 있는 회사들은 통계적 정보만 인사팀에 넘어갑니다. 인사팀에선 개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기록을 볼 수 없죠.

    Q AI도 궁금해지는데요.

    A 기초가 되는 LLM이나 파운데이션 모델은 가져다 쓰고 있어요. 네이버, 아마존, GPT도 쓰고 있습니다.

    아이 키우는 부모 70% 사용하는 ‘열나요’
    사진설명

    Q 현재 고객사는 어느 정도입니까.

    A 현재 B2B와 B2C 비즈니스를 모두 진행하고 있어요. B2B는 약 7만 명의 임직원이 사용하고 있고, B2C는 약 120만 명이 가입돼 있습니다. 비용이 발생하는 B2B는 좀 더 깊은 서비스가 진행되고 B2C는 그것보단 라이트한 무료 버전이죠. 타깃층도 B2B는 근로자, 성인이 대상이라면 B2C는 아기들이 대상이에요. 정확하게 말하면 아기들을 키우는 부모를 관리하죠. 서비스명도 ‘열나요’로 정했습니다. 엄마, 아빠들이 가장 당황할 때가 아기가 열날 때잖아요.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이드하는 서비스죠. 0세부터 7세 아이를 키우는 부모 중 70%가 이 앱을 쓰고 있습니다.

    Q 유료화 계획이 있을 것 같습니다.

    A 일단 두 가지 비즈니스 모델이 있어요. 하나는 광고죠. 관련 해열제 등의 모델이 붙어 있고, 또 하나는 저희가 약관에 휴대폰 GPS정보를 같이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강남구에서 열나는 아이들이 늘면 질병청보다 훨씬 빨리 알 수 있죠. 위치 정보와 열 입력 정보가 있거든요. 질병청이 인플루엔자 경보 등을 발령하는 데 빠르면 4일, 길면 일주일 정도 소요되는데 저희는 어느 동네에서 열이 나는 아이들이 늘기 시작했는지 빠르게 알 수 있어요. 이런 여러 기능을 묶어 유료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Q 서비스에 담긴 의학적 지식들은 어떻게 축적하고 있습니까.

    A 창업한 지 16년이 되다 보니 100여 건의 공동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당뇨병 관리라면 관련 명의, 병원들과 환자 관리를 디지털화하는 연구와 작업을 다양하게 진행해 왔어요. 이런 형태의 앱이 만들어지면 좋겠는데 환자는 이러한 기능들을 쓰고 의사는 이러한 데이터들을 봤으면 좋겠고, 온·오프라인 진료를 연계하는 좋겠다는 등의 연구죠. ‘열나요’도 마찬가집니다. 현재 소아과, 가정의학과 의사 두 분이 풀타임으로 근무하고 있어요. 보통 앱 하나를 만들면 실제 환자에게 사용케 하는 임상까지 모든 과정을 거칩니다. 당뇨병 관리 같은 경우는 임상을 6번이나 진행했습니다.

    Q 해외진출이 기대되는데요. 현재 상황은.

    A 4년 전에 B2B 중심으로 일본에 진출했고,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주로 병원들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형태의 솔루션을 판매하고 있어요. 다음은 동남아시아로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Q 특별한 이유라면.

    A 동남아시아는 인구도 많고 출산율도 높은데 병원이 모자랍니다. 특히 소아과나 가정의학과를 볼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약국이 중요한 포스트죠. ‘열나요’를 중심으로 아기들의 성장을 관리하고 부모들이 올바른 지식을 갖출 수 있다면 좋은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고 봅니다. 베트남에선 테스트를 하고 있고, 말레이시아와도 논의 중인데, 이런 상황에 비용은 정부가 내는 게 맞지 않을까,라는 게 저희 생각이에요. 국민 복지의 일부, 혹은 글로벌 지원사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현재 진행 중입니다.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 동남아시아 시장 중 하나는 론칭할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Q 현재 투자와 매출 상황이 궁금합니다.

    A 현재까지 약 400억 원의 투자를 받았어요. 내년에 프리 IPO라운드를 한번 더 진행할 계획이고 2027년에 IPO를 진행하며 공모자금을 한 번 더 받을 생각입니다. 내년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후 매출은 140억~150억원, 30억~50억원의 순이익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스타트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하신다면.

    A 앞으로 창업 말고는 길이 없을 것 같아요. 예전처럼 안정적인 직장이란 개념 자체가 이제 완전히 사라질 것 같은데요. 안정적인 직장을 바라는 삶을 아예 선택지에서 지워라,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겠느냐, 회사에 근로 계약을 맺고 들어온 사람이지만 그 안에서 기업가처럼 활동하든지, 아니면 진짜 기업가가 되든지, 그 두 가지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런 불확실성을 계속 짊어지고 가야 되는 게 디폴트란 걸 받아들이는 게 첫째고, 둘째는 혼자 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1인 기업이죠. 셋째가 가장 중요한데,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지말고 누군가에게 필요한 걸 팔아봐야 해요. 행동으로 옮겨야 리스크를 낮출 수 있습니다.

    [안재형 기자 ·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83호 (2025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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